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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녹취록 불리하면 "삭제됐어"...'꼼수'규제부터

녹취록 제공 의무화 시행되지만 음질 나빠 파악 어렵고 편집 의혹까지

김미경기자 news111@csnews.co.kr 2013년 11월 11일 월요일 +더보기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금융사의 '고객 요구 시 녹취록 제공'이 의무화될 전망이지만 녹취록에대한 소비자 불신이 여전히 높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사들이 불리한 입장에 처할 경우 녹취록의 일부를 삭제하거나 기술적인 이유를 들어 녹음이 되지 않았다고 발뺌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


최근 금융위원회는 제2의 동양 사태를 막고자 고객이 요청할 경우 금융상품 판매과정의 녹취자료를 제공토록 하는 내용의 금융소비자보호 대책을 법규에 반영해 내년 중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에 따르면 금융사는 고객이 분쟁 조정이나 소송 등을 목적으로 녹취록을 요구하면 정해진 기간 내에 보관 중인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녹취록에 불리한 내용이 담겼을 경우 금융사가 온전한 녹취자료를 제공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다른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을 위협하거나 영업비밀을 현저하게 침해하는 경우는 제외된다'는 예외조항 역시 어떤 기준으로 적용될지를 두고 의혹의 눈초리가 매섭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보험 등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를 두고 잦은 분쟁이 벌어지면서 녹취록 공개와 관련된 불만사례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기간 경과로 삭제됐다는 등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음성파일을 제공하지 않거나 소리가 작고 잡음이 심해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중요한 부분을 고의 파손하는 등 음성파일을 조작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유용한 증빙자료로 활용되고 있는 CCTV 영상도 시일이 경과해 삭제됐다는 이유로 받지 못하거나 받더라도 해상도가 엉망이어서 무용지물이 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따라서 녹취록 제공을 법으로 규정하는 데 있어서 기술적인 핑계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녹취파일의 음성품질 표준화 및 사후관리가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펀드 멋대로 환매하고 '편집'한 녹취록 제공? 

서울 증산동 신 모(여.48세)씨는 간단한 펀드 이용방법을 안내받기 위해 증권사 상담자와 통화를 하던 중 갑작스럽게 펀드 환매에 대해 안내를 받게 됐다.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터라 그 자리에서 거부했지만 불과 10일이 채 안 되어 자신의 펀드가 환매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화가 난 신 씨가 본사에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자 펀드 환매에 동의했다는 안내가 전부였다. 신 씨가 녹취록을 요구해 들어봤으나 녹취 내용 일부분이 삭제돼 정확한 정황을 파악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신 씨는 "강제 환매로 100만 원가량의 피해를 보게 됐다. 빠른 시일 내 원상 복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본인이 동의한 것이 확실하며 녹취 내용 중 일부가 삭제됐다는 것은 시스템을 잘 모르고 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 녹취파일 파손 의혹.."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어~"

부산에 사는 진 모(여)씨는 어머니를 피보험자로 무심사 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어머니가 혹시라도 돌아가시면 장례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싶어 월 1만7천 원대 보험료의 상품에 가입한 것.

2년간 보험을 유지해오다 지난해 지인으로부터 ‘80세 이후 돌아가시면 사망보험금을 못 받는다’는 이야길 처음 듣게 된 진 씨.

‘100세 시대’에 80세까지만 보장해주는 상품이 필요없을 것같아 해약하려 하자 “지금 찾으면 손해가 엄청나고 조금 더 유지하면 금액이 더 많아진다”는 말에 해약을 미룬 것이 화근이 됐다.

최근 보험사로 해약환급금을 알아보던 중 “소멸성 상품이라 더 놔두면 해약환금금이 점점 줄어서  나중엔 0원이 된다”는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됐다. 어이가 없어 지난해 상담한 녹취 파일을 요청했지만 상태가 좋지 못했다.

진 씨는 “내용을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고 가입 당시 녹취파일도 들려달라고 했지만 시일이 걸린다고 했다. 불리한 녹취록은 일부러 없다고 둘러대는 것 아니냐”며 녹취록 파손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보험사 관계자는 “작년 녹취파일의 경우 민원팀에 문의하면 조금 더 깨끗한 음질을 들려드릴 수 있으나 고객이 원치 않았다”며 “계약 당시 녹취록의 경우 일일이 찾아서 하나의 파일로 담아놔야 하기 때문에 일주일가량 걸린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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