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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칼럼]금융 게이트가 왜 이리 많이 터지나 했더니...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2012년 11월 27일 화요일 +더보기

7~8년전 쯤 젊은 영혼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영화가 있다.정우성 손예진이 열연한 ‘내머리속의 지우개’다.

 

청순가련형의 여주인공과 터프한 남자 주인공이 만나 결혼을 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만 여주인공이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사랑하는 사람조차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 안타까운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영화 제목이 로맨틱하면서도 알츠하이머란 병을 정의하는데 딱 들어맞는 타이틀이 아닌가 싶다.

 

아마 알츠하이머란 병을 순수 우리말로 옮기면 영화 제목처럼 ‘머리 지우개’ 뭐 이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뇌가 퇴화해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알츠하이머는 미국 레이건 전 대통령이 투병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 유명한 알츠하이머가 최근 금융가에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치료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감회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라 전회장은 최근 소위 신한 사태 공판에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었으나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치료중이라며 불출석 신고서를 냈다.

 

라 전회장의 나이 올해 74세. ‘내 머릿속의 지우개’ 영화에서는 꽃다운 여주인공이 앓고 있는 병으로 묘사됐으나 실상 알츠하이머 병은 65세 이상 노인들에게서 주로 발병하며 그 연령대 노인들 5~10%가 증상을 갖고 있다고 한다.

 

74세 고령의 라 전회장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고 해도 크게 이상할 것은 없지만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한때 금융계 ‘4대 천황’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위세를 떨치던 인물이어서 급작스런 지병 공개가 주변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이다.

 

더욱이 재판의 증인으로 증언을 해야할 그가 알츠하이머 병에 걸렸다는 것이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비록 기소는 면했지만 라 전회장도 이희건 전 신한금융 명예회장 자문료 명목의 비자금 조성과 사용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 3억원을 이상득 전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의 고소사건에도 열쇠를 쥔 인물이다.

 

그의 증언에따라 신한사태의 결말이 확 바뀔수있다.

 

그런 그가 알츠하이머 병에 걸렸다고 하면 결국 앞으로도 재판에서 그의 증언은 없을 것이란 점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점 때문에 일부 언론들이 그의 투병사실에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알츠하이머를 핑계로 모든 법적 책임을 벗어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어쨌든 사회적 활동에 치명적인 자신의 지병을 공개한 만큼 라응찬 전성시대는 ‘씁쓸한 추억’만 남기고 막을 내렸다.

 

그러나 더 씁쓸한 것은 우리나라 금융계의 거물이란 사람들이 하나같이 이같은 ‘씁쓸한 추억’만 남기고 떠났다는 것이다.

 

금융 CEO로만 10년 넘게 잔뼈가 굵은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도 법규 위반으로 징계를 받고 물러났다.

 

물론 황 전 회장은 현재 이 징계에대한 취소 소송을 진행중이지만 불명예 기록을 지우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특히 황 전 회장 사퇴 이후 신임 회장으로 물망에 오르던 강정원 전 행장은 ‘영포회’등 현 정권의 핵심 인사들과 접촉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되기도 했다.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도 편법 대출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는 홍역을 치뤘었다..

 

라응찬 전 회장과 금융계 쌍봉을 이루며 명예를 쌓아온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주변에서 명예로운 퇴임으로 박수를 받았지만 곧바로 퇴출된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를 도와준 의혹이 불거지면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국내 원로 금융인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게이트 주인공이 됐던 셈이다.

 

결국 국내 금융권에는 귀감이 될만한 ‘원로’가 없다는 탄식이 나올법한 상황이다.

 

금융인을 꿈꾸는 젊은이들은 많지만 ‘∆∆∆같은 금융인 되고 싶다’는 소망은 아직은 요원한 듯 싶다.

 

박태준 정주영 이병철등 재계에는 ‘큰 별’이라 할 수있는 귀감들이 여럿이다. 젊은이들이 흠모하고 닯고 싶어하는 길라잡이다.

 

그러나 금융권에는 아직 이렇다할 큰 별이 없다. 그래서 금융권에 그리 자주 게이트가 터지고 불명예로 옷을 벗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최현숙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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