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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요란한 '안심전환대출'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2015년 03월 30일 월요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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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만 건, 20조. 단 4일 간의 안심전환대출 실적이다. 연간 한도는 이미 동났다. 출시 첫날 은행은 북새통을 이뤘고 3월 배정된 물량은 하루 만에 소진됐다. 애초에 20조 원을 풀기로 했다가 지난 주말에 부랴부랴 20조 원을 더 추가할 정도로 대박을 쳤다.

안심전환대출을 만들어 낸 금융위원회의 누군가는 축배의 잔을 들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서민의 가계부채 개선을 위해 출시한 안심전환대출에 정작 '서민은 없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름은 '안심'인데 상품을 취급하는 은행권에서조차 원금 상환 부담 때문에 결코 ‘안심’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10년 만기 안심전환대출 1억 원을 받는다면 매달 원금과 이자를 110만 원씩 갚아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가 평균 받는 월급이 253만 원인데 그 절반가량을 부채 상환에 써야 하는 셈이다. 원금상환 능력이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섣불리 갈아탔다가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특히 혜택이 절실한 서민층의 경우 생계자금용 신용대출에 매여 있는 사례가 많아 매달 원금을 갚아야 하는 대출상품은 부담만 지게 된다.

이로 인해 서민이 소외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을 뿐 아니라, 안심전환대출 혜택을 받은 일부의 이자를 세금으로 덜어주는 것 아니냐는 형평성 논란도 더해지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말을 믿고 일찌감치 원리금 분할 상환의 고정금리로 갈아탄 대출자들은 정책 신뢰 측면에서 박탈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안심전환대출 전환 대상인 변동금리 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3.5% 선인데 비해 안심전환대출은 연 2.6%수준으로 0.9%포인트의 차이가 난다. 이에 따른 이자 차액 가운데 절반은 은행의 취급수수료, 마진 등을 아껴 마련하고 나머지 절반은 주택금융공사가 쌓아 놓은 이익잉여금 등의 자본에서 충당한다.

고정금리로 돈을 빌려 이미 원금을 갚고 있는 채무자는 안심전환대출 신청 자격이 없기 때문에 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수가 없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 중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460조 원이고 이중 안심전환 대출의 대상이 되는 은행권 담보대출은 112조 원이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4분의 3은 애초에 배제됐다. 자격이 된다고 해도 안심전환대출이 가능한 금액은 36%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일부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인 것이다.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 관계자들은 단 번에 집 값을 9억 원 이하로 설정한 자격 기준을 가장 큰 잘못으로 꼽았다. 집 값 기준을 4~5억 원대로 낮췄어야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갔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은행권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제2금융권으로도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이번에도 근시안적인 안목으로 생색내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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