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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파노라마 선루프 논란, 항변이 변명으로 들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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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파노라마 선루프 논란, 항변이 변명으로 들리는 이유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4.03.14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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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파노라마 선루프 결함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시험 결과가 공개되면서 국내외 완성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차량 지붕 전체를 강화유리로 덮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작은 충격에도 쉽게 파손되는 사실상 결함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결함 판정을 받은 브랜드는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벤츠, 아우디, 포드 등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들이 총 망라됐다.

하지만 제조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조사결과에대해 한목소리로 "문제가 있다"며 잇따라 반론을 제기한 한 상황이다. 그동안 저탄소협력금 제도나 에어백 미전개 등 자동차 이슈에서 '국산차 vs 수입차' 대결구도가 뚜렷했지만 이번 만큼은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업계에서는 이번 국토부 시험 결과가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한 세라믹 코팅 부분을 포함했다며 국제 기준과 다르기 때문에 왜곡된 시험 결과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주장을 들어보면 소비자와 업체가 바라보는 시간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선루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세라믹 코팅 면적이 외부 충격에 약함을 이미 제조사들이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에 소비자들은 황당해하고 있다. 

더우기 세라믹 코팅 부위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야 공정하다는 제조사들의 항변도 소비자들에겐 항변이 아닌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사실 그동안 파노라마 선루프에 대한 안전성 문제는  여러 차례 제기된 단골 메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도 한 해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 관련 소비자 제보가 20여건 이상 꾸준히 접수돼 여러 번 취재가 들어간 사례이기도 하다.

게다가 최근엔 달리던 차량의 선루프가 스스로 파손되는 '자파 사고'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차량 지붕 전체를 강화유리로 마감한 파노라마 선루프가 과연 안전상으로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궁금증도 상당했다.

그러나 그 때마다 제조사 측은 '자파 사고란 있을 수 없다', '충격에 의해서만 파손될 수 있다'며 소비자의 과실쪽으로 몰아부쳤다. 

국토부의 이번 조사에대해 국토부 스스로도 공식적인 발표라고 하지 않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업체들의 궁색한 변명이 이번 만큼은 소비자들에게 전혀 공감을 얻지 못할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조사가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는 세라믹 코팅 부분을 포함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지적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안전성을 전제로 설치한 강화유리 파노라마 선루프가 이처럼 쉽게 깨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227g짜리 쇠구슬을 어디서 떨어뜨렸더니 선루프가 깨졌다'는 결과론적 평가가 아닌 차량 전체를 덮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작은 쇠구슬에 의해서도 '어떻게' 쉽게 깨질 수 있는가를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강화유리 파손 문제는 비단 파노라마 선루프 뿐만 아니라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 생활 가전에서도 이미 공론화가 되었던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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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도 강화유리 업체들은 훌륭할 만큼 튼튼한 마감재라고 주장했지만  파손사고가 잇따르자  특정 부위에 가해지는 '포인트 충격'에는 약하다며  스스로 예외사항을 두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이번 문제도 이전 가전제품의 프로세스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도 이번 사안에 쉽게 넘어갈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지난 11일 유엔 자동차기준조화포럼에 세계 최초로 문제 제기를 했고 13일에는 일반유리보다 강도가 약하다는 추가 정보를 내놓기도 했다. 

업계가 이번 사안에 있어 국토부의 강도 시험 범위가 적법한지를 따지기에 앞서 파노라마 선루프의 파손 원인부터 다시 복기해야 하는 것이 우선순위 인듯 하다.

자파사고를 포함해 안전성 논란을 본질적으로 재 진단해야 한다. 채광이나 디자인 그 무엇에 앞서 소비자의 안전이 최우선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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