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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칼럼>"새해 주택시장 급등도 급락도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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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칼럼>"새해 주택시장 급등도 급락도 없을 듯"
  • 박원갑 객원논설위원 www.speedbank.co.kr
  • 승인 2007.01.02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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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묻는 질문이 많다. 2007년에는 부동산 시장을 둘러싸고 악재가 호재가 겹쳐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지난 가을 집값이 오른다는 전망에 대출을 끼고 엉급결에 사놓은 사람들이나 새로 집을 장만할 사람 모두 걱정이 앞선다.

    이러다가 집값 거품이 꺼지는 것이 아닌지, 아니면 집값이 2006년 못지않게 급상승하는 것이 아닌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집값은 많은 변수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교향곡이다. 그 변수들이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음악은 달라진다.

    결론적으로 말해 2007년 아파트 시장은 2006년에 이어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악재보다는 호재가 많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둘러싼 외생 변수(거시변수)는 악재 투성이다. 경제성장률이 2006년보다 둔화하고 콜금리 상승 가능성이 있다. 모두 주택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들이다. 하지만 거시변수만 보고 집값을 진단하면 그르치기 쉽다.

    부동산 내부 변수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은 외부 재료보다는 내부 재료(수급)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주택 시장을 전망 할 때 내부 변수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지적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2007년 부동산 내부 변수들은 악재보다는 호재가 많다.

    우선 수급 불안이다. 우리나라 인구구조에서 튼튼한 허리층을 형성하고 있는 베이비 부머 등 30~40대 층의 수요는 두텁지만 각종 규제로 공급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아파트 입주량이 2006년보다 서울지역 기준으로 30% 이상 줄어들고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따른 매물난 가능성,막대한 토지보상자금 등은 집값을 끌어 올릴 요인이다.

    2006년 집값이 급등하자 2007년에는 가격이 급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주식시장과 다르다. 지난 1986년 이후 집값이 연간 두 자리 상승률을 처음 기록한 뒤 이듬해 곧바로 곤두박질 친 경우는 없다. 급상승 이후의 여진이 한동안 남아 있기 때문이다. 2006년 11월말 현재 서울지역 기준으로 아파트값이 전년말 대비 19.7% 올랐다. 여러 과거 통계치를 감안하더라도 2007년 집값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2006년만큼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큰데다 2006년 가을 집값 급등하면서 무주택자들이 선취매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2007년 시장의 최대 악재는 값이 2006년에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 아닐까.

    대선 재료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대선이 열리는 해에는 돈이 많이 풀리고 인플레이션 헤지로 실물자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돈선거 풍조가 사라지면서 선거가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통계적 근거는 없다.

    오히려 2007년에는 대선주자들이 시장이 요구하는 규제완화보다는 주택시장 안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 이 경우 대선은 집값 상승요인보다는 하락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도 2007년 상반기에 시장과의 전면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집값 안정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내놓을 것이다. 주택시장에서 정부 정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가 시장 옥죄기로 나선다면 집값이 쉽사리 반등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집값이 급락하기도 쉽지 않다. 저점에서 매수하려는 대기수요층이 여전히 많아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면 ‘사자세’로 나설 것이고 집값의 하방경직성을 키울 것이다.

    실수요자들은 1~3월 정부의 시장 안정책이 집중적으로 나올 때 저점에서 매수를 시도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8년 청약제도 변경으로 불이익을 받는 유주택자 중 옮겨타기를 할 사람들은 이 때를 노리는 전략을 구사할 만하다.

    다만 청약 0순위자로 떠오른 장기 무주택자, 다자녀를 둔 세대주 등은 굳이 집을 서둘러 살 필요가 없다. 무주택자격을 유지하면서 시장을 관망하다가 청약에 도전하는 게 좋다는 얘기다.

    2007년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공공택지에 이어 민간택지까지 확대된다. 5~10%가량 낮은 가격에 인기지역 아파트를 청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다가온다. ‘큰 파이’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사소한 것에 한눈을 팔지 말아야 한다.

    재개발∙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도 비교적 괜찮다. 서울시의 U턴 프로젝트와 재정비촉진사업 지원 등으로 강북 재개발사업은 계속 힘을 얻고 있고 경기 지역 역시 뉴타운 지정이 잇따르고 있다. 재개발, 뉴타운 붐이 그야말로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다만 지나친 과열로 단기 거품이 낀 지역은 피해야 한다. 최근 뉴타운, 재개발 지역 투기바람이 불면서 서울과 수도권 다세대주택 지하층까지 ‘묻지마 투자’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섣불리 투자를 했다가 수익은 커녕 장기간 돈이 묶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재건축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수익률 저하가 예상된다. 상한제 타격을 많이 받는 저층(5층 이하)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좀 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 상한제를 도입하면 일반 분양가를 높게 매겨 조합원 부담을 낮췄던 종전의 방식이 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2006년 가을 단기간 가격도 많이 올라 매수하기가 부담스럽다. 지금보다 가격이 5~10%이상 떨어지면 실수요자 위주로 접근하는 게 좋다.

    지방 주택시장은 2006년에 이어 침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달리 이 지역 시장은 국지성이 큰 편인데 지역 경제와 연관성이 높다. 지역 경제가 살아나야 집값도 오른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방은 일부 수출 공단지역을 제외하곤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있어 주택시장도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2000년을 전후해 대형 건설사들의 지방 진출이 잇따르면서 지방시장은 공급과잉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2007년 정부의 일시적인 규제완화 등으로 집값이 반등했을 때 상승 추세 반전으로 받아들이는 착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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