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가짜 아닌 가짜 브랜드 '유령가구' 범람
상태바
가짜 아닌 가짜 브랜드 '유령가구' 범람
  • 이정선 기자 jslee@consumernews.co.kr
  • 승인 2007.01.23 0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회사는 사라졌는데 브랜드만 남은 ‘유령 가구’들이 범람하고 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IMF)를 고비로 잇달아 사라진 바로크(바로크가구), 동서(동서가구), 라자(한양목재), 삼익(삼익가구), 상일(상일가구)등의 ‘유명 브랜드’들이 여전히 위세를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기억속에 브랜드파워가 아직 남아 있는 점을 활용해 유명브랜드처럼 행세하고 있다. 실제로 가구공단이나 가구 밀집거리에 가면 아직 이들 브랜드 간판을 단 점포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서울이나 수도권보다는 지방 가구공단 등에서 이들 브랜드가 더욱 성업하고 있다. 간판을 달지 않았더라도 매장안에 이들 브랜드 제품을 갖춰놓은 곳도 상당수다.

그러나 회사는 사라졌지만 이들 브랜드가 상표법을 위반한 가짜 브랜드는 아니다. 회사 부도뒤 공동 브랜드 연합체나 가구공단 등이 채권단으로부터 브랜드만 사들여 재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회사 퇴직자나 대리점 사장, 영세 가구업체들이 헐값에 브랜드를 인수, 법적인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100% 합법적인 사업이다.

그러나 당시 이들 브랜드는 10억∼20억원선에 거래됐으며, 이후 다시 인수와 피인수 등의 여러 과정을 거쳐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유명브랜드’ 제품이 예전과 다른 것은 책임을 갖고 있는 회사가 직접 생산하거나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개인사업자나 가구공단이 여러 업체의 제품을 납품받아 브랜드를 붙이는 등의 방법으로 시장에 나오고 있는 것.

당연히 품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애프터서비스(A/S)도 쉽지 않다. 실제로 최근 충남 서천에 사는 소비자 김모 씨는 50~90% 세일을 하는 ‘유명 브랜드’ 가구 매장에서 거실장과 소파 등을 샀다가 낭패를 봤다.

문고리가 금방 떨어지고 소파가 내려앉는 등 금방 망가져 회사측에 전화를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판매점에 직접 찾아가 항의도 했으나 A/S는 회사 책임이라는 답변만 듣고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했다. 사실관계를 모른 채 브랜드 파워만 믿고 구입했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