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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홈쇼핑 채널이 더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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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홈쇼핑 채널이 더 필요한 이유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4.04.28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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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롯데홈쇼핑 납품비리 의혹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홈쇼핑 업계의 갑질 횡포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업계가 연일 뒤숭숭한 분위기다.

롯데홈쇼핑을 제외한 다른 홈쇼핑업체들은 홈쇼핑 전반의 문제가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띄우고 있지만 납품업체들은 곪을대로 곪은 것이 터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홈쇼핑의 무소불위 갑질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단 홈쇼핑 방송을 타면 반짝 매출이 상승할 뿐 아니라 대대적인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유통채널이 없는 중소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로또'나 다름없다.

하지만 과점 형태로 운영돼 온 홈쇼핑 방송, 그것도 황금시간대에 방송을 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갑 중의 갑으로 불리는 백화점보다 높은 판매수수료(최고 37%)를 내고 송출수수료까지 떠넘겨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심지어 황금시간대에 들어가기 위해 직원뿐 아니라 대표에게까지 뒷돈을 집어주는 일이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전언이고 이번 롯데홈쇼핑 사건으로 수면위로 확인된 셈이다.

지난 2012년 국내 주요 홈쇼핑 4개사 MD들이 납품업체에서 뒷돈을 받은 혐의가 포착된 이후 각 업체들은 앞다퉈 자정을 결의했지만 2년도 채 안 돼 롯데홈쇼핑 비리 문제로 신헌 사장과 임직원들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수료로 지급하고도 소비자 민원이나 반품 문제 등은 또 다시 고스란히 납품업체의 몫이다. 홈쇼핑 이름으로 판매했다 하더라도 제품에 대해 잘 모른다는 핑계를 대고 책임을 납품업체에 떠넘기는 셈. 하지만 홈쇼핑의 갑질에 시달린 납품업체들은 정작 가장 중요한 고객을 돌볼 여력이 없다고 호소했다.

5곳의 홈쇼핑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A사 관계자는 "사은품이 무조건 4개 이상 들어가야 한다고 강요해서 저렴한 물건으로 맞췄더니 방송 후엔 사은품 성능이 부실하다고 퇴출 운운하더라"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홈쇼핑 관련 민원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홈쇼핑 관련 소비자 민원은 2010년 256건에서 2011년 272건, 2012년 280건 등으로 늘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에도 지난해에만 310건의 피해제보가 들어왔다. 홈쇼핑의 고질병인 허위 과장 광고뿐 아니라 품질 및 서비스 대응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이 같은 관행의 원인으로 지목된 방송의 과점 체제를 타파하고 신규 홈쇼핑 채널을 허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홈쇼핑 업체의 경쟁을 부추겨 납품업체의 선택폭을 넓히는 것과 동시에 소비자의 채널 선택권도 강화하자는 것.

홈쇼핑 입장에서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와중에 매출을 쪼개야 하기 때문에 우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탐욕이 덫을 부르는 셈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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