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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굽은 아이폰5 지적에 애플 "마술하냐?" 핀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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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굽은 아이폰5 지적에 애플 "마술하냐?" 핀잔
독불장군식 대응에 수요줄고 가격 폭락...입지 흔들흔들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3.01.18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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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독특한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능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군림해왔던 애플의 왕좌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끊임없이 논란이 되어왔던 AS에 문제이 이어 제품 부실, 가격 폭락까지 끝모를 추락이 계속되고 있는 것.

2009년 아이폰3 모델 출시 이후 줄곧 국내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AS 정책으로 인한 논란에도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온 애플이지만 최근 아이폰5 출시 이후에는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이같은 애플의 위기는 국내 시장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독불장군식 대응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아이폰의 경우 외형상 불량(코스메틱)에 대한 AS기준이 국내 제조사 및 이통사와 다르다. 구매 직후 단말기에서 흠집이나 액정 훼손을 발견해도 '기능 상에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교환 및 환불 대상에서 제외시킨다. 15일 이내에 처리 역시 직영점 구매로 한정해 이통사 혹은 리셀러(판매대행) 매장에서 대부분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

고질적인 AS 문제 역시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애플 직영 AS센터(지니어스 바) 없이 국내 몇몇 업체에 AS 업무를 분할해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AS센터와 애플 코리아 본사의 의견이 상충되는 경우가 빈번해 실질적 도움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애플 고유의 리퍼비시 정책 역시 여전히 이용자 불편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사설 AS업체를 통해 수리를 받는 소비자가 상당수다.

게다가 중고 기기 시장에서조차 가격선을 지켜왔던 아이폰 3,4와 달리 아이폰5의 터무니 없는 가격 하락에 충성도 높았던 구매자들의 배신감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애플 코리아 측은 여전히 현재 운영되는 방식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고압적인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 아이폰5 곡선형 모델? "알루미늄 소재 특성일 뿐 하자 아냐"

18일 서울 여의동에 거주하는 박 모(남)씨는 자신의 손에 놓인 '곡선형 아이폰5'만 보면 헛웃음만 나온다고 말했다. 원인도 모르고 언제 휘어졌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최근 큰 화제를 몰고 있는 '아이폰5 휘어짐 현상'이다. 아이폰3GS부터 계속 아이폰만 사용했다는 박 씨는 아이폰5 출시에 맞춰 미리 리셀러 매장을 통해 예약 구매했다.

만약을 위해 휴대폰 케이스도 장착해 훼손 우려도 미리 방지했다고.

한 달가량 지난 올해 초 스마트폰 청소를 하려고 케이스를 제거한 박 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분명 일직선 모양이어야 할 스마트폰 테두리가 약간 곡선 모양으로 휘어진 것.

평평한 바닥에 눕혀보자 본체가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틀어진 것이 분명하게 확인됐다.


▲ 구입한 지 한 달만에 본체가 휘어져버린 아이폰5.


박 씨는 "지금까지 4~5대 가량의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다양한 고장을 경험했지만 본체가 휘는 현상을 처음 봤다. 제품을 가볍게 만든다고 충격 없이 휠 정도로 약하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제품 교환이 아닌 환불 조치를 요구했다.

애플 코리아 관계자는 "손에 쥐고 있었는데 휘어졌다는 것은 소비자가 '유리겔라'(이스라엘 출신 유명 마술가)가 아닌가 의심스럽다"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제품이 휘어지는 하자는 아이폰5에 도입한 알루미늄 소재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전 모델의 경우 탄소 섬유를 사용한 강화 플라스틱이 주소재여서 심한 충격을 가할 경우 표면이 깨졌지만 이번 모델은 알루미늄 소재로 깨지는 대신 휘어지는 것이며 '휘어짐'은 현상이 아니라 부주의에 의한 문제라는 것.

이전 모델 아이폰 4s와의 객관적인 내구성 비교를 요구하자 "소재 자체가 다른데 어떤게 더 나은지 비교할 수 있는가"라며 즉답을 피했다.

◈ 잠자는 중 저절로 배터리 소진하는 단말기가 정상?

분명 자기 전에 배터리를 '완전 충전'하고 잠에 들었는데 일어나보니 배터리가 2/3밖에 남아 있지 않다면?

경기도 남양주시에 살고 있는 박 모(남)씨 역시 이전부터 아이폰 모델만 줄곧 이용해 온 '애플 충성 고객'.

아이폰5 구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배터리 이상 증세를 감지했다고. 'LTE 모델이 대체적으로 배터리 소모가 빠르다'는 지인들 말에 찬찬히 기기 상태를 점검했고 잠자기 전 100% 충전해둔 단말기의 배터리 용량이 다음날 아침 2/3만 남아 있어 AS센터를 방문해 진단을 요청했다.

AS센터에서도 "해당 증상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며 자체 조사를 들어가겠다고 해 안심했다는 박 씨.


▲ 취침에 들어가기 전(좌)과 기상 직후 상태 표시. 사용시간의 변화는 미미하지만 배터리가 1/3가량 줄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조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것. 증상이 일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들을 수가 었었다고

더욱이 AS센터의 하자 검사 조건 역시 기가 막혔다. 박 씨가 제기한 증상은 '대기 모드(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배터리 양이 감소하는 것'이었지만 AS센터 측은 '동영상 재생 시 배터리가 감소하는 양을 체크'한 것.

이의를 제기하자 검사 담당자는 "본사 지침대로 문제 여부를 진단했고 하자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교환이 불가하다"고 입장을 고수했다. 검사 이후에도 동일한 문제가 지속되자 결국 새 제품으로의 교환을 허용했다고.

박 씨는 "교환 받은 새 기기에선 동일한 하자 증상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명백한 이상 증상임에도 오리발을 내밀었던 애플 측 태도가 너무나 얄밉다"고 꼬집었다.

애플 코리아 관계자는 "대기 시간에도 LTE 신호를 받거나 업데이트 진행 중이면 일정량의 배터리 소모가 있을 수 있다"며 "AS센터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선 애플 코리아가 답변해 줄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못박았다.  

◈ '독불장군식 대응'에 돌아서는 소비자...불통 자세 고수

애플은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와의 합의를 통해 국내 소비자분쟁 해결기준에 맞게 조정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는 듯 했지만 이용자들이 느끼는 체감 불편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과 주요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아이폰 관련 불만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AS와 반품 기준에 대한 불만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는 국내외에서 실질적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글로벌 IT 시장조사기관 IDC조사에 의하면 애플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14.5%까지 떨어졌고 애플의 주가 또한 지난 15일 기준, 11개월 만에 5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국내 시장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주 SKT 번호이동 조건으로 아이폰5(16GB기준)을 19만9천원에 판매한다는 광고가 등장한데 이어 지난 16일 온라인 상에는 '최대 11만4천원에 한정 판매한다'는 글이 게시됐다. 물론 특정 요금제 및 각종 부가서비스 가입이라는 조건이 붙어있지만 분명 이전 모델 출시 상황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하지만 애플코리아 측은 "지나치게 확대해석되는 부분이 많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AS 방식에 대해서도 "현재 AS시스템으로도 충분히 고객들의 불만사항을 소화해 낼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실제 하자 관련 사례 조사나 만족도 조사는 타 사에 비해 높은 편이며 본사와 AS업체 역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주장.

공식 애플 스토어 및 지니어스바(공식 애플스토어에서 운영하는 AS지점)의 국내 개점으로 AS 만족도를 높이는 필요성에대해서는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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