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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라응찬 사건의 진상을 밝혀라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2013년 01월 28일 월요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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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무혐의 결론과 함께 조용히 덮었던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재조사에 나섰다. 이로써 ‘봐주기 수사’ 논란을 빚었던 라 전 회장의 비자금 의혹과 정치자금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진실을 규명하려면 언제든지 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신한사태’로 인해 신한금융그룹의 이미지를 땅에 떨어뜨린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은 법정 소송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사건의 중심인 라 전 회장은 멀찌감치 떨어져 재판과정을 구경하는 모양새다.

당시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과정에서 라 전 회장이 과거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차명계좌를 통해 50억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 라 전 회장은 10여년 전 회사에서 받은 상여금이라고 해명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같은 스캔들에도 라 전 회장은 2010년 2월 신한금융지주 회장 4연임에 성공해, 그해 10월 말 불명예 자진사퇴하기까지 20년 가까이 CEO 생활을 했다.

라 전 회장은 수많은 사건의 중심에 있었지만 제대로 수사가 이뤄진 적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그가 받은 제재조치는 2010년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업무정지 3개월 정도 뿐이다. 이듬해 2월에는 중징계를 받았음에도 스톡옵션 21만2천241주를 처분해 약 20억원(세후)의 차익을 얻어 빈축을 샀다.

지난해에는 신한사태 1심 재판과정에서 수차례 이름이 언급되면서 ‘남산 3억원’의 행방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라 전 회장의 지시로 2008년 2월 남산자유센터에서 신원불상자에게 3억원이 전달됐고, 그 돈이 정치자금으로 흘러갔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중요 증인으로 세 차례나 라 전 회장을 불렀지만, 알츠하이머 치료를 이유로 번번히 불출석함에 따라 1심 재판부는 ‘남산 3억원’의 행방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  

검찰이 라 전 회장을 기소하지 않는 이상 의혹들은 베일에 가려질 수밖에 없다. 재판부는 라 전 회장이 운전하고 헬스클럽을 다니며 국내에서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고 알려졌다며, 증인 출석을 포기한 검찰 측을 질책하기도 했다.


일선에서 퇴임한 뒤에도 검찰이며 금융 당국까지 왜소하게  만들어버리는 위세의 정체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뒤늦게 이뤄진 금감원의 조사에 대해서도 우려가 앞선다.

재일교포 4명의 차명계좌만 수사하고 최근 언론에 공개된 나머지 19개 계좌는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이제 와서 얼마나 조사가 이뤄지고 보다 강력한 제재조치가 뒤따를지 의문이다.

여론에 등 떠밀려 마지 못해 조사를 벌인다는 느낌마저 주고 있으니 금감원은 보다 철저히 조사에 나서 명명백백히 라 전 회장의 비자금 규모나 사용처 등을 밝혀내야 할 일이다.


당국이며 검찰까지 머뭇거리게 만들며 법을 조롱하는 실체를 밝혀내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사건의 진상을 내놔야 할 것이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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