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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산업의 영웅' 그들이 떠난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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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산업의 영웅' 그들이 떠난 빈자리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1.02.15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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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1967년 롯데 그룹 창업 이후 44년만에 2선으로 물러 앉았다. 둘째아들인 신동빈 회장에게 그룹의 경영권을 맡기고 총괄회장이란 새로운 직책으로 옮겼다. 사실상 2선 후퇴인 셈이다.

 

신회장은 1922년생으로 올해로 90세의 고령임에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셔틀경영을 펼치며 젊은이 못지 않은 정력을 과시했다. 아직도 20여개 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롯데쇼핑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대단한 노익장이 아닐 수없다.

 

하지만 시간은 그런 신회장의 걸음도 멈추게 했다. 최근 사진에서 본 신 회장은다리도 불편하고 거동도 쉽지 않은등 에전의 모습을 전혀 찾기 어려웠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경제 개발시대를 이끌어온 5대그룹 원로 창업주들이 모두 현장을 떠났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그룹 순위로 5대 그룹은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등이다.

 

이 5대 그룹중 창업주가 경영을 직접 지휘해온 회사는 롯데가 유일했다.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은 1910년 출생이고 향년 77세로 1987년 작고했다. 현대그룹의 초석을 놓은 정주영 회장은 이병철 회장보다 5년 늦은 1915년 생으로 2001년 작고했다. 향년 86세였다. SK그룹 최종현 회장은 1929년 출생으로 현재 생존해 있는 신격호 회장이나 LG 구자경 회장보다도 나이가 4살 적었지만 1998년 향년 69세의 ‘젊은’나이에 별세했다.

 

생존해 있는 원로 경영인은 똑같이 1925년생인 신격호 회장과 구자경 회장이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지난 1995년 구본무 회장에게 대권을 넘기고 충남 천안의 농장에서 버섯재배와 된장 담그기로 유유자적한 생활을 하고 있다.말하자면 은퇴한지 벌써 16년째 들어선 셈이다.

 

이에 비하면 신격호 회장의 현장경영 생활은 다른 동년배들에 비해 2배이상 길었던 셈이다.

 

또 이들 5명 원로 경영인들의 특징은 불세출의 경영DNA를 자식들에게도 고스란히 물려주어 기업을 한국의 기업이 아니라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으로 키워 낸 것.

 

정부가 대기업집단(그룹)을 처음 지정한 1987년 당시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10대 그룹은 1위가 현대 2위가 대우 3위가 삼성이었다. 이어 4위 럭키금성 5위 쌍용 6위 한진 7위 선경 8위 한국화약 9위 대림 10위 롯데가 뒤를 이었다.그러나 작년 4월 공정위 발표를 보면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순이 됐다.

 

23년이 흐르는 동안 재계 순위 2위를 기록했던 대우와 5위의 쌍용이 간판을 내렸고 대신 SK와 롯데가 5위 그룹안으로 뛰어들었다.

 

부지런하고 탁월한 경영능력외에 이른바 ‘자식농사’까지 부족함 없이 대풍을 이룬 행운의 주인공들이다.

 

어쨌든 전쟁의 폐허위에서 맨손으로 공장을 세우고 도로를 건설하며 해외로 물건을 실어 날라 경제개발 시대를 이끌었던 ‘서부 개쳑시대’의 카우보이같은 주인공들은 세월의 등에 밀려 모두 떠났다.

 

남은 시대는 이들의 DNA를 물려받은 2세 3세 4세들의 몫이 됐다.

 

후세 경영인들은 선대보다 더 살벌한 경쟁을 치러야하고 더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안고 있다.

 

과거에는 많은 업종에서 3위까지 생존이 가능한 이른바 '빅3 법칙'이 적용됐지만 갈수록 1위 또는 최소한 2위를 하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몰리는 '승자독식'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1등만이 살아 남을 수있는 살벌한 생태환경이다.

 

또 사회는 단순히 돈을 버는 기업이 아니라 고용창출을 통해 풍족하면서도 균형잡힌 경제를 이루어주도록 기업들에 요구하고 있다.

 

예전보다 높아진 경영의 투명성과 높은 도덕성에대한 요구도 이 시대의 경영인들이 안고 가야할 부담이다. 불세출의 DNA가 이같은 난관도 모두 건너갈 수있게 하는 밑거름이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늘의 경제성장을 일구어낸 고단한 1세대 원로 경영인들의 평안하고 행복한 노후를 빌어본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최현숙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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