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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느리게 살자, 맛없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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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느리게 살자, 맛없이 살자
  • 김수경 박사 www.csnews.co.kr
  • 승인 2006.10.24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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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의 맛을 추구하면서부터 모든 문제가 발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좀 여유가 있는 집안이었는데도 점심때 밥이 항상 모자랐다. 그래서 양푼에 넣고 비벼서 먼저 많이 먹는 사람이 임자였다.

    우리말에 가난을 표현 할 때 ‘피 죽도 못 끓여먹을’이라는 표현이 있다. 그때는 음식을 양으로 먹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맛의 시대도 한 물 갔다. 이제는 맛보다는 그것이 얼마나 몸에 좋은가 하는 음식의 기능이 중요시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돼지도 녹차를 먹여 키웠다는 둥, 콩나물도 무슨 물로 키워서 몸에 더 좋다는 둥 다양한 음식 홍보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음식의 양을 중요시하는 시대에서 질을 중시하다가 이제는 건강을 중시하는 기능의 시대가 된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급하다. 이제는 즉석식품이 유행이다. 바로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것.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넣고 3분을 기다리는 것도 참지 못한다.

    이것은 아주 무서운 사실이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사람을 만드는 행위이다. 먹는 대로 가는 것이다. 이렇게 급하게 먹다 보니 사람이 인간성도 즉석식품처럼 되어 버렸다.

    모든 동물의 특성은 먹이로 구분할 수 있다.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들은 생고기를 뜯어먹고 산다. 사납고 공격적이다. 그러나 사슴이나 소는 풀을 뜯어 먹고 산다. 순하고 착하다.
소의 위는 4개나 된다. 천천히 풀을 뜯어 되새김을 하면서 소화를 하는 것이다. 소는 풀만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이 튼튼하다.

    몸에 좋다고 아무거나 먹지 말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몸에 좋은 것이라면 엄청나게 찾아다니며 먹는다. 나는 바퀴벌레가 강정제라는 연구결과가 혹시라도 발표될까 겁난다. 그 논문이 발표되는 순간 우리나라는 바퀴벌레가 없는 세계 유일의 나라가 될 것 같은 엉뚱한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현대질병의 원산지는 서양 식탁이다. 서양의 대표적인 식품이 바로 햄버거, 프라이드 치킨, 피자, 그리고 콜라, 세븐 업 같은 탄산음료이다. 거기다 햄버거와 피자는 꼭 콜라와 같이 먹어야 되는 것처럼 인식되어 있다. 음식궁합이라는 것이다.

    타이티라는 나라는 국가정책으로 콜라가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그 벽은 허물어지고 말았다. 강력하고도 대단한 힘의 나라 미국의 음식이 지금 우리들의 몸을 병들게 하고 있다.

    나는 독자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외식하지 말고 집에서 음식을 정성껏 만들어 먹기를. 그래서 집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이 별식이 되는 일이 없어지기를 바란다.

    학교 급식도 문제가 심각하다. 단가를 낮추려고 수입 축산물과 수입과일을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먹이고 있다. 이 나라의 장래를 이끌어 갈 동량들에게 어떻게 그런 일을 하는지 심히 걱정스럽다.

    만약 집에서 제대로 된 식사만 한다면 우리 몸의 질병은 절반 이상 줄어들 것이다. 유기농 원료가 비싸다고 하지만 음식을 잘못 먹어 병에 걸려 병원에 가는 걸 생각한다면 결코 비싼 게 아니다.

    지금 우리의 건강은 마치 냄비 안의 물에 빠진 개구리 한 마리의 처지와 같다. 그 냄비 아래에는 촛불 하나가 타 오르고 있다. 그 촛불은 아주 서서히 그 물을 데우고 있다. 너무나 서서히 끓고 있기 때문에 개구리는 자신이 천천히 삶아지는 것을 모르고 있다.

    결국 그 개구리는 그렇게 천천히 뜨거운 물에 삶아져 죽어갈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유해 식품도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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