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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미끼 은행 고금리 적금 상품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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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미끼 은행 고금리 적금 상품 주의보
최대 8% 이상 고금리에도 이자수익 ‘쥐꼬리’...카드 실적까지 요구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4.10.28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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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 속에서 일부 시중은행들이 연 3% 이상 이자를 주는 ‘고금리’ 적금 상품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지만 과다한 카드 이용이나 각종 제약 조건을 내걸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8개 대형 은행이 시판중인 연리 3% 이상인 1년제 적금 상품은 16개로 적지 않은 편이지만 우대금리를 제외한 기본금리가 3% 이상인 적금은 단 1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15개는 급여이체, 공과금 납부, 주식거래 등을 요구하며 특히 금리가 가장 높은 3개 상품은 과다한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 이용실적을 채워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가 KB, 우리, 신한, 기업, 농협, 하나, 외환, SC은행 등 8개 주요 은행에서 시판중인 정기적금 금리를 조사한 결과 1년제를 기준으로 연 3% 이상 금리를 주는 상품은 16개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우대금리를 포함한 최고금리 기준으로 이뤄졌고 특수계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은 제외했다.



3% 이상 고금리 상품이 가장 많은 곳은 NH농협은행으로 5개를 판매하고 있다. 이어 KB국민은행이 4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2개, 외환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우리은행이 각각 1개였다. IBK기업은행은 3% 이상 이자를 지급하는 적금 상품이 전무했다.

그 중 KB국민은행의 ‘KB굿플랜적금’이 8.5%로 이자율이 가장 높았다. SC은행 ‘부자되는적금세트(6.5%)’, 우리은행 ‘우리함께행복나눔적금(5.7%)’, 하나은행 ‘난할수있어 적금(5.5%)‘, 농협은행 ‘하트적금(4.2%)’ 등의 순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기본금리가 3% 이상인 상품은 하나은행의 ‘난할수있어적금’이 유일했다.

나머지 상품은 2%대의 기본금리에 우대금리를 더해주는 방식이다. 금리를 더 우대받으려면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16개 상품 가운데 카드실적을 금리우대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적금은 총 6개였다.

특히 5% 이상 고금리 혜택을 주는 ‘KB굿플랜적금’, ‘부자되는적금세트’, ‘우리함께행복나눔적금’ 등 3개 상품은 수백~수천만 원이 넘는 카드실적을 요구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더나은미래’, ‘도농사랑가족적금’, 국민은행의 ‘가족사랑자유적금’ 역시 월 50만원 이상, 불입액보다 많은 카드실적(만기 시점) 등을 요구했다.

문제는 이를 충족시켜봤자 손에 쥘 수 있는 이자는 1년에 단 몇 만 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은행들이 한 달 불입액이 10만 원 내지 30만 원 정도인 소액 적금상품에 대해 높은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KB굿플랜적금’의 경우 최고금리가 8.5%나 되지만 전용 신용카드인 ‘KB굿플랜카드’를 1년에 600만~1천800만 원 사용해야 한다. 반면 월 적금 불입액은 1만 원부터 30만 원으로 소액이다. 카드실적에서 20%가 포인트 등으로 적립되는 형식이어서 한도 30만 원을 모두 채우려면 전월실적이 150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 1년 동안 저축한도 360만 원을 모두 채우려면 카드를 1천800만 원 이상 긁어야 한다. 그래서 얻을 수 있는 세후이자(일반과세)는 기본금리보다 고작 10만 원 가량 많은 14만 원이다.


SC은행 ‘부자되는적금세트’도 신용카드를 매달 30만 원 이상, 체크카드는 매달 50만 원 이상 사용해야 6.5%가 적용된다. 이 상품은 월 적립금액이 10만 원과 25만 원 두 종류뿐이다. 먼저 퍼스트가계적금에 가입한 뒤 신용카드를 연 360만 원(체크카드 600만 원)이상 결제할 경우 세후이자(일반과세)는 각각 3만5천743원, 5만4천990원으로 기본금리에 비해 2만 원가량 더 붙는다.

우리은행의 ‘우리함께행복나눔적금’도 우대금리 2.7%를 받으려면 전년도 카드 사용실적보다 연간 250만 원 이상 더 사용해야 한다. 10만 원짜리 적금은 카드를 연간 250만 원 이상 더 사용해야 하고, 20만 원짜리는 500만 원 이상 긁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기본금리 2.7%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금리가 5.7%가 되고, 이 중 1%가 자동으로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 기부된다.

소비자가 실제로 받는 이자율은 4.7%가 된다. 월 20만 원을 저축하더라도 연간 이자는 5만2천 원 정도로 기본금리 2.7%(약 3만 원)를 적용할 때보다 2만 원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1년 뒤 이자 2만 원을 받기 위해 카드를 수백만 원이나 긁어야 하는 맹점이 있다.

다른 상품들도 단 0.1%라도 금리를 더 받으려면 우대금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은행들은 적립식 상품에 추가적으로 가입하거나 급여 이체, 주식거래 실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몇% 금리를 우대받기 위해 창조경제타운 회원으로 가입하거나 장기기증 희망 등의 조건에도 부합해야 한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연2% 시대에 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려면 카드 실적과 연계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현숙 대표는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1%라도 높은 금융상품에 소비자들이 몰리는 점을 이용 은행들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소액 단기 저축상품을 이용해 카드 수수료 수입 올리기에 급급한 상황”이라며 “고금리에만 현혹되지 말고 실제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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