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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도 회장, 옥중서 여전히 `황제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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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도 회장, 옥중서 여전히 `황제경영'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6.11.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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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ㆍ관계에 광범위하게 구축한 인맥을 방패로 삼아 34만명에게 다단계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제이유그룹 주수도(50) 회장이 올해 7월 구속수감된 이후에도 그룹 경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주 회장은 사기 범죄를 은닉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회사 공금을 직원 도피자금으로 활용토록 지시했다는 진술도 나오고 있다.

    제이유 사업피해자 A씨는 2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주 회장이 현재 영업이 중단된 제이유백화점의 뒤를 이어 설립한 불스홀딩스 매출액을 빼돌려 자신의 변호사 비용과 회사 관계자의 도피자금으로 쓸 것을 지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자신의 심복인 계열사 회장 박모씨 앞으로 법인을 설립한 뒤 강화도에 레저시설 건립을 추진 중인 제이유 개발의 모든 권한을 인계하는 것을 총 지휘하고 있다. 이는 재산을 빼돌려 강제집행을 면하려는 의도다"라고 말했다.

    주 회장의 `옥중경영' 의혹을 뒷받침하는 사례는 현재 진행중인 1심 공판에서도 불거졌다.

    그는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최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9월18일 열린 공판에서 `다단계업체 제이유네트워크의 후신 디포믹코리아에 소비생활마케팅 방식의 영업을 지시한 적이 있느냐'는 검찰 신문에 "생필품 위주로 PV(Point Value)는 40% 이하로 제한해 영업하라고 얘기해준 적이 있다"며 경영관여를 사실상 시인했다.

    검찰은 제이유그룹전국사업자협회가 디포믹코리아와 불스홀딩스를 각각 설립해 주 회장의 옥중 지시를 받아 다단계 및 방문판매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이유측은 "주 회장이 회사 사정에 가장 밝으므로 임원이 서신왕래나 면회 기회를 통해 매출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영업 노하우를 자문하면 답변해주고 있다"며 그의 '입김'이 아직 회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시인했다.

    그러나 제이유는 "이는 지시라기보다는 순수한 자문이고 재산을 빼돌린다든가 하는 일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주 회장은 면회나 서신 같은 은밀한 방법 이외에도 공개적인 장소에서 자신이 아직 건재함을 사업자들에게 알리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제이유그룹의 정ㆍ관계 로비의혹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에도 그가 회사 임직원과 회원들에게 보낸 옥중서신이 제이유피닉스 홈페이지에 '당당히' 게시돼 있는 것.

    '제이유그룹 경영 전반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말일 쓰인 7장 짜리 편지에서 주 회장은 "마케팅의 계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플러스 알파 마케팅'으로 누적과 소멸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며 사업자들이 동요하지 않고 다단계 매출을 올릴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음해세력들과 적들은 다시 일어서는 제이유그룹을 완전히 좌초시키기 위해 또 광기를 발휘하겠지만 여러분들이 정신을 더욱 굳건히 한다면 제이유그룹이 세상을 밝히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사상 최대의 사기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ㆍ관계 로비, 주가조작, 자산 해외도피 등 각종 의혹을 광범위하게 수사하고 있음에도 '황제경영자'로 군림해 온 그의 기세가 꺾이지 않았음을 엿보게 해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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