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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권오준호, 신용등급 강등 "차라리 잘됐다" ..구조조정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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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권오준호, 신용등급 강등 "차라리 잘됐다" ..구조조정 박차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4.06.1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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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20년 만에 신용등급 하락의 굴욕을 맛본 가운데 21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용도 하락으로 자금조달비용 상승 등의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일각에서는 차라리 포스코의 미래를 위해서 잘 된 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취임 초기부터 계열사 정리를 선언했던 권 회장이 마음 편히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와 금융권의 압력에 밀려 부실기업을 인수하거나 실적에 매달려 무리한 외형확대에 나설 필요가 없게 된 점이 장기적으로 포스코의 체질 개선에 일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1일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으며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13일 잇따라 ‘부정적’ 의견으로 하향 조정했다.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떨어졌고 원재료 확보 관련 지분 투자 등으로 재무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1994년 최고 등급인 ‘AAA’에 등극한 이후 단 한 번도 밀린 적 없는 포스코로써는 충격 그 자체인 셈이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포스코와 계열사는 직격탄을 맞았다. 포스코 주가는 신용등급 강등 쇼크가 있었던 6월12일 29만2천500원으로 떨어졌다가 16일 반등했으나 17일는 28만5천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머지 계열사의 경우 실적 개선 기대로 인해 3월 이후 꾸준히 주가가 오르고 있는 포스코켐텍을 제외하고 전 계열사 주가가 12일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낮아졌다.

하지만 시장 평가는 뜻밖에도 나쁘지 않다.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던 철강 업황 자체가 곧바로 반등하긴 어렵지만 국내 철강 수요가 점차 살아나면서 올해 하반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김윤상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뿐 아니라 연결 실적 역시 기대치를 만족시켰다”며 “환율 하락으로 인해 외화이익이 발생하고 원재료비도 하락해 2~3분기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용등급 발표 직후인 12일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0.51% 하락한 29만2천500원 수준에 머물렀던 것 역시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리한 투자를 줄이고 철강과 에너지, 소재 등 주력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권 회장의 원래 경영방침이 본궤도에 오르리라는 기대감이다.

권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재무 건전성 회복’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포스코 혁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적이 좋지 않은 계열사 구조조정으로 내부 효율성을 높이고 협력업체와 동반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렇지만 정작 동부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동부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 패키지와 동양파워 인수를 추진하면서 다소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포스코가 정부와 산업은행에 등을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총대를 맨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일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가 터졌고 포스코의 입장은 더욱 신중해졌다.

동부패키지를 인수하게 되면 국내 컬러강판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과 동시에 연간 100만t에 달하는 열연소재를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자금 부담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포스코는 동부계열사 매각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산업은행에 시장예상가인 7천억 원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인수 가격을 높이지 않을 경우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 관계자는 “아직 동부패키지 인수와 관련 정해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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