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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제한없이' '저금리 전환' 솔깃했다간...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2013년 11월 27일 수요일 +더보기
“얼마 전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었는데 갑자기 캐피탈 쪽에서 전화가 온 거예요. 서울보증보험에서 발행하는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지금 내고 있는 이자보다 더 싸게 조건을 바꿔준다고요. 실제로 대출을 받기도 했었고, 제 이름이나 신용정보 같은 걸 다 알고 있기에 믿고 상담을 받았죠. 시키는 대로 주민등록증, 통장 사본을 팩스로 보내니까 다시 보증보험 가입비용 27만5천 원을 내라는 거예요. 나중에 다 반환된다면서. 급한 마음에 송금했더니 이번엔 다시 세 달치 이자 56만 원을 선납하라더라고요. 이상한 생각이 들어 취소하겠다고 하니까 환불해주겠다고 말하긴 했는데 그 다음부터 연락이 잘 안 되더라고요. 이거 대출 사기 맞나요?”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나 고금리대출을 힘겹게 갚고 있는 서민들에게 거짓된 정보로 돈을 빼돌리는 대출 사기가 여전히 극성을 부리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사금융 수요가 지속되면서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 사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

문제는 대부분 대포폰, 대포통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범인을  잡기 어렵고,교묘한 수법에 사기라는 사실조차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뒤늦게 알게 된  피해자가 사기이용계좌 지급 정치 등 피해금 보전조치를 하더라도 이미 송금한 돈이 빠져나간 뒤이고, 대출이 2~3개월 후에 이뤄진다는 구두 약속을 받은 경우 도주의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만 하게 된다.

대출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벼랑 끝에 있는 사람을 절벽으로 밀고 있다”며 착잡한 심경을 호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동안 불법사금융 상담 및 피해신고 접수 8만7천237건 중 대출 사기가 2만1천334건(24.5%)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1만9천320건이었던 것에 비해 959%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월 22일부터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국번 없이 1332)’에서 피해 신고뿐 아니라 거래은행 지급 정지 요청까지 같이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비자 스스로가 대출 사기임을 미리 깨닫고 차단하는 것이다.

대출 사기의 유형은 크게 5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서민상품 출시, 등급 제한 없이 최대 5천만 원까지.”

‘신용 등급과 관계 없이 대출 가능, 마이너스 통장 신청 가능’과 같은 문자메시지는 많은 소비자들이 사기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주의하고 있다. 하지만 급전이 필요한 순간에는 혹시나 싶어 문자메시지에 찍힌 번호로 전화를 하는 일이 아직도 비일비재하다. 스팸 문자메시지나 전화는 지역과 상관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점의 위치를 물어본다든지, 거래 중인 거래사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본인 확인을 위해 개인 정보를 이야기하라고 하더라도 먼저 해당 직원이 나의 정보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정보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비밀번호 4자리나 CVC 번호, 문자메시지 인증번호 등을 절대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무엇보다 내가 직접 금융기관에 찾아가 상담을 받은 뒤가 아니라면 먼저 대출과 관련된 연락이 오는 경우는 없으므로 100% 사기를 의심해볼만 한다.

2. “○○은행인데요. 고금리 대출, 저금리로 전환해드려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대출 금리를 전환시켜주겠다는 내용으로 연락이 오는 경우에는 나의 개인 정보를 모두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좋은 상품이 나와 저금리로 변경이 가능하다고 유혹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보도 알고 있고, 실제 대출을 받은 이력도 있기 때문에 쉽게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대출 관련 서류 등을 보낸 뒤 전환대출을 하려고 하면 조건을 바꿔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사금융을 권한다. 일정기간 연체 없이 상환하면 그 때 저10% 미만의 금리로 전환해주겠다며 다른 조건을 제시하는 것. 2~3개월 동안 20~30%의 이자금액을 부담하던 소비자들이 약속을 이행하라고 해도 차일피일 시간을 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구두로 한 약속이라 연락이 두절되거나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면 정확한 사실 관계를 입증할 수 없어 소비자 피해 구제조차 어려워진다.

3. “수수료만 내시면 대출 가능하게 조작해드립니다.”

현재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안 되지만 은행 전산에서 연체 기록을 삭제하거나 신용정보를 조작해 대출이 가능하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은행직원을 사칭해 수수료만 내면 금융기록을 삭제해주겠다고 하는 경우와 범죄 조직이 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하도록 재직서류 등을 위조해주겠다고 꼬드기는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지만 수수료를 낸다고 하더라도 신용등급 조절, 연체기록 삭제 등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합법적인 절차라면 어떤 경우에도 선수수료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또한 후자의 경우처럼 위조를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업자가 중간에서 대출금을 가로채기 때문에 빚만 더 늘어나고 신용등급은 더욱 떨어지며 법적인 처벌까지 함께 받게 된다. 급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겠다는 심정으로 범죄에 가담할 수 있지만 불법적인 일은 아예 발을 들여놓지 않는 것이 좋다.

4. “거래내역을 만들어야 대출이 가능합니다.”

사기범의 입장에서는 목돈을 뜯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정 계좌에 돈을 보낸 뒤 계좌이체 이력이 생기면 몇 개월 안에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인다. 실제 소액을 빌려주기도 하기 때문에 더 큰 돈을 쉽게 갖다 바친다. 처음에는 돈이 전혀 들지 않을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점차 다른 명목으로 큰 금액을 요구하고, 피해자는 처음에 입금한 비용(수수료와 같은) 때문에 심리적으로 이를 따라가게 된다. 게다가 결과가 2~3개월 뒤에 나온다고 안내하기 때문에 피해를 당한 사실을 인지하더라도 이미 사기범이 도망갈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꼴이 된다. 전산비용, 보증금, 보증보험금, 예치금 등 어떠한 명목으로도 돈을 요구하는 것은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화 상담보다는 실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곳에 내방해서 내가 얼마나 돈을 빌릴 수 있는지를 차근차근 따져보는 것이 좋다.

5. “휴대전화나 통장 빌려주시면 사례금 드려요.”

휴대전화를 개설하면 한 대당 10만 원씩 사례금을 준다는 소리에 4~5대씩 개설했다가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나중에 써보지도 못한 휴대전화의 할부금, 통신요금 등으로 인해 신용불량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다. 내 명의의 휴대전화가 타인의 손에 들어갈 경우 대포폰으로 이용될 수 있고, 소액결제로 돈을 마음대로 빼간 후에 갚는 일은 고스란히 원주인의 몫으로 돌린다. 통장을 빌려주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개인의 통장을 빌려달라거나 통장 개설에 명의를 잠시만 빌려주면 몇 십만 원의 사례금을 주겠다는 것. 한국에서 통장 발급이 안 되는 해외인력을 위해 사용된다거나, 통장를 압류당했다는 등의 이유를 대는데 100% 범죄에 연루된다. 대포통장이 범죄에 사용될 경우 빌려준 사람도 금융실명제 위반, 범죄 가담 혐의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2개 이상 대포 통장을 개설한 사람은 ‘금융질서문란자’로 등록돼 12년간 금융거래가 제한될 수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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