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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방송, '디지털 전환' 핑계 불법 판촉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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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방송, '디지털 전환' 핑계 불법 판촉 기승
셋톱박스 변경 않아도 HD 시청 문제 없어...위약금으로 족쇄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5.04.2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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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서울 구로구에 사는 권 모(남)씨의 어머니는 수 년째 아날로그 케이블방송을 시청중이다. 하지만 수 개월 전부터 디지털 방송전환 권유가 명의자인 권 씨에게 걸려왔고 노모가 사는 집에도 기사가 찾아올 정도였다고. 영업전화도 수 차례 걸려오고 수시로 채널을 중간에 볼 수 없게 필터링 작업을 한 뒤 며칠 뒤 복구시키는 등 정상적으로 TV 시청을 할 수 없게 방해하기까지 했다. 이미 유료방송을 시청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방송 전환 후에도 컨버터나 디지털TV로 교체하지 않아도 되지만 통신사의 영업과 방해때문에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그는 "직간접적으로 TV 시청을 방해하는 행위까지 동원하다니 지나친 것 아니냐"고 황당해했다.

#사례2 강원도 춘천시에 사는 이 모(남)씨는 수개월 전 통신사에서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됐으니 디지털 방송으로 갈아타야한다"며 디지털 셋톱박스 구입을 권유했다. TV가 안나올 수 있다는 말에 디지털 컨버터로 교체했지만 문제는 이 씨가 기존에도 케이블TV를 시청하고 있어 굳이 바꾸지 않아도 방송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통신사 측에서는 계약 담당자가 퇴사해 해결해 줄 수 없고 설치 후 3개월 이내에만 구제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굳이 셋톱박스를 바꾸지 않아도 방송을 볼 수 있었는데 담당자의 잘못된 설명때문에 추가 지출이 됐다"고 난감해했다.

아날로그 TV 상품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부 케이블TV 업체의 불법 판촉행위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아날로그 TV가 아니라면 디지털 방송(HD)을 시청하는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일선 영업사원들은 "반드시 디지털 상품에 가입해야 시청할 수 있다"며 소비자를 압박해 상품구매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12월 이후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 송신이 중단되면서 아날로그 TV로 지상파 방송만 시청하는 일부 가구는 디지털 TV 또는 디지털 셋톱박스(수신기)를 설치해야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다는 내용으로 왜곡된 것.

판촉 방식도 맹목적인 상품 판매에서부터 디지털 방송 설비 작업을 명목으로 아날로그 가입자의 TV 시청을 직·간접적으로 방해하는 등 다양해지고 있다.

◆ 노인 등 정보 취약층 대상으로 꼼수 영업 후 위약금으로 족쇄

2008년 6월부터 시행된 '지상파텔레비전방송의 디지털전환과 디지털방송의 활성화에관한 특별법'에 의해 2012년 12월 31일부로 지상파의 아날로그 방송 송출이 전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안테나로 지상파 채널을 시청하는 가정에서는 디지털 신호로 변환시켜주는 수신기를 추가 설치하거나 디지털 TV를 새로 구입해야 기존처럼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게 됐다.

다만 유료방송에 가입한 가구는 디지털로 전환되더라도 TV시청에 지장이 없다. 디지털 전환방식이 전체 채널이 아닌 지상파에 한정된 전환이었기 때문에 유료방송은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대표 김진석), 티브로드(대표 김재필), 씨앤엠(대표 장영보) 등 종합유선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가입한 소비자들이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유료방송 가입자임에도 불구하고 업체에서 디지털 상품으로의 미전환 시 방송을 볼 수 없다고 가입자를 재촉하는 사례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TV를 통해 아날로그 방송을 보고 있는 노인 가입자가 주 피해 대상이다. 아날로그 상품이 디지털에 비해 저렴하고 화질이나 음질 등을 크게 신경쓰지 않아 아날로그 상품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업체 직원의 판촉에 넘어가 디지털 상품에 가입하게 되면 상품계약을 새롭게 해야하기 때문에 계약기간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뒤늦게 해당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기존 아날로그 상품으로의 원상복구를 하기 위해서는 위약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비싼 디지털 상품을 계속 이용해야 한다.

케이블 TV업계에서는 이런 피해가 최근 많이 줄었지만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이 늦어지고 있는 점은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날로그 상품 가입자에 대해 잘못된 판촉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면서 "다만 업계 입장에서는 디지털 상품 전환이 여러모로 시급해 답답한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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