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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칼럼] 나트륨 줄이기.."싱거운 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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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칼럼] 나트륨 줄이기.."싱거운 놈이 좋다"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2.10.15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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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오.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다’

 

성경 마테복음에 사람의 사명감을 강조하는 유명한 구절이다.

 

인간의 사명을 소금에 비유한 점이 세대를 넘어 공감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있을 수없는 일이라는 뜻을 강조할 때 ‘소금이 쉬랴’고 한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절대 썩거나 변질되지 않는 한결같음을 비유한 말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소금에대한 인간의 인식은 긍정적이고 절대적이다.

 

자신은 물론 다른 물건이 썩는 것을 막고 음식의 맛을 나게 한다는 점에서 사회도덕을 순화ㆍ향상시키는 역할로 받아들여졌다. 변함 없는 우정 ·성실 ·맹세의 상징으로도 받아들여졌다.

 

이같은 소금은 역사적으로도 아주 귀한 물건이었다.

 

인간의 생명유지에 없어서는 안되는 물품이었기에 소금을 얻으려는 노력은 눈물겨웠다.

 

선사시대에 취락은 주로 소금이 생산되는 해안이나 호수 암염지대에 형성됐고 내륙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농산물과 축산물을 소금과 교환했다,.소금이 돈 같은 교역의 역할도 담당했던 셈이다.

 

모차르트의 생가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짤즈부르크(Salzburg), 독일의 할 슈타트(Hallstatt)등이 유명한 소금 도시다. 짤즈((Salz)는 독일어로 소금이란 뜻이고 burg는 성이다. 할(Hal)은 소금을 뜻하는 고대 켈트어다. 슈타트는 도시라는 뜻. 미국에도 솔트레이크시티 (Salt Lake City)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동양에서는 소금이 음식외에도 약물을 해독하는 약으로 귀하게 사용됐고 우리나라도 귀한 소금을 나라가 직접 관리하는 전매제로 운영됐고 소금이 중요한 세원이었다.

 

그러나 이런 소금이 천덕꾸러기가 돼가고 있다.13일 서울 그랜드 힐튼호텔에서는 각계 전문가가 모여 어떻게 하면 소금을 덜 먹을 것인가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누구는 음식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 싱겁게 만들도록 교육 계몽을 하고 지원금도 주자고 했다.

 

또 다른 사람은 먹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홍보와 교육을 펼쳐나가자고 했다.

 

소금을 듬뿍 뿌린 국 찌개 김치 염장생선이 국민 건강을 해하는 4적으로 성토되기도 했다.

 

흰설탕 흰밀가루 흰쌀 흰조미료와 함께 먹지 않아야 할 오백식품의 불명예를 안았다.

 

일부 학자는 흰소금은 사람을 서서히 죽게 만드는 살인자라는 극단적인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소금으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자연에서 태어나 사람의 생명을 유지시키고 물건이 썩지 않도록 간수해오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지만 사람의 남용으로 독약이 돼버린 신세가 얼마나 억울할 것인가?

 

물론 이날의 토론회는 정확히 ‘나트륨 섭취 줄이기’였다. 소금 성토대회는 아니었지만 나트륨 섭취의 대부분이 소금에서 유래한다는 점 때문에 소금이 빗발치는 화살을 맞았다.

 

식약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008년 기준 4553mg이란다.

 

소금으로 따지면 하루 13g정도다.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 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하루 섭취량은 우리나라 섭취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000mg에 불과하다.

 

영국 미국등 서구 국가와는 비교도 할 수없을 정도고 우리와 같은 식문화를 가진 일본보다도(4480mg) 많다.

 

문제는 2005년이후 조금 줄어들던 소금 섭취량이 조금씩 다시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짠맛’이 나는 국 찌개등을  유난히 좋아하는 식문화 때문인 듯싶다.

 

나트륨 과잉섭취는 고혈압 뇌졸증 골다공증등 한국인의 각종 성인병 발생에 치명적 영향을 준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나트륨 섭취 줄이기 국민운동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도 나트륨 섭취 줄이기 국민운동 TF로 나섰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자 인식변화가 가장 큰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제 곧 소금의 최성수기인 김장철이다.

 

맛있고 영양많은 전통 발효식품 김치는 포기할 수없는 한국인의 자긍심이 담긴 음식..김치를 많이 담가 먹으라고 해야 할지  먹지 말라고 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어정쩡한 타협점을 찾아볼수밖에.. ‘싱겁게 담아 먹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최현숙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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