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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의 '고수익 보장' 믿었다 6천500만원 허공에 날려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2013년 04월 29일 월요일 +더보기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보험사가 연결해 준 설계사에게 속아 6천500만원이나 잃었는데 보험사는 아무 책임이 없다니 이게 말이 되나요?"

보험설계사의 감언이설에 속아 수천만원을 날려버린 소비자의 날선 목소리다.

이런 경우 피해 소비자는 보험사 측으로 피해구제를 요청할 수 있을까?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험설계사와 고객간의 개인적 거래의 경우 보험사에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률적 해석이다.

29일 전남 여수시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해 7월과 8월 각각 월 12만원, 30만원 납입하는 L보험사의 저축보험 상품 2개를 가입했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생각으로 성실히 납입하고 있었다.

몇개월 후 보험사로부터 담당설계사 교체 소식을 듣게 됐다. 소개받은 보험설계사 장 모(남)씨는 자신의 고향도 전라도쪽 이라는 걸 내세우며 친근하게 접근해 왔다고.

조금씩 친분이 쌓여가자 설계사 장 씨는 '고수익률을 자랑한다'며 50만원짜리 장기우대 저축보험 가입을 권유했고 이 씨는 전문가의 권유를 믿고 금전적 부담에도 추가 저축보험에 가입했다.

이후에도 장 씨는 '고수익 보장'을 내세워 여러 보험상품을 안내해 이 씨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특히 시간이 갈수록 점점 고액 납입 상품을 안내하는 등 미심쩍은 행적을 보였지만 그 때마다 한달 뒤 혹은 일주일 뒤 10% 이상의 수익을 돌려주겠다며 이 씨를 안심시켰다.

이 씨는 약속 시한이 지나도록 이익 배당금이 들어오지 않자 조급한 마음에 장 씨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장 씨는 "최근 음주사고를 내는 바람에 자신의 신상이 위험해 이익금 배당이 늦어질 수 있다"며 갖은 핑계를 대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수익을 위해 거액을 보험금으로 투자한 것이 문제가 될 까 두려웠던 이 씨는 설계사의 음주사고 합의금을 치르기 위해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지급하는 등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이렇게 이 씨가 여러 명목으로 장 씨에게 지급한 돈은 무려 6천500만원.

더 이상 참지 못한 이 씨는 남편에게 모든 사실을 실토하고 장 씨를 경찰에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놀라운 것은 장 씨가 이미 다른 사기 사건으로도 고소 당한 상태라 소속 보험사에도 사실이 발각돼 지난 달 4일부로 퇴사 조치를 당한 상태였다고.

더욱이 보험금 명목으로 뜯어낸 6천500만원 중 실제 보험금으로 납입된 금액은 최초 보험상품 3개 납입금인 100만원이 전부였다. 나머지는 개인 용도로 횡령해 지금은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

이 씨는 "내가 설마 보험 사기사건의 주인공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런 사기꾼 설계사가 판을 치고 돌아다니는 동안 보험사는 감독도 안하고 멍하니 앉아있었다는 것이 한심하다"고 한탄했다.

이어 "내가 개인적으로 알게 된 사람이 아닌, 보험사를 통해 알게 된 사람인데 검증되지 않은 사기꾼을 고용해놓고 책임을 나몰라라 하더니 이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해당 건은 경찰 조사를 진행중이다.

이에 대해 보험사 측은 "당사 소속 설계사의 불미스런 행각은 유감이지만 피해 보상에 대해선 '보험사-계약자 간 거래'가 아닌 '개인-개인 간 거래'에 해당돼 피해 보상 의무는 없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조사 결과 설계사의 개인 통장으로 주로 거래가 이뤄졌고 무영수증 거래였기 때문에 보험사에 책임을 묻는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제보자가 설계사에 대해 고소고발 의사를 표명한 만큼 각종 서식 제공 및 동일건 피해자 안내 등 도울 수 있는 범위내에선 최대한 도움을 드릴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종합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서로의 김범한 변호사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이같은 사건은 설계사가 보험사에서 개설한 상품이 아닌 허위 상품을 제시해 사기 행각을 벌였기 때문에 보험사 측에 피해 보상을 청구하기 어렵다"고 밝혀 기존 판례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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