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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체험수기(下)]"교장에게 상납 않고 어떻게 교사생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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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체험수기(下)]"교장에게 상납 않고 어떻게 교사생활해요"
명절때, 신혼여행 갔다와도, 복직때 '고민'
  • 최진숙 소비자 기자 www.csnews.co.kr
  • 승인 2006.10.18 07:2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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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선 교육현장의 ‘암적인 관행’은 학부모들의 치맛바람과 일부 교사들의 ‘접대 중독증’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교사와 관리자인 교장, 교감 사이에서도 존재한다. 바로 ‘뇌물 문화’다.

    교사는 관리자에게 잘 보여야 승진을 위한 점수를 따게 된다. 또 좋은 학년에 배치되고, 기간제 교사의 기간 연장도 가능해진다.

    인천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최진숙(34·가명)씨가 두려움과 부끄럼을 무릅쓰고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이 같은 사실을 제보해왔다.

    교사와 관리자 간에 상납이라는 것이 은연 중에 일어난다. 학기 초 학년담당 교사를 정할 때, 명절 때 일어나는 것이 상례다.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출산휴가를 끝내고, 휴직 후 복직할 때에도 인사로 선물을 하기도 한다. 나는 해야 하는지, 안 해야 하는지 항상 고민된다.

    일부러 인사를 하라고 일러주는 선배 교사도 있다. 아예 선례를 없애기 위해 (선물을) 하지 않는 선배교사도 있다. 후배를 위해 과감히 행동하기란 쉽지 않을 텐데…고마운 이야기다.

    그러나 누구나 하는 것이 관례여서 나만 안 하면 당연히 미운털 박히기 십상이고, 그래서 손해를 보기도 한다.

    지난해 한 60대 기간제 교사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교감이 기간제 교사의 기간이 끝날 무렵 자주 전화를 걸어왔다. 만나자는 말도 했다. 기간제 교사는 교감이 뭘 바라는 것 같아서 비싼 술을 선물로 드리고 기간제 1년을 연장시켰다.

    또 한 학년에 기간제 교사 자리가 동시에 났는데, 한 반이 (기간이) 더 길고 유리했다. 그 반을 맡게 될 교사에게 미리 교감이 말해주었다. 그러나 근무 전날 반이 바뀐 것을 알게 되었다.

    화가 난 50대 후반의 한 여교사는 “무슨 저 따위 행정을 하는지. 분명히 나에게 그 반을 맡게 될 거라고 했는데…어떻게 했길래. 저 교감 마음이 변한 거야? 그 때 뭔가 바랐는데 가만히 있으니까 그런 거야. 분명히…”라며 흥분했다.

    그리고 바뀐 반에 들어가게 될 교사에게 이렇게 쏘아 붙였다. “수단도 좋으시네요. 그렇게 해서 반을 바꾸면 잘 삽디까?” 두 기간제 교사는 그 이후 말을 잘 하지 않았다.

    명절이 끝나고 교장이 전 직원 회의석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교무부장이 인사도 안 하고…. 저는 교무부장이라고 다 점수 주지 않습니다.” 그 이후로 교무부장은 점수 따는 것에 미련을 버리고 승진을 포기했다.

    새로 학교에 부임해 좋은 학년에 배치된 선생님을 두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손을 썼을 거야. 어떻게 오자마자 그 학년에 갈 수 있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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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노랑 2006-10-16 08:52:22
허걱..학교에도 먹이사슬이...먹이사슬의 가장 하단은 우리아덜이고

버팀목 2006-10-18 10:17:40
애휴~~~누굴믿고 애들을 학교 보내누...일부 저런 사람들 때문에 선량한 선생님들까지 욕을 다먹어요...학교도 심문고 제도를 만들어서 다시는 교육계에 발도 못 붙이게할 방법이 없을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