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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겨울은 다가오는데...아웃도어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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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겨울은 다가오는데...아웃도어의 불편한 진실
  • 백진주 기자 k87622@csnews.co.kr
  • 승인 2014.10.24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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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을 쐬러 나간 나들이 길 위에 산이고 바다고 할 것 없이 등산복 차림새의 사람들로 가득하다. 특히 중년층에서는 거의 아웃도어가 교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필수아이템이 된 지 오래다.

TV 광고 역시 온통 아웃도어 열풍이다. 내로라하는 인기 배우는 물론 아이돌 스타까지 기용해 황금 광고시간대를 점령하고 있다.

브랜드 수 역시 빠른 속도로 늘어나 누가 어느 제품의 모델인지 조차 헛갈릴 지경이다.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기온을 온 몸으로 느끼자니 올 겨울엔 또 어떤 아웃도어 브랜드가 이슈가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지난해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 패딩인 캐나다구스와 몽클레르 등의 브랜드 제품이 없어서 못 팔정도로 돌풍을 일으키자 올해는 국내 대기업까지 나서 해외브랜드 론칭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십 개가 넘는 해외브랜드가 밀려들어 오고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 역시 시장 사수를 위해 막강한 마케팅을 펼치는 상황을 보고 있자니 뒤이어 일어날 일들이 눈에 선하다.

유행에 휩쓸려 해외직구나 온라인 몰을 통해 구매했다가 짝퉁이나 먹튀 피해를 입었다는 피해 제보가 몰려 들어올 게 뻔하다. 또한 막연히 ‘돈 값을 하겠지’라는 기대감으로 지갑을 열었다간 뒤늦게 배신감에 치를 떠는 소비자들 역시 한둘이 아닐 게다.

돌풍처럼 부는 유행에 마구잡이로 휩쓸려 '나도 하나쯤은....' 하고 구입할 일이 아니다. 합리적인 선택의 책임은 오롯이 소비자 손에 달린 셈이다.

아웃도어 제품들은 방수, 방습 등 각종 기능을 내세워 고가에 판매 중이지만 원단의 기능성이 얼마나 오래 갈지 아무도 보장하지 않는다. 착용 몇 번 만에 내피 코팅이 벗겨져 바람막이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더라도 구제를 받을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소비자 민원에 업체 측은 그저 막연히 오랜 기간 착용하면 기능이 떨어진다고 설명하지만 ‘오랜 기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묻는 질문에는 답이 없다.

특히 의류의 경우 수천, 수만 개가 넘는 원단 등 부자재를 보유하기 쉽지 않아 가전제품처럼 수선을 받기도 쉽지 않다. 많이 소비자들이 “AS 등을 고려해서 이름 있는 브랜드 제품을 구입했다”고 항변하지만 기능이 떨어지면 사용기한이 다 됐다고 받아들이고 폐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이다.

내구성 역시 자주 거론되는 문제다. 과다한 시장경쟁으로 기능보다는 패션에 치우치다보니 빚어지는 상황이다.

등산화의 경우 몇 개월 사용 만에 밑창이 드러나고 심지어 나뭇가지에 찔려 바닥에 구멍이 나는 사례까지 있지만 매번 심의결과는 이용자 과실이다. ‘품질 및 안전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이라는 것이 이유다.

트래킹화, 경등산화, 중등산화 등 기능과 용도를 꼼꼼히 짚어보지 않고 비싸고 이름 있는 제품이라는 것만 맹신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우리나라 등산객들이 입는 복장을 보면 ‘에베레스트산 등반을 해도 끄떡없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누군가는 그럴 듯한 등산복이나 등산화가 없어 이름 있는 산엔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도 한다.

내 자식 기죽지 않게 하려면 등골이 휘어져도 사줘야 하는 ‘등골 브레이커’에 허덕이는 부모들의 한숨소리도 매년 끊이지 않는다.

불현 듯 요금 인기 상종가를 달리는 TV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안건으로 상정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백진주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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