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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정위 수입차 조사, 코너에 몰린 건 국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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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정위 수입차 조사, 코너에 몰린 건 국산차?
  • 김건우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3.02.28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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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KAIDA 현장 조사에 앞서 공정위는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한국토요타 등 수입차 빅5 업체들의 본사에도 들이닥쳐 부품 값 담합에 관련된 서류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에 언론들은 연일 '수입차 업계의 곤욕'이란 헤드라인을 뽑아내고 있다.

과연 그럴까? 수입차 업계가 정말로 코너에 몰린 것일까? 반대로 이번 공정위 조사로 수입차 업체들은 크게 잃을 게 없다는 생각이다. 과거에도 몇 번 공정위 조사가 있었지만 가격인하 효과는 없었다. 수입차는 약간의 이미지 타격만 입었을 뿐이다. 수입차 업계는 브레이크 없는 성장을 계속했다. 물 건너온 엠블럼의 이미지는 한국서 쉽게 꺾이지 않는다.

국내 수입차 판매는 2011년 처음으로 10만 대를 넘어섰고, 지난해는 13만 대, 올해는 15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14만 대를 판매한 국내 업계 3위 한국지엠보다도 많은 수치다. 점유율도 10%를 넘어서는 등 그야말로 '수입차 전성시대'다.

이번 조사로 담합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차값이나 부품 수리비가 줄게 된다면, 수입차 업계는 오히려 더 쾌재를 부를지도 모른다.

소비자들이 수입차 구매에 있어서 가장 망설이는 부분 중 하나가 비싼 차 값과 수리비이기 때문이다. 공정위 조사가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면 수입차에 대한 접근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소리다.

보험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수입차 부품은 공인 딜러의 서비스망을 통해서만 공급되기 때문에 해외에서 들여오는 것을 감안해도 국산차 부품 값보다 평균 6.3배, 많게는 8배 이상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공임비도 국산차에 비해 5.3배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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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엔진오일을 교환할 경우 국산차는 5만 원이면 되지만, 수입차의 경우는 보통 3배까지 비싸다. 독일 브랜드인 BMW 528i와 벤츠 C 클래스의 경우 20만 원선으로 4배까지 비용이 더 든다. 일본차는 2배 정도인 10만~12만 원이 든다.

4천만 원대의 중저가 수입차를 구매했던 고객들이 국산차로 돌아서는 이유다. 특히 무상보증기간이 끝나는 3년 이후엔 이동이 더 심하다. 높은 감가율도 감수할 만큼 부품 가격이 부담된다는 소리다.

수입차 업계의 도우미(?)는 공정위뿐만이 아니다. 지난 27일에는 손해보험협회가 수입차의 부품 가격, 수리비 등의 적정성을 따져보고 개선 방안 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손보협회의 수입차 전담 TF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공정위를 비롯해 금융감독위원회까지 압박 수위를 높인 셈인데, 타깃이 수입차인지 국산차인지 의문이다.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국산 완성차 업체들은 공정위와 협회의 강력한 조사가 별 효과 없이 끝나길 두 손 모아 빌어야 할 판이다. 이번 조사가 결과적으로 수입차 구매의 문턱을 낮출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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