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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 백조와 발레리나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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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 백조와 발레리나의 공통점
환상적 모습 뒷켠 수면아래서는 수많은 발차기로 담금질
  • 오승건 한국소비자원 미디어사업팀 차장 osk@kca.go.kr
  • 승인 2007.04.11 0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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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람을 묵묵히 이겨낸 가로수는 화사한 꽃망울을 터트리며 도시의 봄을 풍요하게 만든다. 목련은 수백개의 전구를 단 샹들리에처럼 환하게 봄을 밝힌다. 바람이 불 때마다 쏟아지는 벚꽃비는 낭만의 거리로 변화시킨다.

아파트 정원은 물론 이웃집 다가구 주택의 좁은 정원에도 봄꽃들이 피고진다. 정원사가 관리하는 꽃나무 아래 풀숲에는 관리하지 않아도 피는 이름모를 꽃들의 잔치가 한창이다.

눈을 돌리면 사방이 경이로운 꽃 천지다. 이 봄에 보이는 우아한 목련과 화사한 벚꽃을 즐겨라. 땅바닥에 눌러 앉은 숏다리 냉이꽃에게도 눈길을 주어라. 화사한 미소로 반겨줄 것이다. 이름모를 꽃들의 향연을 덤으로 보여줄 것이다. 보이는, 꽃들의 향연을 즐겨라.

◆ 보이는 것을 믿어라

우리나라의 주식형 펀드 열풍을 몰고 온 모 회사의 히트 광고 중 하나가 ‘보이는 것만 믿으세요’다. 보이는 것을 믿어라.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꽃향기 진동하는 화사한 봄을 즐겨라.

광고의 교훈은 여러 가지다. 보이는 것을 믿으려면, 보게 만들면 된다. 꿈을 만들어 기록하라. 기록해 날마다 보이는 곳에 두라. 꿈을 적어 냉장고에도 붙여두고, 컴퓨터 화면에도 설정해 두라. 꿈도 보이는 않는 것보다 보이는 것이 실현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하버드대 MBA 과정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목표 설정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재학 시절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학생은 전체의 3%에 불과했다. 13% 목표는 뚜렷했지만, 구체적인 실천 계획은 없었다.

재미있는 것은 그들의 졸업 후 수입이다. 목표와 계획이 뚜렷했던 3%는 나머지 97%의 평균 수입의 10배에 달했다. 목표만 있던 13%는 나머지보다 평균 2배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목표와 계획이, 같은 강의실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운명을 바꾸어버린 것이다.

◆ 보이는 것의 이면을 보라

호수에 노니는 백조의 몸짓은 충분히 환상적이다. 하지만 햇살이 아름답게 비치는 수면 바로 아래 물속에서는 백조의 필사적인 발차기가 이루어진다. 보이는 것과 보이는 것의 이면이 180도 다른 경우가 많다.

백조 역할을 맡은 발레리나의 우아한 몸짓은 땀과 노력에 비례해 관객에게 감동을 준다. 연습하지 않고 ‘땡땡이치는’ 백조가 박수를 받지 못한다. 감동을 주고, 박수를 받으려면 연습과 훈련뿐이다.

화사한 꽃들의 향연은 엄동설한의 겨울을 견디어 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목련과 벚꽃이 지면 푸른 잎이 세상을 내밀 것이다. 이 봄, 꽃들의 향연을 즐기되 꽃이 피는 이면과 꽃 핀 이후를 준비하라.

사람들은 1년 뒤 자신의 능력은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10년 뒤 자신의 능력은 과소 평가한다. 은 숟가락을 물고 태어나지 않은 이상 젊을 때 즐기고 늙어서도 즐기는 경우는 드물다. 10년 뒤 백조처럼 우아하고 살고 싶으면 젊을 때 시작하라.

지금 가슴 속에서 터져 나오는 꿈의 꽃망울을 키워라. 꽃망울을 보이는 곳에 두고 활짝 피기를 열망하고 노력하라. 세월의 절기처럼 저절로 찾아오는 봄은 없다. 노력하고, 연습하기를 반복하라. 세월이 흐르면 시나브로 인생의 꽃이 피기 시작할 것이다. 이 봄, 꽃들의 잔치처럼.

혹시 여러분의 성공을 위하여 물밑에서 백조의 발 역할을 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른다. 여러분의 향기 나는 삶을 위해 수많은 스태프들이 밥상을 차린다. 관심을 가지고 주위를 살펴보라. 잘 보면 보인다. 보이는 봄꽃은 즐기고, 보이지 않는 그 분들에게는 감사하라.

* “나에게도 이런 좋은 상이 오는군요. … 사람들에게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나를 소개합니다. 60여명의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서 나는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죄송합니다. 트로피의 여자 발가락 몇 개만 떼어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열심히 하겠습니다.” - 2005년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황정민 수상 소감 중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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