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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 '껌값과 푼돈' 금융 근육을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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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 '껌값과 푼돈' 금융 근육을 키워라
  • 오승건 한국소비자원 미디어사업팀 차장 osk@kca.go.kr
  • 승인 2007.04.25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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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공평한가? 공평하지 않다. 서민의 발인 버스 요금만 해도 그렇다. 도시마다 요금과 요금 체계가 조금씩 다르지만 버스 요금은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시내 버스는 성인ㆍ청소년ㆍ어린이 등 대상별로 요금이 다르다. 현금으로 낼 때와 버스카드로 낼 때의 요금이 다르다. 버스 요금이 얼마인 줄 아는가? 보통 현금을 낼 때는 1000원, 교통카드로 낼 때는 900원이다.

담배나 음료수 사러 동네 슈퍼마켓에 갈 때도 자가용 타는 것이 생활화된 사람은 버스 요금이 얼마인지 잘 모른다. 차가 고장 나는 특별한 이유로 대중 교통을 이용할 때는 1000원을 내야 한다. 교통카드를 준비하지 않으면 그만큼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껌값과 푼돈

1000원과 900원의 차이는 껌값에도 못 미치는 100원이다. 푼돈을 우습게 아는 사람은 목돈을 마련하는데 훨씬 많은 세월이 걸린다. 가혹하게 말하면 아름다운 지구별에 머물 동안 목돈을 마련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목돈은 푼돈의 합창이다. 교통카드를 준비하지 못한 대가로 교통카드 요금의 10%가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정기예금 1년 은행 이자가 몇 퍼센트인지 아는가? 불과 5퍼센트 정도다.

버스 요금은 일회성 요금이다. 한 달에 몇 번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지 계산하면, 교통카드를 준비한 다른 사람들보다 얼마나 많은 비용을 들이는지 답이 나온다. 같은 버스를 이용하면서 교통카드로 900원 내는 사람과 1000원 내는 사람의 금융 근육 차이는 크다.

좀더 궁리하고 찾아보면 대중 교통 요금을 교통카드 요금보다 저렴하게 타는 방법도 보인다. 근육은 날마다 꾸준히 노력할 때 보이지 않게 조금씩 늘어난다. 금융 지식도 마찬가지다. 행동하고, 노력하면 평소 보이지 않던 정보가 눈에 들어온다.

택시 기본 요금은 얼마인가? 시내 전화 3분 요금과 공중 전화 요금의 차이를 아는가? 우표 요금과 엽서 한 장 요금은? 지하철 1구간 요금은? 20㎏들이 쌀 한 포대 가격은? 생활 물가는 훤히 꿰고 있는 것이 좋다. 금융 근육을 키우는 첫걸음이다.

생활의 작은 차이가 인생을 바꾼다. 태백산맥에 떨어지는 물방울은 1㎝ 차이로 한강에 흘러들기도 하고, 낙동강에 합류하기도 한다. 1㎜ 차이로 남대천에 흘러드는 물방울도 여럿 보인다.

택백산맥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손톱만한 차이로 서해로, 남해로, 동해로 흘러가는 것이다. 생활의 작은 차이가 좋은 습관을 만든다. 좋은 습관의 총합이 풍요한 인생을 보장한다.

풍요한 인생을 즐기고 싶은가? 작고, 사소하고, 구질구질한 생활에서 금융 근육을 키워라. 금융 근육은 땀과 세월과 안목이 버무려질 때 몸짱ㆍ금융짱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 날로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갈 때의 오르막이 올 때는 내리막이다. 모든 오르막과 모든 내리막은 땅 위의 길에서 정확하게 비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비기면서, 다 가고 나서 돌아보면 길은 결국 평탄하다. 그래서 자전거는 내리막을 그리워하지 않으면서도 오르막을 오를 수 있다.- 김훈 에세이 <자전거 여행> 17쪽, 생각의 나무 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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