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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17만원 갤럭시S4, 방통위는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

단말기 보조금 규제.. 이통사들 '콧방귀' 소비자만 '피박'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2013년 10월 09일 수요일 +더보기
두달 전 휴대전화 단말기를 구입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가격 비교를 하느라 열을 올린 적이 있다. 3년간 별 탈 없이 사용해오던 단말기를 떨어트리는 바람에 도저히 사용할 수 없을 지경으로 액정이 파손돼 마음이 다급했다.

통신3사의 보조금 규제가 심해졌다고는 하지만 워낙 틈새시장이 많은 터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상은 예상 밖이었다. 지인들을 통해 보조금을 파격적으로 지급하는 걸로 유명한 몇몇 판매점으로 가격조사를 해보니 하나같이 단속이 심해 당분간은 가격을 내릴 수없는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아~이제 방통위의 보조금 규제 칼이 제대로 날을 세우는 건가 싶은 생각도 잠시... 불과 일주일 전 한 통신사의 영업 정지 시기에 맞춰 기기변경 단말기의 가격이 대폭 하락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다시금 보조금 지급 규제가 강화된 것.

한 판매점 직원은 “참 운도 없다”고 이야기했다. 하필이면 잠시 규제가 심한 틈에 딱 걸린 불운한 사람이라는 소리였다. “한 일주일 정도면 규제가 풀리는 데 이번에는 꽤 오래간다”, “통상 주말에는 반짝 행사를 하는데 그마저도 눈치를 보고 있다”는 등 대리점마다 상황 설명이 비슷비슷했다.

보조금 규제는 잠시 피해가는 소나기 정도인데 이번에는 제법 오래 내리는 장마 수준이라는 뉘앙스다.

결국 예상보다 길어진 규제 탓에 2주 간을 기다리다 업무상 더는 버터기 어려워 새 단말기를 구입했다. 명색이 소비자 관련 전문 뉴스를 다루는 사람인데 “몇 달 뒤 20만원을 통장으로 입금해 준다”는 등의 불법을 이용할 수는 없다 싶어 통신사 공식 온라인몰 판매를 통해 제 값을 다 치렀다.

2배 이상 불어난 요금 청구서를 보면 과연 잘 한 일인가 싶다가도 훨씬 더 길어진 시장 안정세에 이제는 더 이상 쉽게 시장이 들썩이지는 않겠지 하고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포털 사이트를 들끓게 한 갤럭시S4의 게릴라성 보조금을 보고 있자니 역시나 과도한 망상이었나 싶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출고가 90만원 가량의 단말기가 하이마트, 디지털프라자, 베스트샵, 삼성모바일샵 등 대형 양판점에서 할부원금 17만원에 판매돼 눈 깜짝할 사이에 물량이 소진됐다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추가 행사는 없는지, 다른 모델이 진행되진 않을지에 온통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

지난해 8월에도 갤럭시S3의 가격 폭락으로 가입자들이 들썩였다. 이후 본지가 운영하는 소비자고발센터에도 구입 가격 폭락에 항의하는 이전 구입자들의 민원 글이 폭주했다. 갤럭시S4 역시 억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고성이 귀를 찌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런 게릴라성 행사가 재고 물량을 털기 위한 제조사의 눈물을 머금은 정책이든, 신규 가입자 확대에 눈이 먼 통신3사의 주머니 열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라는 데 있다.

매번 단말기 보조금의 지급 기준선이 무너질 때마다 뒤늦게 방통위가 나섰고 이런 저런 방법을 동원해도 방법이 없자 ‘영업정지’라는 최후통첩까지 내렸다.

SKT, KT, LGU+ 통신3사가 영업정지가 되던 벌금을 맞던 제 값을 모두 주고 구입한 소비자가 보상받을 방법은 없다. 보조금 차액을 소급 적용해 주지도, 약정 기간을 줄여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17만원이면 살 수 있는 단말기를 80만원이 넘는 정가에 구매한 얼치기 취급을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방통위가 아무리 점점 더 강해지는 사후약방문을 들이밀어 봐도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는 꿈쩍도 않고 있다.

'17만원 갤럭시S4' 기사에 달린 숱한 댓글들의 공통점은 같은 맥락이다. 과연 보조금 규제가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알 수 없다는 거다. 원 취지와 달리 통신요금과 출고가는 꿈쩍도 하지 않는 현 상태에서 보조금만 규제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을 더 큰 악순환으로 몰고 있다는 지적이 가득하다.

방통위의 정책이 휴대전화 시장을 사전 규제할 힘이 없다면 오히려 자율 경쟁으로 풀어주는 것이 해답이 아닐까 싶다. 적어도 소비자들이 동일 선상에서 비교 선택할 권리라도 보장해주는 것이 최선 아닐까?

[소비자가만드는신문= 백진주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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