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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칼럼]서민은 모계사회, 재벌가는 부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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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칼럼]서민은 모계사회, 재벌가는 부계사회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1.02.25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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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가족관계가 모계사회로 바뀌고 있다는 설문조사가 나와 흥미를 끌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 중·고교생 6979명을 대상으로 가족을 고르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3.4%가 '이모'를 골랐다는 보도다.

 

이어 외삼촌(81.9%), 고모(81.7%), 백부·숙부(79.8%), 이모부(78.7%), 외숙모(78.6%), 백모·숙모(78.2%), 친사촌(78.0%), 고모부(77.5%) 등이 꼽혔다.

 

대체로 외가 쪽 친척을 친가 쪽보다 더 친밀하게 느끼고 같은 혈연관계내에서도 여성 친족을 더 가깝게 여기는 성향이 뚜렷했다.

 

설문조사가 아니라도 최근 각계 각층에서 활약하는 여성들을 보면 새삼 여성 파워시대라는 말이 실감난다. 사회적 활동을 하지않는 주부라도 가족내에서의 위상은 남편이나 여타 다른 가족구성원들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같은 ‘여성시대’가 재계에서는 아직 먼나라처럼 느껴진다.

 

딸이나 며느리가 재벌 총수에 오르는 일이 거의 없고 보유주식이 많아 실질적인 오너임에도 남편이나 아들의 뒤에 숨는 여성 재벌도 많다,

 

롯데그룹은 지난 10일 신동빈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명실공히 2세 체제로의 선언이었다. 신회장 승진과 함께 측근 인사들도 대거 부회장, 사장으로 승진해 굳건한 친정체제를 이뤘다.

 

그러나 이같은 승진 잔치에 딸들은 모두 빠졌다. 신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은 물론이고 신 사장의 자녀들, 또 신격호 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의 딸들도 이번 인사에 전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오히려 신영자 사장과 자녀들은 롯데그룹의 주력사들과  떨어져 ‘딴살림’을 차리고 있는 분위기다.

 

작년부터 신 사장과 딸들은 블리스,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등을 설립해 독자적인 영토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서미경씨의 딸인 신유미씨도 롯데호텔 고문이라는 어정쩡한 직책만 갖고 있을 뿐이다. 롯데 계열사에대한 지분도 극히 미미하다.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 신세계그룹의 최대주주는 이명희 회장(17%)이다. 현재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아들 정용진 부회장(7.32%)이나 딸 정유경 부사장(2.52%)보다 지분이 훨씬 많다.

 

그러나 이회장은 한번도 대표이사를 맡거나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근 비자금 조성 혐의로 이호진 회장이 구속된 태광산업도 실질적인 권한은 모친인 이선애상무에게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었다.

 

비자금 사건이 터져서야 겨우 검찰에 소환되는 모습을 드러낸 정도다.

 

LG가의 딸과 며느리들은 아예 문밖 출입소식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다.

 

경영참여는 커녕, 재벌가 안방마님들이 많이 관여하는 미술관 운영등 문화 예술분야나 봉사활동등에도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국내 100대 여성 주식부호 리스트에 20여명의 LG우먼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워낙 대외적인 활동이 없어서 이름만으론 이들이 LG가 사람들이란 사실조차 알기 어렵다.

 

그나마 최근 삼성가의 3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정도가 실질적인 경영에 참여하며 재벌가 우먼파워를 주도, 체면을 살리고 있는 정도다.

 

현대차그룹이나 SK그룹 한화그룹등에서도 어머니 며느리 딸들의 이름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지난 22일 첫방송된 SBS 새 월화극 ‘마이더스’에서는 여성 재벌 CEO가 등장한다.

 

김희애가 열연을 펼치는 이드라마에서 주인공 유인혜는 미국에서 대학과 MBA과정을 마치고 월스트리트에서 증권 브로커 경험을 쌓은 뒤 스스로 수십억 달러를 운용하는 헤지펀드 대표로 당당한 사업가의 수완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마이더스에 이어 MBC KBS도 곧 여성 재벌 총수를 소재로한 드라마를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능력과 책임을 갖춘 여성 재벌 CEO의 등장은 아직 드라마속에서나 가능한 일인듯 싶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최현숙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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