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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표절온상' 게임계, 싸이의 시건방춤을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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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표절온상' 게임계, 싸이의 시건방춤을 배워라
  • 김아름 기자 armijjang@csnews.co.kr
  • 승인 2013.04.23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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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아름 기자] 얼마전 박근혜 대통령이 싸이를 창조경제의 좋은 사례라고 칭찬했다. 신곡 ‘젠틀맨’에 등장하는 ‘시건방춤’의 원래 안무가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했기 때문이다.


관행상 동작을 조금 바꾸고 ‘다른 춤’이라고 해도 그만이었지만 안무가의 ‘아이디어’에 대한 권리를 인정한 것이 소프트웨어 중심의 창조경제를 추진하는 박 대통령의 눈에 긍정적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정작 소프트웨어로 먹고 사는 게임계에서는 그와는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비슷하지만 같지는 않다’라는 변명이 무색할 정도로 노골적인 표절이 판치고 있는 탓이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데브워커스’라는 모바일 게임사의 디펜스게임(무기를 배치해 쳐들어오는 적들을 막아내는 게임)인 ‘자이언트 러시’를 들 수 있다.


이 게임은 벽을 토대로 거인들의 침공을 방어한다는 내용이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과 흡사해 논란이 됐다. 거인의 모습과 게임의 세부 배경 스토리, 심지어 게임 타이틀 샷과 게임 제목마저 유사해 표절의혹을 샀다.

마침 진격의 거인 애니메이션이 국내에서 방영되면서 논란이 커지자 이 게임이 서비스되던 앱 스토어에서 ‘자이언트 러시’의 판매가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엑스지오에서 개발하고 라이브플렉스가 배급한 인기 카톡게임 ‘모두의 탕탕탕’ 역시 표절 시비를 겪고 있다. 

아이디어나 진행 방식의 유사성이 문제가 된 다른 게임들과 달리, 모두의 탕탕탕은 전세계적인 인기 게임 '콜 오브 듀티:모던 워페어2'의 이미지를 노골적으로 베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실 게임계에서는 모방이니 표절이니 하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어떤 게임이 인기를 끌면 아류작들이 쏟아져 나오는 게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는 ‘듄2’의 아류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스타크래프트가 대성공을 이루자 국내에 발매되는 게임의 대부분이 RTS(실시간 전략게임)로 도배되기도 했다. 너그럽게 봐주면 ‘모방’, 좋게 표현하면 ‘트렌드’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표절 의혹이 일어도 어디까지가 모방이고 어디서부터가 표절인지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논란만 시끄럽고 해결은 쉽게 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최근 소니가 다함께 차차차에 대해 자사의 게임 '모두의 스트레스 팍!'과의 표절시비를 주장하며 내용증명까지 보냈다가 흐지부지된 사례도 있다. 국내 서비스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지 않겠다는 이상한 설명과 함께였다. 이를 두고 게임계에서는 표절 보다는 해외영업을 막기 위한 전략적 제스처였다는 해석이 분분했다.


모방과 표절의 경계는 모호하기 짝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남의 작품을 베끼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표절은 창조의 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개발도상국보다도 못한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특히 창조적 아이디어로 먹고 살아야 하는 게임계에서 양심의 가책 없이 인기작을 베끼는 일이 다반사다.


타인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을 그대로 가져와서 돈을 버는 일은 도둑질인 동시에 ‘아이디어’를 죽이는 행위다. 저작권도 하나의 '생명'이며 '권리'라는 점을 인정해야 우리 게임계에도 '강남 스타일'과 '젠틀맨' 같은 세계적인 히트작이 나올 수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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