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송곳'칼럼]셋째 아들 전성시대?
상태바
['송곳'칼럼]셋째 아들 전성시대?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1.12.27 0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랑스의 유명한 아동문학가 샤를페로의 ‘장화신은 고양이’는 아들 3형제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다.

 

방앗간을 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세 아들은 유산을 나눠 받는다. 첫째는 방앗간 둘째는 당나귀 셋째는 겨우 고양이 한 마리를 물려 받았다.

 

셋째가 낙심을 하자 고양이는 자루 하나와 장화 한 켤레를 구해달라 부탁한 뒤 이를 이용한 갖은 지혜를 동원해 막내를 공주와 결혼시키고 최고의 부와 영화를 안겨준다.

 

또 다른 3형제에관한 유명 동화도 있다. 영국 작가 제이콥스가 쓴 아기돼지 삼형제다.

 

돼지 3형제가 집을 짓는데 첫째는 수수깡으로 얼기설기 엮어 세웠다. 둘째는 나무로 뚝딱뚝딱 지었다. 셋째는 튼튼한 벽돌집을 지었다.

 

이제부터는 상황이 예견된다. 늑대가 나타나 입김을 후 불자 첫째의 수수깡 집이 훅 날아가 버렸다. 첫째는 황급히 둘째 집으로 피신했으나 역시 늑대가 훅훅훅 3번을 불자 와르르 망가졌다.

 

두형제는 황급히 셋째집으로 피신했고 늑대가 쫒아와 가진 애를 썼지만 벽돌집을 무너뜨리진 못했다.

 

늑대가 돼지형제들을 잡아먹기 위해 굴뚝으로 침입하는등 공격을 감행했으나 셋째의 기지로 결국 돼지들에게 거꾸로 잡아먹히고 만다.

 

톨스토이 ‘바보이반’에서도 세 아들이 나온다. 첫째는 군인 둘째는 장사꾼 셋째는 바보 이반이다. 돈과 권력만 쫒는 형들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이반은 왕이 되어 나라를 태평성대로 이끈다.

 

동화속에서는 셋째가 자주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또 그 주인공은 정형화돼 있다.가장 약하고 보잘것없는 상황에 있으나 가장 성공하는 캐릭터다.

 

왜 그럴까? 첫째와 둘째는 나름 강하고 힘이 셀거란 선입견이 크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장남에게는 태생적인 혜택도 많이 주어진다,

 

그에 비해 3남은 정말 홀홀단신일 수밖에 없다. 나이도 어리고 유산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 그런 약한 존재가 성공을 거두는 드라마틱한 요소가 감동을 더해 주기 때문에 셋째가 주인공인 동화가 많을 거라 나름 상상해본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3남이 아주 많다.

 

대표적인 이가 세종대왕이다. 태종은 3남을 두었다. 첫째가 양녕대군 둘째가 효령대군 셋째가 세종대왕이다.

 

양녕대군이 장남이어서 세자로 책봉됐으나 임금으로서의 그릇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해 스스로 미친짓을 해서 ‘탈 세자’ 한뒤 자유인으로 살았다. 효령대군 역시 셋째의 그릇이 크다고 생각해 머리깍고 중이 됐다.

 

이렇게 해서 조선 왕조에서 유례를 볼 수없던 평화적 방법으로 세종은 왕으로 즉위했고 성군정치를 펼쳤다.

 

조선시대를 통털어 가장 위대한 학자인 율곡선생도 셋째 아들이다,

 

근세기에도 또 한사람 유명한 셋째가 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다,

 

고 이병철 회장은 이맹희 이창희 이건희 3남을 두었다.

 

이들 삼형제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초 이맹희씨가 그룹을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부친과의 대립으로 일찌감치 후계구도에서 탈락했다.

 

이맹희씨가 직접 저술한 ‘하고싶은 이야기’ ‘묻어둔 이야기’등을 보면 이 씨의 불칼 같은 성격 때문에 부친인 이 회장과 자주 갈등을 빚었고 골이 깊어지면서 스스로 삼성을 떠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둘째인 고 이창희 회장은 유명한 한비사건으로 실형을 받아 옥고까지 치룬 뒤 역시 삼성을 떠나 독립살림을 차렸다.

 

이건희 회장은 두형이 떠난 자리를 자연스럽게 메우며 그룹의 대권을 물려 받아 국내 최대 기업을 일궜다.

 

동화속에서처럼 역시 가장 어리고 힘이 없을 듯 싶던 셋째 아들이 대성공을 이루는 전형적인 해피엔딩 스토리다.

 

최근 또 한사람의 셋째 아들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최근 사망한 김정일의 셋째아들 김정은이다.

 

김정일 역시 3형제를 두었다. 김정남 김정철 김정은이다. 김정남은 여배우 성혜림과의 사이에서, 김정철과 김정은은 고영희의 소생이다.

 

김정남은 장남이긴하지만 자유분방한 성격인데다 지도자가 되면 “조선을 개혁 개방하겠다”고 공공연히 떠들어 일찌감치 후계 구도에서 탈락했다.

 

둘째인 김정철은 아예 후계자 후보에도 올라보지 못했다. 호르몬과다분비등 건강상 문제에다 유약한 성격탓에 부친으로부터 ‘계집애 성격’이란등의 핀잔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 김정철 모두 해외에서 장기 체류하며 국외인으로 살고 있다.

 

결국 두형이 탈락하면서 자연히 막내 김정은이 기회를 잡았다.

 

승부사 기질이 강하고 어린나이에도 뚝심이 있다는 점들이 부친인 김정일의 마음에 들었다는 전언이다.

 

최근 김정일의 빈소 앞에서 상주역을 하는 그는 워낙 다부진 풍채 때문인지 의젓해 보였다.

 

그러나 아직 30세도 안된 막내 김정은이 져야할 어깨짐이 보통 무거운 것이 아니다. 벌써 잘되기보다 잘 안되는 시나리오들이 더 많이 돌고 있다.

 

그가 또 한번 셋째의 석세스 스토리를 펼칠지 아님 동화의 허구성을 입증하고 끝날지 자못 흥미롭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최현숙 편집국장]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