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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칼럼]'회전의자'의 연봉 방정식..억울하면 출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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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칼럼]'회전의자'의 연봉 방정식..억울하면 출세하라?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3.07.29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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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회전의자’란 노래가 유행한 적 있다.

 

‘빙글빙글 도는 회전의자에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임자지....억울하면 출세하라 출세를 하라...’


뭐 이런 가사로 이어지는 노래였다. 당시 회전의자는 출세의 상징이었다. 회사의 사장. 회장이나 돼야 앉을 수있는 의자였기 때문이다.


선망의 대상인 이런 회전의자에 앉은 우리나라 최고경영자(CEO)월급은 얼마일까?


최근 CEO 스코어가 우리나라 금융권 61개사의 CEO의 연봉을 조사한 결과 평균 연봉은 6억6천만 천원이엇다.


한달 월급이 5천만원을 넘는 수준으로 일반 근로자 1년 연봉을 훌쩍 넘는 수준이니 역시 CEO란 어마어마한 자리이구나 새삼스러워진다.


이런 연봉 공개 때마다 대상이 된 사람들은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한다.


외국의 경우 고액 연봉을 당당히 밝히며 자신의 몸값을 자랑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연봉이나 수입은 ‘사생활 영역’으로 치부되고 특히 고액 연봉자들은 사회적인 타켓이 될 수있어 더 더욱 꺼린다.


이번에도 역시 각계 각층에서 연봉이 어디까지를 포함하느냐부터, 우리나라 공시제도의 특성상 등기이사의 산술적 평균에 의지하는 연봉 산정의 부정확성까지 들어 민감하게 반응했다.


연봉의 개념이 불명확한 것도 사실이다. CEO에대한 보수가 순수 기본 급여부터 단기 성과급, 장기 성과급, 스톡그랜드 등으로 다양하다보니 조사하는 이의 관점에 따라 액수가 크게 달라진다.


심지어 한 금융사 관계자는 퇴직금이 보수에 포함돼 있다며 다른 회사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이중 퇴직금을 제외하고 액수를 새로 산정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하나 문제는 우리나라 공시제도의 특성 때문이다.


CEO 연봉이 따로 공개되지 않고 등기이사 보수 총합계로 두루뭉실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결국 개별 연봉은 총합계를 등기이사 인원수로 나눈 산술적 평균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억울한 사람들이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오너인 회장과 전문경영인인 사장, 2명이 등기이사인 경우 이들의 보수는 합쳐서 10억 원 이렇게만 표기된다.

산술적으로 1인당 5억원이라고 추정할 뿐 정확히 회장은 얼마, 사장은 얼마 나눠지지 않는다. 당연히 오너인 회장의 보수가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거는 없다.


때문에 전문경영인인 사장은 자신이 실제 받는 보수에 비해 지나치게 부풀려진 연봉으로 오해를 살 수있다.


자신이 실제 5억원을 받는데 10억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을때 그에 걸맞는 사회적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부작용도 짐작해 볼수있다.


지난 1996년 필라코리아 윤윤수 회장의 연봉이 당시는 정말 천문학적인 18억원이라고 알려졌을때 윤회장 집주변에 항상 어려운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지원을 요청하는 일이 많았다는 일화가 있다.


아마 부풀려진 연봉으로 이같은 곤혹스러움을 겪는 이들도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이같은 부작용 때문에 내년부터는 5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의 경우엔 개별 액수가 공시되도록 해서 헤프닝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세금이다. 이들의 얄려진 연봉은 사실 과세 전 총액이다.


소득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우리나라 소득세율은 38%다. 결국 10억의 연봉을 받는다고 하면 3억8천만 원의 세금을 떼고 6억2천만원을 손에 쥔다. 10억원이 연봉이기 때문에 매달 8천500만원을 받을 거라는 예상치에서 한참 떨어진다.


61개 금융 CEO들의 평균 연봉이 6억6천만 원이라면 세금 후 실수령액은 대략 4억1천만원이고 월 급여는 3천400만원 수준이다.


그래도 월 급여 3천400만원이 어디인가? “그 많은 돈을 다 어디다 쓰지...“회전의자가 부러운 이유다.


그러나 이 역시 미국의 회전의자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이다. 최근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경제정책연구소(EPI)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상위 350개 기업 CEO의 평균 연봉은 1천410만달러(약 162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달 13억5천만원의 월급을 받았다는 얘기다.


유행가 가사가 딱 들어맞는다. ‘억울하면 출세를 해야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최현숙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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