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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스마트폰 처방은 '그저 참고 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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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스마트폰 처방은 '그저 참고 쓰라'?
원인 규명도 없이 환불 교환 거부...AS만 무한 반복
  • 이근 기자 egg@csnews.co.kr
  • 승인 2012.11.30 0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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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고장으로 이용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사들이 원인진단조차 못한 보상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어나 원성을 사고 있다.

스마트폰 출시 이후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지만 여전히 뽀족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 9월 기준 국내 전체 가입자 5천300만명 중 스마트폰 가입자 3천088만명(58.3%)이다. 지난해 국내 전체 가입자 5천251만명 중 스마트폰 가입자 2천247만명(42.8%)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 속도만큼이나 '스마트폰 기기 불량' 관련 민원 역시 폭주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접수된 지난해 접수된 총 민원건이 2천123건인데 반해 11월 30일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건수는 3천961건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먹통이 되고 액정이 나가는 등 도무지 단말기를 사용할 수 없는 치명적 하자에도 불구하고 제조사들은 '이용자 과실', '흔히 있는 증상'이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

기본적인 기능의 사용을 억제하는 방법을 해결책으로 제시해 이용자를 황당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휴대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보증기간 이내에 동일 하자가 발생한 경우 3회 이상부터, 다양한 부위의 고장으로 수리를 받은 경우 총 4회 이상 시 제품 교환 또는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수리횟수를 누락하거나 동일 증상으로 인한 AS를 진행했음에도 '다른 부위의 고장'이라는 억지 주장으로 소비자의 권리를 막아 하루에도 수십건의 소비자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 불량 스마트폰 해결법이 주기적인 초기화와 앱 1일1회 제한?

지난 8월 말 LG전자의 옵티머스뷰를 구입한 경남 진해에 거주하는 김 모(남)씨.

29일 김 씨에 따르면 사용 1개월 후부터 상대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문자메시지와 메신저 사용 시 화면이 튀고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해 제조사인 LG전자와 통신사인 LG유플러스를 번갈아 방문해야 했다.

힘들게 LG전자 AS센터에서 교품을 받았지만 같은 현상이 또 발생하자 지난 10월초 재방문해 휴대폰 결함에 대해 문의했다.
 
AS직원은 "스마트폰은 기기 자체의 고장이 아닌 프로그램 때문에 발생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기기 점검을 권했다.

진단 결과 '프로그램 충돌현상은 없지만 제품을 주기적으로 초기화 하는 것이 좋다. 어플리케이션은 하루에 하나씩만 설치하는게 좋고 기기 전원을 자주 ON/OFF하라'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같은 현상이 발생될 경우 부품을 교환해준다는 약속을 받고 돌아왔다.

AS직원의 설명이 다소 황당했지만 일단 믿고 따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현상이 또 발생됐고 부품이라도 교체해 보고자 다시 AS센터에 문의하자 확인 후 연락을 준다고 시간을 끝더니 말을 바꿨다. 프로그램 충돌로 인한 증상이 아니라 고쳐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지친 김 씨는 환불을 요구했지만 AS직원은 곧 업그레이드가 예정돼 있으니 그때까지 기다리라고 안내했다. 김 씨의 휴대폰은 11월 현재까지도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김 씨는 “AS센터 안내대로 최신 버전 업그레이드와 앱 하루 하나 설치, 전원 키고 끄기 등 모든 걸 반복해도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은 기기 자체의 결함인데 왜 아무 조치 없이 기다림만 강요하는지 모르겠다”고 분개했다.

이어 “주기적으로 초기화하면 저장한 자료가 다 지워지는 데다 스마트폰의 필수인 앱 설치에 1일 1회 제한이라니 참 어이가 없다”고 기막혀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옵티머스 뷰 전체 제품이 아닌 일부에서 발생하는 증상으로 보여지며 AS직원의 상담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에 소비자에게 사과드린다”며 문제해결을 약속했다.

◆ “소비자의 과실로 떠넘기고 인심 쓰듯이 해주는 AS 황당해”

전남 장흥에 거주하는 하 모(여)씨는 올해 3월 팬택 베가레이서 IM-A770K를 딸에게 사줬다.

3개월을 못채우고 통화 기능이 먹통이 되고 화면이 흔들거리는 증상이 발생해 AS센터에 접수를 했고 유심칩과 메인보드가 문제라는 진단을 받았다. 

AS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용 중 액정이 나가버리는 현상이 발생해 AS를 맡겼고 '프로그램 충돌'이 원인이라며 지난번처럼 선심 쓰듯 무료 수리가 진행됐다.

8월초 다시 액정에 문제가 생겼고 같은 증상으로 3번씩 수리를 받게 된 하 씨는 제품 불량으로 판단하고 교환을 요구했지만 사용자 부주의를 탓하며 거절했다고.

하 씨는 “일반적으로  3번이나 똑같은 증상이면 새 제품으로 교환해 주는 것으로 아는데 무조건 소비자 잘못으로 말하며 인심 쓰듯 AS만 반복하는 것에 화가 난다”며 “대체폰도 주지 않아 딸과 연락조차 못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딸의 휴대폰 약정기간이 3년인데 무상AS기간이 끝나고 나면 단말기값보다 더 많은 수리비용을 내게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팬택 관계자는 "현재 팬택은 구매한 지 100일동안 무상 AS와 교환서비스를 실시(소비자 과실로 판단될 경우 제외)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담당 기사의 판단에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소비자 불만이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 반복되는 고장으로 AS센터만 오락가락 "내 시간 돌려줘~"

경남 양산시의 허 모(남)씨는 삼성 갤럭시노트의 반복 이상으로 속을 태우고 있다.

지난 7월 4일 개통 한달여가 지나자 터치 이상으로 AS센터를 찾아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당일 저녁 동일 증상이 나타났고 3일 후 수리차 방문했고 ‘키판 쪽에 터치인식이 제대로 안 되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부품을 교체했다.

일주일 새 2번씩이나 방문해야 상황에 화가 났지만 참고 돌아섰다.

이후 다양한 문제들이 연속 발견됐다. 화면 드래그 기능이 먹통이 되는가 하면 멋대로 통화가 종료되기 일쑤였고 앱 등도 제대로 실행이 안돼 영화나 기차표 예매 등은 꿈도 꿀 수 없었다고.

지난 17일 학교생활로 시간을 내기 힘들어 참고 사용하다 중 역시나 인터넷창, SNS 등 앱 등이 실행되지 않아 속을 썩이더니 100% 충전 상태였던 폰 배터리가 아무 기능도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반나절도 안 돼 소진돼 전원이 꺼져버렸다.

참다못해 지난 23, 24일 이틀 연속 AS센터를 방문해야 했고 증상을 들은 담당자는 이번에도 고장 원인은 ‘터치인식오류’라며 지금은 괜찮은 것 같다는 두루뭉술한 대답이 전부였다고.

화가 난 허 씨는 기기 이상 시마다 AS센터를 계속 오가야 하냐며 강력이 환불을 요구했지만 기기를 며칠 써보며 체크해 볼테니 당분간 대체폰을 사용하라는 제안만 반복될 뿐이었다.

허 씨는 “이렇게 수리만 받자고 100만원이 넘는 기기를 산 게 아니다.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인데 이게 무슨 생고생인지 모르겠다. 참고 쓰다 이상 생기면 또 다시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나 키판 교체 등의 개선도 안 되는 수리만 반복할 것 아니냐”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기기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짧게 답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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