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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기아 K7..진정한 국내 최초 스포츠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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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기아 K7..진정한 국내 최초 스포츠세단!
  • 김용로 기자 songsshy@csnews.co.kr
  • 승인 2009.12.31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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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용로 기자]아우디TT를 디자인 사람으로 유명한 독일의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

그를 CDO(Chief Design Officer)라는 거창한 타이틀과 엄청난 비용(기자의 추측)을 들여 영입한 기아자동차.

Design KIA를 표방하면서 색다른 디자인으로 승부하겠다고 선언한 기아자동차가  최근 선보이는 신차는 이전 국산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맛이 있다.

특히 디자인 부분 최고경영자인 슈라이어가 시작 단계에서부터 참여하며 빚어낸 첫작품이라 할 수 있는 K7의 첫모습은 강렬하다. 
 


기아차의 시그니쳐가 된 일명 "범룩" - 호랑이의 벌린 입을 형상화한 모양 - K7에서 이 Look이 완성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결처럼 흐르는 루프라인과 본네트를 덮는 앞 윈드실드의 형상은 이제 자동차디자인의 표본이 되었다. 각진 곳 하나 없이 물흐르듯 흐르는 라인에 접힌듯한 직선의 굴곡과 조화가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표현한다.
 

전륜구동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앞 뒤 오버행이 그다지 길지 않고 바퀴가 네 코너에 꽉 찬 다부진 스탠스를 보여 스포티함을 더한다. 휠하우스에 들어간 18인치 휠과 타이어도 빈틈없이 가득찬 모습이다.
 

도어와 바디와의 단차도 없고 깔끔한 크롬몰딩은 스포티함과 럭셔리를 동시에 표방한다. 빈틈 없는 바디와 도어의 조립때문인지 고속에서의 바람소리나 외부소음의 유입도 거의 들을 수 없다.

시승차는 새로 개발된 람다 3.5엔진이 들어간 VG350.

전장 4965mm, 폭 1850mm, 휠베이스 2845mm, 차량중량 1620kg의 적지 않은 덩치의 다부진 체격을 지녔다.

새 람다엔진의 출력은 290마력, 최대토크는 34.5kg-m. 최대출력이 6600rpm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고회전형 엔진이다.

300마력을 육박하는 힘센 엔진에 1.6톤에 이르는 중량을 이끄는데도 공인연비는 리터당 10.6km라는 믿을 수 없는 수치를 보인다.

성능과 연비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할 것이다.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과 후륜 멀티링크의 조합. 이제는 특별할 것도 없는 현대기아차의 전형적인 세팅이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재미있는 사실은 서스펜션을 구성하는 서브프레임, 서스펜션링크 및 암, 부싱, 스프링, 쇽업소버가 다른 차종하고 거의 같다는 것이다. 로체, YF쏘나타, 투싼IX의 하체부품과 거의 흡사하다. 요즘 추세인 모듈방식을 따른 듯하다.

기본적인 골격(모듈)은 공유하면서 스프링 및 댐퍼의 세팅을 각 차종에 맞춰 세팅함으로써 부품 모듈화로 비용은 절감하면서 각 차량에 맞는 최적의 세팅을 찾는 방법이다. 선입견을 갖고 본다면 뻔한 원가절감으로 볼 수도 있으나 세팅만 잘된다면 오히려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있기에  크게 나무랄 일은 못된다.  K7의 서스펜션 세팅은 성공작이라 말할 수 있다.

시승차는 ECS(Electronically Controlled Suspension) 전자가변식 쇼크업소버가 달린 차량이다. 차량의 속도에 따라 쇼크업소버의 감쇄력이 자동으로 조절되며 실내에 있는 스위치로 감쇄력을 단단하게 조절하는 스포츠기능도 있다. 이전에도 적용되었던 시스템인데 이 차에는 상당히 자연스럽고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실내 편의장비는 그야말로 화려하다.


    검은색과 붉은색 조명의 조화는 이 차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가운데에 들어간 커다란 네비게이션 스크린과 그 위의 덮개, 양 옆에 위치한 에어컨 송풍구는 어찌보면 최근 나온 아우디의 모습과 비슷하다.
 


이전에 널리 쓰이던 우드그레인은 나무의 고급스러움보다는 가짜 플라스틱의 촌스러움으로 보였는데 K7은 이를 탈피한 블랙 하이그로시 그레인을 채택해  반가웠다. K자모양을 형상화 한 듯 보이는 센터페시아의 블랙 그레인은 조금 번잡스러운 모습이지만 신선한 터치다.
 


대시보드의 일부는 가죽으로 덮여있다. 검은색 플라스틱과 우레탄 일색인 어찌보면 단조로운 인테리어에 조금이나마 포인트를 줄 수 있어 이채롭다.
 

가죽시트의 바느질도 꼼꼼하고 빈틈이 없는데다가 가죽의 재질이 아주 고급스럽다.
 


    푹신푹신한 재질의 우레탄폼 도어패널.
 


    바로 옆은 딱딱한 플라스틱.

내장재는 플라스틱과 우레탄폼이 섞여 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  저렴한 플라스틱재질을  대부분 사용했지만 손이 자주 닿는 부위에는  부분적으로 고급 우레폼을 사용했다, 내장재에 관한 원가절감 노력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실내의 마무리 단차나 치밀함은 상당히 뛰어나다. 비록 싼 플라스틱 재질이 섞여있고 검은색 일색의 다소 단조로운 컬러배열로 되어있지만 이를 강렬한 액센트의 무드등과 빨간색 조명 그리고 블랙하이그로시그레인으로 커버하고 있다.

천장재는 기존 회색일색의 마감에서 벗어나 검은색 벨벳으로 되어있다. 벨벳은 그 질감이 부드러울뿐만 아니라 흡음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내공간은 여유롭다. 키가 큰 어른 4명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의자의 높이나 포지션도 완벽하고 배기지 않고 편안하면서 좌우를 잘 잡아준다. 길게 뻗으면서 낮게 깔린 루프라인을 감안하면 상당히 넓은 실내다. 그러나 동급인 그랜져에 비하면 약간은 좁다.
 

트렁크공간은 상당히 넓다. 골프백 4개와 보스톤백을 모두 싣고도 남을 공간이다. 중간에 스키스루기능도 있어 스키나 보드와 같은 긴 물건도 실을 수 있다. 트렁크 내부도 흡음재로 완전히 뒤덮혀 있다.
 

천정을 감싸는 푸른색 무드등과 단조로운 도어패널에 강렬한 액센트를 주는 빨간색 무드등 그리고 LED실내조명은 조명튜닝에 열광하는 젊은 고객들의 마음을 잡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점잖은 '모양새'를 중시하는 중년층들은 어떻게 받아들이지  미지수다.

 
밤에 보이는 앞 헤드라이트의 눈썹은 지나가는 사람의 시선을 강렬하게 끌어당긴다. 뒷 테일라이트는 최근 아우디의 그것과 흡사하다. 너무나 흡사해서 표절논란이 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 차를 디자인한 사람이 아우디의 전 수석디자이너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뒷모양의 독창성이 아쉽다.
 


운전석 대시보드 왼쪽 하단부에 위치한 각종 편의장비스위치를 보면 이차에 들어간 편의장비의 리스트를 가늠하게 한다. 위에서 언급한 ECS와 전방카메라, 뒷유리 전동스크린, 차선이탈감지장치, 스티어링휠 열선장치, 주차감지장치(전후방), VDC 등등 편의장비란 편의장비는 다 들어가있다. 3일 시승하는 동안 한번도 제대로 사용할 수는 없었지만 크루즈컨트롤 또한 기본이다.

스마트키를 받아들고 차에 가까이가니 신기하게도 도어핸들과 사이드미러에 있는 조명에 불이 들어오면서 접혀있던 사이드미러가 펴진다. 도어손잡이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문이 열린다.

이제는 익숙한 웰컴사운드가 울리며 운전자를 맞는다. 역시 익숙한 스타트버튼을 브레이크를 밟고 누르니 부드럽게 시동이 걸린다. 엔진음도 이전 람다엔진의 나긋나긋한 소리 그대로이다.

오르간페달인 악셀러레이터를 밟아보니 즉각적으로 엔진이 반응한다. 음색은 전형적인 6기통엔진의 소리이다. 현대기아차의 람다엔진의 음색은 일본차의 부드러움에 더 가깝다.
 


기어노브의 조작이 조금 달라졌다. 이전의 스텝게이트방식이 아니라 버튼을 누르고 R N D로 옮기는 옛날 방식이다.

트랜스미션은 파워텍 6단. 이미 그랜져, YF쏘나타, 쏘렌토R, 투싼 등에 사용되며 어느정도 합격점을 받은 제품이다. 역시 빠른 기어변속과 적은 동력손실 그리고 부드러운 작동감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특히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들던 YF쏘나타의 매칭보다 강력한 엔진과의 매칭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6단기어의 기어비는 적당히 배치되어 있다. 초반 1-3단은 다소 촘촘하게 되어있어 발진가속성능을 돕고 후반 4-6단은 다소 넓고 길게 배치되어 순항rpm을 떨어뜨려 소음을 줄이고 연비를 향상하는 구조이다. 시속 100km정속주행시 6단에서의 회전수는 1800rpm.

부드럽게 주행할 때에는 기어변속이 되는지 모를 정도로 얌전하게 반응을 하다가도 필요할 때 급가속을 하면 바로 최적의 기어를 찾아들어가면서 강력하게 차를 이끈다. 트랜스미션때문에 한박자 늦었던 반응도 이제는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경쟁차라 할 수 있는 혼다 어코드는 물론이요 비슷한 모양의 아우디에도 손색이 없는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조합이다.

그런데 시승차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하였다. 출발할 때 약간의 진동이 올라오는 느낌이다. 신경쓰일 정도로 심한 것은 아니지만 보통 6기통엔진의 반응이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이다.
 
V6엔진에 3.5리터의 배기량은 이제 업계의 표준이 되었다. 혼다, 도요타, 닛산은 물론 미국의 GM, 포드 등 타 경쟁사의 엔진이 모두 이 3.5리터배기량을 채택하고 있는데 계속 3.3리터의 어정쩡한 세팅으로는 더이상 경쟁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3.5리터 람다엔진의 탄생은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엔진은 전형적인 고회전엔진의 특성을 보인다. 일상주행을 할 때에는 그랜저3.3의 람다엔진과 비슷한 느낌을 보인다. 얼핏 느끼기엔 그다지 잘나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여유로운 파워가 느껴지는 정도이다.

그러나 엔진회전수가 4500rpm을 넘어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혼다의 VTEC엔진처럼 고회전으로 갈수록 강력해지는  파워를 느낄 수 있다. 굉음을 지르며 거침없이 올라가는 엔진회전수와 비례하며 뒤로 젓혀지는 고개와 등이 등받이에 파묻히는 느낌이 스포츠세단을 모는 쾌감과 똑같다. 6600rpm까지 거침없이 몰아붙이며 가속을 해도 엔진음은 경쾌하고 부드럽다. 지금까지 경험해봤던 국산 엔진중 최고이다.

엔진소음은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풀가속을 해도 이전의 거친 엔진음 대신에 스포티한 음색이 느껴진다. 그런데 범퍼와 일체화한 듀얼배기구에서 들리는 배기음은 거의 없다. 정숙한 엔진음을 만드는 데에는 최고의 세팅이겠지만 이정도로 스포티한 거동을 할 수 있는 차에 조용한 배기음은 어울리지 않는다. 약간만 거친 배기음을 만들어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타이어구르는 소리는 다소 들려온다. 저편평비 스포츠타이어를 쓴 탓일 것이다. 울퉁불퉁한 길을 지날 때의 소음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플랫폼의 강성은 이미 세계 유수의 차량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다.

탄탄한 차체강성은 서스펜션으로 이어진다. 부품은 비록 하위급 차량들과 상당부분 공유하고는 있지만 그 세팅만큼은 최고다. ECS의 감쇄력조절이 아주 자연스럽다. 기본적인 세팅은 단단하다. YF쏘나타보다도 더 단단한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잔진동을 상당히 잘 흡수한다. 그랜져의 느릿느릿하면서 여유로운 바디모션과 대비된다.
 
ECS를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거의 제네시스쿠페와 비슷할 정도로 단단해진다. 롤링피칭은 노말 스포츠모드 어디다 놓아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아우디, BMW의 세팅과 많이 비슷하다.

스티어링은 빠르고 정확하다. YF쏘나타와 비슷한데 약간 더 무겁다. 특히 고속으로 갈수록 무거워지기 때문에 쏘나타를 몰았을 때 고속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상당히 안정적이다. 완벽한 무게에 도로상황을 손에 잘 전달해준다.
 
게다가 전륜구동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언더스티어가 전혀 없다. 245 45 18의 굿이어 이글타이어의 덕을 보았을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세팅이 탁월하기 때문일 것이다. 고속 와인딩로드에서도 후륜구동 스포츠카를 모는 것처럼 밀림과 쏠림이 없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역시 지금까지 국산 전륜구동 세단에서는 느낄 수 없던 스포티한 느낌이다. 

탄탄한 서스펜션에 아무리 몰아붙여도 중심을 잃지 않는 탁월한 차체강성은 메르세데츠벤츠의 차체강성에 버금간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엄청난 가속성능을 보인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6.58초!!! 더 놀라운 것은 400m주파기록이다. 14.56초의 타임도 빠르지만 161km/h를 넘는 통과속도는 지금까지 필자가 계측했던 최고의 기록이다. 고rpm에서 힘을 발하는 엔진의 진가가 드러난 것이이라.

290마력에 달하는 출력에 비교적 가벼운 1620kg의 중량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라 생각된다.
 

시내도로를 주행할 때의 실제연비는 리터당 6.8~7.5km정도를 보였고 고속도로 주행연비는 거의 12km에 육박한다. 이정도 성능에 연비도 인상적이다. 사진의 연비는 시내주행 30여킬로미터에 고속도로주행 150km를 한 후에 트립컴퓨터에 표시된 연비이다. 이때 속도는 100-120km를 유지하였다.

이시점에서 타 경쟁차종과의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내장재의 수준은 현대 그랜져에 비하면 한 수 아래다. 고급자재를 아낌없이 바른 그랜져에 비하면 K7은 젊은 사람들의 취향을 철저히 따른 디자인이다. 그러나 뒤쳐지는 수준은 아니다. 최소한 비슷한 급의 동급차종(혼다 어코드, 도요타 갬리, 포드 토러스 등)에 비하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동력성능은 국내 최고다. 이보다 더 빠르고 스포티한 차를 타고 싶다면 제네시스 쿠페 3.8을 사야 할 것이다.

그러나 K7이 만족시킬 수 있는 계층은 또렷히 구분된다. 안락함 보다는 다이나믹한 주행성능. 점잖은 고급스러움보다는 역동적이면서 "쿨"한 디자인. 안락함 보다는 경쾌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차이다.

그래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다. 이 차를 3일동안  동호회 회원과 함께 시승하면서 느낌을 물었는데 이런 식으로 엇갈리는 반응을 보았다. 대체적으로 젊은층의 호응이 뜨거웠던 반면 중장년층에게는 그다지 어필하지 못한 모습을 보았다.

여기서 이 차의 출시가 거의 도박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안전하게 여러 계층을 아우르려는 현대의 진부함보다는 타겟을 정하고 이에 올인하는 기아의 진취적인 사고가 기자의 마음을 빼앗았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어떨지 알 수 없다.

만일 이 도박이 성공한다면 기아는 역동적인 차를 만드는 회사로 다시 날 수 있을 것이고 실패한다면 현대차의 아류라는 오명을 쓸지도 모른다. 결과는 시장과 소비자의 판단이 판가름할 것이다.

< 자동차 정보 1번지, 카포탈 (소비자가만드는신문) 김용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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