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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무심사 보험 따져보니...보장 짧고 보험금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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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무심사 보험 따져보니...보장 짧고 보험금 적어
  • 김미경기자 news111@csnews.co.kr
  • 승인 2013.10.2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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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사는 진 모(여)씨는 어머니를 피보험자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라이나생명의 무심사 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어머니가 혹시라도 돌아가시면 장례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싶어 월 1만7천원대 보험료의 상품에 가입한 것. 2년간 보험을 유지해오다 지난해 지인으로부터 ‘80세 이후 돌아가시면 사망보험금을 못 받는다’는 이야길 처음 듣게 된 진 씨. ‘100세 시대’에 80세까지만 보장해주는 상품은 필요치 않아 해약하려 하자 상담원은 “지금 찾으면 손해가 엄청나고 조금 더 유지하면 금액이 더 많아진다”고 말려 결국 해약하지 못했다고. 1년가량 보험계약을 유지해오던 진 씨는 이달 8일 보험사로 해약환급금을 알아보던 중 “소멸성 상품이라 더 놔두면 해약환금금이 점점 떨어져서 나중엔 0원이 된다”는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됐다. 어이가 없어 지난해 상담한 녹취 파일을 요청했지만 내용을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다. 진 씨는 “가입 당시 녹취파일에는 ‘80세 만기 상품으로 해약환급금이 없다’고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80세까지 보험료를 넣고 이후 사망하면 보험금이 나오는 줄 알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청약 당시 만기에 대해 안내하고 정상적으로 계약이 이뤄졌고 작년 녹취 파일을 확인한 결과 해약환급금이 올라간다, 내려간다고 말한 부분도 없다"며 "보험이 종료되면 보험혜택을 못 받으니까 손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한 부분을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무사통과’, ‘바로가입’ 등 별도의 심사 없이 노인들이 쉽게 가입할 수 있는 무심사 보험 상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올들어 접수된 건만 30여건이 넘는다. 지난해 24건을 이미 넘어섰다.

무심사 보험은 사망을 주된 보장으로 하는 상품으로 계약 체결 시 질병이나 치료사실에 대한 알릴의무와 건강검진 절차 없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일반적인 보장성상품에 비해 납입하는 보험료가 비싸고 보장받는 보험금이 적은데다 갱신형 상품의 경우 향후 연령 증가 등으로 보험료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무심사'라는 장점만 강조해 노년층을 타깃으로 판매에만 열을 올려 부작용을 키우고 있다.

◆ 무심사보험,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무심사보험은 사망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정기보험과 종신보험으로 보통 50~80세 노년층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상품이다. 사망보험금이 통상 1천만~3천만 원 정도다.

현재 라이나생명, KB생명, AIA생명, 알리안츠생명 등 생명보험사 4곳과 동부화재, AIG생명, ACE화재 등 손해보험사 3곳 등 7개의 보험사에서 취급하고 있다.

무심사보험은 보험가입이 간편한 반면 일반적인 보험상품과 보장내용이 달라 가입 전 소비자의 꼼꼼한 선택이 요구된다.

무심사 보험에 가입할 땐 '보험료수준 비교표' 등을 살펴보고 향후 보장받는 보험금도 확인해야 한다.

보험료가 동일하더라도 무심사보험의 사망보험금이 일반보험에 비해 적기 때문에 가입 가능한 일반 보험상품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통상 무심사보험의 보장금액이 1~3천만 원인 반면  일반보험은 1~10억원에 달한다. 

무심사보험은 보험 가입 후 2년 내 질병으로 사망하면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만 지급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손해율이 좋지 않은 보험회사의 경우 갱신시점에 보험료가 큰 폭으로 인상될 수 있음에도 유의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고령자라 하더라고 건강한 사람의 경우 보험사의 심사절차를 거쳐 일반적인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편이 저렴한 보험료로 더 높은 보장을 받을 수 있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무심사 보험은 2006년 판매 첫 해에 7만6천 건이 팔렸고 2009년 20만 건, 2010년 26만5천 건, 2011년 34만9천 건, 2012년 40만1천 건, 올 상반기 41만3천 건으로 계약건수가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1천741억 원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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