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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 재테크 급수를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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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 재테크 급수를 높여라
  • 오승건 한국소비자원 미디어사업팀 차장 osk@kca.go.kr
  • 승인 2007.08.15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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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는 자전거 타기와 같다. 자전거의 원리를 배우는 것과 타는 것은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원리를 알면 쉽게 배울 수는 있지만 자전거를 타려면 운동장에서 페달을 밟고 달려야 한다. 현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이갸기다.

어릴 때 세발자전거를 타본 사람은 자전거가 낯설지 않다. 구조와 원리가 비슷하다. 자전거를 처음 배우는 사람은 혼자 넘어지고 다치면서 배우기도 한다. 하지만 누가 옆에서 가르쳐 주고 도와주면 시행착오를 적게 겪으면서 배운다.

배움의 시작은 자전거의 원리를 설명하고 일단 타보라고 권유하는 데서 출발한다. 처음에는 바로 가지도 못하고 넘어지기 일쑤다. 가르치는 사람이 넘어지지 않도록 뒤에서 잡아주면 안심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면 자신감을 가지고 혼자서도 잘 탄다.

자전거를 배울 때는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초보자는 불안하다. 넘어지지 않도록 출발할 때 잡아주고 출발하면 손을 놓는다. 손을 놓아도 잘 가지만 손을 놓았다고 이야기하는 순간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

자전거를 배우려면 타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넘어져 다치기도 한다. 배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하면 넘어지는 것도 감수할 수 있다. 넘어지다 보면 다치지 않는 요령도 터득한다. 다치는 것을 두려워하면 자전거를 빨리 타지 못한다. 수영을 배우려면 물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전거는 노력하면 금방 배운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다. 일단 타는 것을 배우면 재미를 느끼는 수준에 이른다. 자전거는 이동 수단이면서도 운동할 수 있는 레저 스포츠로 발전하기도 한다. 재테크도 즐기는 수준에 도달하면 고수다.

자전거는 보통 혼자 탄다. 페달을 밟아야 앞으로 나아간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처음 배울 때는 도움을 받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도 본인이 알아야 가능하다.

재테크는 공부하면서 스스로 하는 것이다. 푼돈을 모아서 목돈을 만들고 목돈은 투자한다. 모으고, 굴리고, 불리는 것이 재테크다. 종잣돈을 모으고, 굴리는 기술을 배우기까지는 고통스럽다. 그런 세월이 오기나 하는지 의심이 들 때가 많다.

자전거는 페달을 밟아야 앞으로 나아간다. 오르막길로 올라갈 때는 힘들지만 내리막길에서는 페달을 밟지 않아도 가속이 붙어 신나게 달릴 수 있게 된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는 것을 경험했으므로 오르막길에서는 힘을 주어 달린다.

재테크의 시작은 무조건 모으는 것이다. 은행이든 상호저축은행이든 괜찮다. 1년짜리나 2년짜리 적금에 붓는다. 중도에 해약하면 절대 안 된다. 적금을 붓기 시작할 때 경제신문을 신청해 구독한다. 처음에는 용어가 생소해 어렵겠지만 무조건 읽어야 한다. 세월이 흘러 적금 만기가 될 때쯤 그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방법이 보일 것이다.

재테크는 평생 배우는 것이다. 새로운 금융 상품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금리는 하루하루 변한다. 재테크는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사람에 따라, 돈의 액수에 따라 위험의 정도는 달라진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을 위험 자산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물가상승률과 기회 비용을 고려하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망하는 은행도 있으므로 은행에 예금하는 것도 100%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어떤 사람은 상호저축은행에 돈을 맡겨도 위험하지 않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은 주식이 가장 좋은 재테크 방법이라고 믿는다. 투자는 상대적인 것이다.

자전거 타는 요령을 익히면 비포장 도로나 꼬불꼬불한 논둑길도 안전하게 다닌다.

손을 놓고 타기도 하고 머리에 쟁반을 이고 다니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위험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다.

재테크도 이력이 쌓이고 다양한 것을 경험하면 다른 사람이 위험하게 느끼는 것도 즐기는 단계에 이른다. 처음에는 은행에 적금 붓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지만 금액이 늘어나면 적립식 펀드나 해외 펀드 그리고 부동산 등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갖고 투자의 눈길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위험하지 않으면서 금리가 높은 것은 없다. 고위험을 이겨내야 고수익이 보장된다. 금융 근육이 튼실해지고 자산이 늘어나면 새로운 투자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금액은 위험 자산에 투자해 체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낯선 곳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용기가 재테크 여행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 편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을 위해 소비해야겠지만, 정녕 한 차원 높은 행복을 경험하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소비하도록 하라. 누군가를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을 단순한 인사치레나 의례적인 선물로 프레임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위한 행복 비타민이라고 프레임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 최인철 교수의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프레임> 중에서(21세기북스, 199쪽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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