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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칼럼]4남매의 카메라가 모두 똑같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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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칼럼]4남매의 카메라가 모두 똑같은 사연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3.02.16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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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4형제다. 명절이나 설 제사등 기본적인 가족 행사외에도 가끔씩 1박2일 놀러 가기도 하고 가까이 사는 형제끼리 모여 식사도 한다.

 

그때마다 헷갈리는 문제가 하나 있다. 이런 저런 행사며 이벤트에 모이다 보니 집집마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디카를 가져오는데 4집의 디카가 모두 똑같다는 것이다.

 

제조사만 똑같은게 아니라 아예 모델이 똑같다. 외양만 가지고는 내것 네것을 전혀 구별하지 못한다.

 

그렇다 보니 사진을 찍고 이리저리 굴리다 집에 가져와 보면 꼭 엉뚱한 남의집 카메라를 들고 와 있다.

 

네 집이 모두 남의 카메라를 들고 가버려 서로 맞바꾸느라 고생한 적도 한 두 번아니다. 카메라에 유성잉크로 이름 쓰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왜 이 네집의 카메라가 모두 똑같을까?

 

바로 모두가 사진찍기 취미를 가진 막내동생이 추천한 제품을 샀기 때문이다. 아니 그동생이 산거를 보고 다 따라 산거다.

 

디카에 대해 잘 모르고 이것저것 따져보기 번거로우니까 사진에 조예가 있다는 남동생이 갖고 있는 그것, 모두 다 아무생각없이 그 제품을 선택했다.

 

디카뿐 아니다. TV도 세집이 똑같은 모델이다. 그도 같은 과정을 거쳤다.

 

먼저 1사람이 이모저모 따져보고 샀고 “써보니까 괜찮아”란 평을 듣고 너도나도 그제품을 구입한거다.

 

얼마전엔 청소가 편하다는 극세사 청소기가 각 집에 모두 배달됐다. 먼저 써 본 동생이 청소 때문에 고생하는 다른 형제들을 위해 1개씩 선물한 것. 가격이 비싸지 않으니 ‘추천’대신 아예 ‘선물’로 단체구매 됐다.

 

입소문의 효과를 실감하는 단면이다. 바쁜 일상속에서 무엇인가를 ‘초이스’하는 번거로움과 수고도 적지 않다.

 

그 수고를 덜어주는 것이 입소문이다. 그 분야에서 알아주는 사람이 추천 혹은 선택한 거라면 다 이유가 있을 거라는 신뢰가 무조건 그 상품의 보증수표가 되는 것이다.

 

특히 오감에 의존해 직관적으로 구매하는 상품이 아니라 많은 정보와 지식을 동원해야 파악이 가능한 디지털 상품의 경우가 이런 입소문의 효과를 가장 많아 타게 되는 듯 싶다.

 

아마 그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한사람의 악평에 의해 수많은 고객이 달아나는...

 

월마트 창업자 샘 윌튼은 일찍이 이같은 문제를 궤뚫고 “고객 한 명을 얻으려면 10달러의 비용이 들고, 한 명을 잃어버리는 데에는 10초의 시간이 걸리고, 잃어버린 고객을 다시 데려 오는 데에는 10년이 걸린다”는 명언을 남겼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하루에도 수십건의 소비자 불만 피해 제보가 올라온다.

 

소비자 불만이 제기될 경우 기업들의 대처법도 각양각색이다. 신속하게 나서서 해결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법적인 대응 운운하며 되레 소비자를 윽박지르는 곳도 있다. ‘맘대로 하라’는 모르쇠도 적지 않다. 고객 한사람쯤이야...하는 방약무인함이 깔려 있다.

 

그렇지만 오늘도 도처에는 입소문이 날개를 타고 있다. “너 지난번에 새로 산 그 자동차 타보니 어때?”

 

베스트셀러는 광고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입소문으로 만들어진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최현숙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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