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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 지도자가 되려면 '지도'를 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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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 지도자가 되려면 '지도'를 그려라
  • 오승건 한국소비자원 미디어사업팀 차장 osk@kca.go.kr
  • 승인 2007.05.16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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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알라’는 아테네 출생의 현인인 소크라테스가 한 것으로 알려진 유명한 말이다. 자기 자신을 알고자 하면 자신을 향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 경험은 학문을 탐구하는 것일 수도 있고, 삶의 과정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기 자신을 닦는 유명한 말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가 회자된다. 중국의 사서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말이다. 수신(修身)은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하도록 심신을 닦음을, 제가(齊家)는 집안을 잘 다스려 바로잡음을, 치국(治國)은 나라를 다스림을, 평천하(平天下)는 천하를 평정 또는 온 천하를 편안하게 함을 뜻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제일 먼저 자신을 닦은 연후에 집안을 다스리며, 제가한 뒤 치국하며, 치국한 연후에 평천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상사를 다스리는 모든 일은 순서가 있으며 단계를 밟아가야 이치를 깨닫고 이치에 그르지 않으며 순리한다는 뜻이다.

소비 생활에서도 ‘너 자신을 알라’와 대학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금과 옥조로 통한다. 자신의 분수를 알고, 자기 자신을 닦고 연마해 가정을 다스리면 궁극적으로 세상을 편안하게 평정할 수 있다.

내가 사는 동네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것이 소비 생활의 수신제가에 해당한다. 시간 내서 내가 사는 집 주위부터 살피고 지도를 그려라. 슈퍼마켓은 어디에 있는지, 주인의 성향과 주력 품목은 무엇인지,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지도에 그려 넣어라.

수신제가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은 이사하자마자 이웃들에게 정보를 탐색하는 것이다. 공산품을 사러 갈 때는 어디로 이용하는지, 식품을 구입할 때는 어디에 가는지, 아이들 학원은 어느 곳을 이용하는지를 듣고 내게 맞는 곳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소비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은 전부 정보 탐색의 대상이다. 금융 기관은 어디에 있는지, 우체국은 어디에 있는지, 병원은 어디에 있는지 알고 특성을 알아 합리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합리적 기준으로 판단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곳, 소비자를 우롱하는 점포는 다시 이용하지 않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그런 점포를 가깝다는 이유로 욕하면서도 이용하면 소비자 주권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좋은 제품은 사고, 나쁜 제품은 선택하지 않는 것으로 소비자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내가 사는 동네에 편의점과 슈퍼마켓은 어디에 있는지, 대형 할인 마트는 어디에 있는지 알고 특성에 따라 물건을 구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편의점과 슈퍼마켓, 할인 마트는 각각의 특성이 있다. 편의점은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24시간 문을 여는 대신 할인 마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이웃의 도움과 스스로의 노력으로 내가 사는 동네의 생활 쇼핑 지도를 그린 뒤에도 계속 확대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네 가게는 생로병사의 인간과 같이 새로 생겼다 흥하고 망하는 주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같은 품목이라도 가게마다 가격이 다르다. 상품을 구입하기 전에는 비교하는 습관이 필요하고, 아이들에게도 이런 생활 경제를 가르쳐야 한다. 상품을 구입할 때 시간·가격·위험 요소 등을 고려해 좋은 선택을 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500원 아끼기 위해 버스 타고 장보러 가면 시간과 교통비가 추가돼 도리어 손해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다른 곳으로 갈 때 교통비를 줄이는 방법도 고려 사항이다. 마을버스나 시내버스, 지하철·택시를 이용하는 것의 장점과 비용은 각각 다르다. 상황과 경우에 따라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이 머릿속에 그려져 있어야 한다.

대형 마트는 단골 개념이 없지만 동네 슈퍼마켓은 단골 손님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동네 슈퍼마켓을 이용할 때는 단골 손님으로 각인시켜 혜택을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같은 값의 좋은 제품, 제대로 된 상품 정보를 얻어 구입하고 활용하는 것이 소비 생활을 풍요하게 하는 길이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세 개의 대형 할인 마트와 꽃시장, 유명 의류 직영 매장과 유명 타월 본사 점포가 있다. 할인 마트도 각각의 특성이 있으므로 상품 구입 시 고려한다. 농산물을 구입할 때와 공산품을 구입할 때 가는 곳이 다르다. 꽃시장에서도 한 곳을 정해 이용하므로 단골 가게로 굳어져 뜨내기손님보다 혜택을 본다.

의류 매장과 타월 점포는 일년에 서너 차례 동네 주민들을 위해 싸게 판다. 할인 판매 기간을 알고 그때를 기다려 이용하면 다른 선택을 포기하는 대신 품질 좋은 상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사는 동네를 아는 것, 소비 생활의 지도자가 되는 첫걸음이다.

* 성취는 더 나은 성취를 낳는다. 그러나 이러한 성취는 어떤 사람이 잘 못하는 분야의 일을 조금 잘하게 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해 주는 성취감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이미 잘하고 있는 분야의 일을 더욱 뛰어나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성취 수준은 학생의 장점에 맞추어야 한다. - 최염순 한국카네기연구소 소장의 <미인대칭 비비불> 78쪽, 씨앗을 뿌리는 사람 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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