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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칼럼]윤석금 회장을 위한 변명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2012년 10월 16일 화요일 +더보기

집에 가면 베란다에 노란 쌀포대 2개가 나란히 놓여있다.

 

지난 추석 웅진코웨이에서 추석 선물로 보내준 무공해 유구미다.

 

유구는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고향인 충남 공주시 유구면을 의미한다.

 

윤회장의 고향 사랑이 뜨거워 웅진코웨이 공장을 그곳에 두고 인근 농민들과 무공해 쌀 경작 재배 계약을 한뒤 수확한 쌀을 전량 사들여 이렇게 임직원과 지인들에게 추석 선물하는 것이다.

 

유구면에서 무공해 쌀을 경작하는 것은 또 유구천을 살리고자 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농약과 생활폐수로 찌들은 유구천을 살리기 위해서는 농약없는 농업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고향사랑과 더불어 환경에대한 기업의 책임감도 높이 살만하다.

 

실제로 유구천은 웅진의 끈질긴 보살핌 끝에 1급수로 거듭나는 성과를 거뒀다.

 

웅진이 한창 주가를 올리던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일이다.

 

기자시절 웅진그룹과 오랜 인연을 맺었다. 6년인가 7년인가 오랜 시간 담당기자로 활동했다.

 

윤석금 회장과 당시 사장들 인터뷰도 많이 하고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웅진의 문화를 스터디하기도 했다.

 

몇 번 만나본 윤회장은 좀 특별한 기업인이었다.

 

큰 키, 서글서글한 인상이 독특한 카리스마를 풍기면서도 상대방을 편하게하는 배려가 있었다. 영업사원으로 잔뼈가 굵은 특유의 매너가 아닌가 싶었다.

 

솔직담백한 인터뷰도 인상에 남는다. 까발리는게 전문인 기자앞이였지만 회사 얘기며 가정 생활, 부인과 두 아들들 얘기까지 거침이 없었다.

 

여느 기업인들처럼 뭔가 ‘꼬불치고’ 있다는 느낌이 없었다. 세상을 아주 담백하게 살아간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윤회장의 이같은 담백함은 자신의 신변정리가 잘돼 있다는 자신감에서 출발한다.

 

윤회장은 대기업 총수로서 그 흔한 찌라시에 거의 이름이 오르지 않는 기업인이었다.

 

그 흔한 여자, 세금, 비자금 스캔들 때문에 입방아에 오른내린적 없고 회사내에서도 친.인척을 거의 들이지 않아 파벌이나 분란이 없었다.

 

기업경영도 독특했다. 창의성을 키우는 자유롭고 따뜻한 기업문화도 그렇지만 부동산이 최고의 자산가치로 꼽히던 그 수많은 세월에도 윤회장은 한눈팔지 않고 본업으로 승부했다.

 

그 돈 잘버는 웅진코웨이가 사옥없이 ‘셋방살이’전전하고 웅진그룹도 극동건설을 인수하기전엔 이곳저곳 세들어 살았다.

 

왜 부동산으로 쉽게 돈을 벌수있는데 관심을 두지 않냐 물었더니 “기업의 가치는 본업에서 승부를 내는 것이다. 부동산에 묶어두기 보다는 그 돈을 사업에 투자해 기업을 키우는 것이 더 가치있는 일이라”는 경영철학이 한입에 튀어 나왔다.

 

기업 문화는 더 매력적이었다. 누구나 편한 분위기에서 자신의 창의성을 맘껏 일구어 낼 수있도록 한 기업문화가 많은 젊은 사람들을 붙들었고 자부심을 갖게 함으로써 그 힘이 뭉쳐져 기업은 날로 커갔다.

 

이랬던 웅진그룹과 윤석금 회장이 하루아침에 ‘공공의 적’으로 전락했다.

 

법정관리 문제가 불거진 거의 한달동안 웅진과 윤회장을 질타하는 기사가 언론의 헤드라인을 거의 매일 장식했다.

 

웅진과 윤회장에대한 신뢰가 컸던 필자로서도 믿기지 않을 사실들이 터져나왔고 그에 비례해 실망과 배신감도 컸다.

 

이게 모두 사실인가 의심해보기도 했지만 ‘ 팩트’자체는 의심할 여지가 거의 없는 듯 싶다.

 

바르게 기업을 일구고 살아왔지만 하루아침에 와르르 무너지는 공든탑을 잡아보려 이리저리 무리수를 둔 것은 틀림없는 듯하다.

 

그러나 그의 현재의 잘못이 과거의 공과까지 부정하며 부도덕한 기업인으로 마녀사냥하는데는 이의가 있다.

 

아무리 순탄한 사람이라도 인생에서 누구나 몇 번쯤 실수가 있을 수있고 곰 쓸개의 쓴 맛을 보기도 한다.

기업덩치를 키우기 위해 무리한 인수합병에 나선 것도 실책이고 모래알처럼 흘러내리는 기업의 끝자락이라도 움켜잡기 위해 수단방법을 안가린 것은 더 더욱 치명적인 자책골이었다..

 

그러나 당초부터 ‘누런 떡잎’이 아니었던 이상 패자부활의 링에 서는 기회는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윤회장보다 더 크게 실책하고 더 권모술수를 부린 기업인들도 법정관리인으로 재기의 기회를 얻었다. 윤회장에게만 선고한 영구‘출전정지’는 그래서 더 가혹하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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