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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 '마시멜로의 단맛'을 외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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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 '마시멜로의 단맛'을 외면하라
  • 오승건 한국소비자원 미디어사업팀 차장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9.05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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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대상으로 미래에 약속된 대가를 받기 위해 지금 당장 참고 기다릴 수 있느냐 없느냐를 관찰한 실험이 있다. 마시멜로 실험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교수인 월터 미셀 박사는 4세짜리 아이들을 상대로 실험을 했다. 아이들에게 달콤한 과자인 마시멜로를 나누어주면서 조건을 이야기했다. 선생님이 잠깐 다른 일을 보고 올 때까지 먹지 않고 기다리면 상으로 마시멜로를 더 줄 것이고,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으면 당장 먹어도 되지만 두 번째 마시멜로는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선생님이 방을 나가자 몇몇 아이들은 즉시 마시멜로를 먹었다. 또 다른 아이들도 한동안 머뭇거리다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먹어 버렸다. 마시멜로를 보고 침을 흘리면서도 참는 아이도 있었고, 노래를 부르거나 다른 생각을 하는 등 스스로 생각해낸 다양한 방법으로 시간을 보냈다.

선생님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의 시간은 약 15~20분 정도였다. 3분의 1 정도의 아이들은 기다리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먹었다. 나머지 아이들은 끝까지 기다렸다가 상으로 받은 마시멜로까지 행복하게 먹었다.

놀라운 일은 처음 실험한 뒤 15년 후에 일어났다. 유혹을 이기지 못했던 아이들은 쉽게 좌절하거나 고집을 부리고 자주 짜증을 냈다. 또한 잘못을 저지르고도 오히려 부모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았으며 가끔 싸움에 말려들기도 했다.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았던 아이들은 긍정의 가치관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었다. 눈앞의 욕구를 지연시킬 줄 아는 아이들은 불안과 분노를 다스리는 능력도 뛰어났으며 사회성이 높은 사람으로 성장했다.

실험 대상인 두 그룹은 학교 성적에서도 차이가 났다. 우리나라 수능 시험과 비슷한 SAT(Scholastic Aptitude Test)에서 마시멜로를 먼저 먹은 아이들의 점수가 500점대인 반면 참고 기다린 아이들은 600~700점을 받았다. 총점 800점인 이 시험에서 두 그룹 평균이 125점 차이가 났다.

‘마시멜로 실험’은 일상에서 자제력과 인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보상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미래의 목표를 위해 현재의 고통을 참으면 더 큰 보상이 따른다는 진리를 말한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콤한 것이다.

마시멜로의 유혹을 이겨내는 두 가지 전략 중에서도 보상물에 집중하는 전략보다는 보상물로부터 주의를 환기시키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다. “조금만 참아. 마시멜로를 더 먹을 수 있잖아!”라고 하면서 보상물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정말 신난다!”며 놀이공원에서 즐겁게 놀던 때를 떠올리며 주의를 환기시키는 방법이 유혹을 이기는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

마시멜로 실험은 아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날마다 마시멜로 실험에 놓인다. 할부로 자동차를 살 것인가, 열대야에 못 이겨 신용카드로 에어컨을 들여놓을 것인가, 분위기 나는 레스토랑에서 데이트를 즐길 것인가 등등 마시멜로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마시멜로는 과자 이야기가 아니다. 먹는 것을 참지 못하면 뚱뚱해지고 몸매는 항아리형으로 변한다. 아무리 좋은 브랜드의 옷을 걸쳐도 맵시가 나지 않는다. 음식을 절제하고 꾸준히 운동하면 몸짱으로 발전하고 어떤 옷을 걸쳐도 맵시가 난다. 마시멜로의 보상이다.

버는 돈을 관리하지 못해 미리 신용카드로 당겨쓰면 이자가 발생해 악순환의 수렁에 빠진다. 버는 돈보다 적게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면 이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선순환의 기쁨에 젖는다. 소비 생활에서 마시멜로 실험이 주는 교훈은 크고 다양한데 골자는 유혹을 이기는 것이다.

* 마시멜로의 달콤함을 최대한 외면하라. 욕망의 대상에 집착할수록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커지기 마련이다. 만족지연능력이 인생의 90%를 좌우한다.

- 곽금주 교수의 <습관의 심리학> 중에서(갤리온, 33쪽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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