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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칼럼]롯데의 '찌질한' 족벌 사업과 다부진 맷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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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칼럼]롯데의 '찌질한' 족벌 사업과 다부진 맷집
  • 최현숙 주필 csnews@csnews.co.kr
  • 승인 2012.01.30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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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후반 컬러TV가 막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기, 갑자기 ‘껌은 롯데 껌~’을 외치는 한명의 신데렐라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롯데제과 CF모델 서미경이었다. 상큼 발랄한 춤을 추며 ‘껌은 롯데 껌~’을 외치는 그녀에게 전 국민이 매료됐다. 요즘 김태희 이상이었다.

그녀는 그때까지 봐온 여느 여배우과 달랐다. 얼굴의 절반일 만큼 쌍꺼풀진 큰 눈에 선이 굵고 뚜렷뚜렷한 이목구비가 조막조막한 귀여운 인상의 다른 여배우들과 확연히 달랐다. 그 당시 전 세계 여성의 로망이었던 오드리햅번을 연상시킨다는 언론의 찬사도 쏟아졌다.

그녀는 당시 1기 미스롯데였다. 롯데제과는 70~80년대 자사의 모델을 뽑는 경연대회를 벌였다. 77년에 제1회 미스롯데 선발대회가 열렸고 서미경씨가 트로피를 움켜쥐었다.

요란한 이벤트를 통해 등장한 만큼 대중의 관심은 더 뜨거웠다.

미스롯데 선발대회가 얼마나 대중적 인기를 끌었는지는 이후 원미경, 이미숙, 채시라, 이미연 등 당대의 손꼽히던 톱스타들이 모두 이 대회 출신인 점만 봐도 알만하다.

그런 그녀가 80년대 초 어느 날 증발했다. 미국 유학을 간다며 돌연 연예계를 은퇴했다. 팬들은 아쉬웠지만 ‘공부를 한다는데…’며 섭섭함을 달랬다.

그렇게 홀연히 떠난 그녀가 세상에 다시 소식을 전한 것은 그로부터 수년 후인 88년이었다.

그녀가 낳은 자식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의 호적에 입적시킨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서미경 씨가 낳은 딸은 83년생이었다. 그녀의 미국 유학이 사실은 신 회장과의 은둔 동거생활이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이미 2번 결혼 이력이 있는 신 회장의 3번째 후처였던 셈이었다.

신격호 회장은 호적상으로 1922년, 실제론 1921년생이라고 한다. 1958년생으로 알려진 서 씨와의 나이차가 무려 37살에 달한다.

불법적인 노릇은 아니지만 딸보다 더 어린 여성, 반 공인인 연예인을 후처로 들인 셈이다.

신 회장 자신도 한국에서 손꼽히는 재벌인 만큼 사회적 책임이 분명한 공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동안 재벌가 남자들이 여성 연예인들과 스캔들을 일으킨 것이 한 두건이 아니지만 이처럼 나이차 많은 커플이 혼외 동거에 들어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랑은 나이와 국경을 초월한다지만 돈 많은 노인과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결합이 어떤 경우에도 그럴듯한 로맨스로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두 사람의 로맨스가 여기서 끝이었으면 그나마 세상의 뇌리에서 쉽게 잊혀지련만 이들은 다시 끊임없는 얘깃거리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서미경 씨가 운영하고 있는 유원실업은 롯데 시네마 관련 사업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지역인 서울·경기 일대 매점 운영권을 독점하고 있다.

시네마 관련 사업에서 매점부문의 수익이 상당하다. 그래서 경쟁사인 CGV는 매점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서 씨가 손십게 돈을 벌 수 있게 배려해 줬다는 지적이다.

또 서 씨가 실질적 오너로 올라있는 유기개발의 경우 전국 롯데백화점 매장에 11개 음식점을 직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식당가 입점 역시 ‘국회의원 뒷심이 있어도 안 된다’라는 말이 돌 정도로 노른자위 사업이다. 

롯데의 족벌 사업은 이 뿐이 아니다.

신격호 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씨가 대표로 있는 제과업체 블리스는 프랑스 제과브랜드 ‘포숑’의 사업권을 획득한 후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을 시작으로 연달아 12개 매장에 입점했다.

특히 롯데백화점 본점의 ‘포숑’은 타 매장들의 두 세배 쯤 되는 100평 남짓 되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 낮은 임대료와 함께 판매수수료 특혜까지 받고 있는 의혹을 받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밥 장사와 빵 장사는 골목 상인과 매우 작은 중소업체들의 대표적인 생계형 사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구멍가게나 다름 없는 매점,밥 장사,빵.과자 장사를 해 재벌 답지 않게 찌질한 돈벌이를 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최근엔 외손녀 사위까지 롯데 유통망을 활용한 생활용품 수입 사업에 뛰어들었다.

재벌의 이 같은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따가워지자 삼성과 현대차 LG등은 재빨리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사회적 책임감의 발로다.그러나 롯데는 꿈쩍하지 않고 있다.

롯데의 족벌 사업과 맷집에 혀를 내두르는 사람들이 많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최현숙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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