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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칼럼>급매물 10~20% 싸야…곳곳에 그물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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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칼럼>급매물 10~20% 싸야…곳곳에 그물 쳐라
  • 박원갑 객원논설위원 www.speedbank.co.kr
  • 승인 2007.01.19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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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이번 대책의 파장은 2003년 ‘10·29대책’이나 2005년 ‘8·31대책’ 못지않을 것 같다. 시장을 주도해온 재건축 아파트가 직격탄을 맞은 데다 담보대출의 1인 1건 제한 등 초강도의 돈줄 죄기 정책까지 등장했다.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선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싼 매물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파트값은 당분간 약세를 띨 전망이다. 매수자들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집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기존 아파트시장을 달궜던 무주택자들도 9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은 아파트 청약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존 아파트의 유효수요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거래는 당분간 실종된 가운데 급매물만 간혹 거래되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급매물은 팔려는 사람은 많은데 사려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나오는 물건이다.

◆일단 관망하되 급매물만 선별 관심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은 일단 관망하는 것이 좋다. 값이 어느 정도 하락했을 때 선별 구입하는 게 안전해 보인다. 관심 대상을 급매물로 압축해야 한다. 급매물을 사면 나중에 값이 떨어지더라도 손해를 덜 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정도의 싼 매물이 기대만큼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분양가 상한제에다 1인 1건 대출 등 이중 악재를 만난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는 급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낮다. 대기수요층이 두꺼운 인기지역 일반 아파트 일수록 더욱 그럴 것이다.

때문에 원하는 지역이나 아파트의 대상을 한두 곳으로 한정하기보다는 여러 곳으로 넓히는 것이 좋다. 붕어 낚시하듯 한 곳에 머물지 말고 곳곳에 그물을 쳐놓는 방식이 좋다는 얘기다.

예컨대 강남구에서 급매물을 잡고 싶다면 압구정동이나 청담동으로 한정하지 말고 도곡동, 대치동, 개포동, 삼성동, 역삼동, 일원동, 수서동, 논현동 일대까지 대상지역을 넓히라는 것이다. 강남권으로 진입하고 싶다면 송파구나 서초구까지 대상을 확대해도 좋다.

지역(동)은 최소한 10곳,아파트는 50곳으로 삼는 게 좋다. 대상을 넓히면 그만큼 싼 매물을 쉽게 잡을 수 있다. 그리고 가격도 하락기때 주식을 매수하는 때처럼 느긋하게 바닥권에 가격을 받쳐두는 게 좋다. 그러면 매도자가 서서히 흥정을 해올 것이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파격적 수준’의 싼 매물도 간혹 나온다. 해외로 이민을 가거나 급전이 필요해 서둘러 처분하려는 매물이 이런 부류다. 15일부터 투기지역에서 2건 이상 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은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부터 1년 이내에 1건을 제외한 나머지 대출은 상환해야 해 자금난에 따른 급매물이 늘 것으로 보인다.

급매물이 나오는 조정기에는 1가구 1주택자들로선 갈아타기에 좋은 기회다. 불황기엔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 간 가격차가 크지 않지만 활황기엔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급매물을 잡기 위해선 원하는 지역의 가격 동향을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시세 흐름에 둔감하면 급매물 여부조차 판단하기가 어렵다. 급매물을 고르더라도 악재가 겹친 저층 재건축단지는 피해야 할 것 같다. 실 거주 수요가 많은 일반 아파트를 잡는 게 좋다.

◆ 자금 여력 챙겨라

중개업소에서 급매물이라고 소개해도 아무 것이나 덥석 잡으면 안 된다. 일단 가격이 절대적으로 싸야 한다. 활황기에는 주변 시세보다 2~3% 정도 낮아도 급매물에 속하지만 침체기에는 10~20% 정도 싸야 한다.

급매물은 함정도 많다. 가등기나 가압류 등이 있는 지 권리관계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급매물은 비인기지역이나 나 홀로 아파트가 많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지도 챙겨야 할 대목이다. 급매물은 자금이 급히 필요해 처분하는 것인 만큼 잔금 지급시기를 앞당겨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계약부터 잔금납부까지 통상 1~2개월이 소요되지만 급매물은 짧게는 이틀, 길어야 보름을 넘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지에 믿을 만한 부동산 중개업소를 사귀어 두는 것도 중요하다. 급매물은 중개업소 공동 거래망에 올리기보다 단골 고객에게 알음알음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개업소를 방문할 때에는 아파트를 매수하겠다는 확실한 믿음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냥 단순히 가격을 물어보는 고객에게는 중개업자들이 급매물 정보를 주지 않는다. 자신의 동원 가능한 자금규모를 알려주고 구체적으로 '0억 000만원'에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게 좋다.

대출 옥죄기가 심해지고 있다. 따라서 계약 전 은행을 찾아 대출 가능 금액을 체크하는 일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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