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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특수? 장난감 정가의 2~3배 가격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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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특수? 장난감 정가의 2~3배 가격 폭등
품절 후 가격 인상 등 꼼수 못 막아...부모, 어린이 모두 '골탕'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5.05.04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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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사는 윤 모(여)씨는 지난 4월20일 초등학생 아들에게 사줄 어린이날 선물을 찾아보다가 기분이 상했다. 최근 TV에서 방영해 인기를 얻은 ‘요괴워치 DX’를 가격비교사이트에 검색해보니 가격이 7만 원을 훌쩍 넘어갔기 때문이다. 제조사에서 운영하는 공식사이트 정가는 3만5천 원이었지만 품절로 구매할 수가 없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에도 선물을 주려고 알아봤지만 당시 오픈마켓 가격이 9만~10만 원에 달해 사줄 수가 없었다고. 윤 씨는 “아들이 사달라고 노래를 불러대는 통에 5개월 동안 가격을 검색했지만 가격이 정가보다 2~3배 비쌌다”며 “판매업체끼리 담합으로 보이는데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아이들 장난감을 구매하는 수요가 많아지자 유통업체들이 제조사에서 고지한 정가보다 2~3배씩 값을 올리는 등의 상술로 원성을 사고 있다.

운좋게 싸게 구입한 후에도 상품을 받기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 품절이라며 일방적으로 구매취소한 뒤 가격을 3배 올려서 판매하는 꼼수를 부리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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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판매처인 반다이몰의 요괴워치 정가는 3만5천 원이지만 실제 판매가격은 7만 원을 훌쩍 넘어선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오픈마켓에서 판매하는 주요 장난감 가격을 조사한 결과 최저가는 정가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었지만 최고가는 2~3배에 달했다.

어린이날이 가까워 올수록 가격이 낮은 제품은 일찌감치 판매돼 ‘품절’ 딱지가 붙기 때문에 소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가격에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반다이몰에서 판매하는 요괴워치 시계 스페셜 세트는 정가가 5만3천 원이지만 오픈마켓 판매가는 8만 원에서 25만 원 사이에 판매되고 있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담합’ 의혹까지 제기할 만큼 억울한 일이지만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등 오픈마켓 측은 판매자의 가격 정책인 만큼 강제로 가격을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판매자가 어떤 제품을 할인해서 여러 개를 판매하든, 2~3배 가격을 올려 판매하든 모두 판매자가 결정하는 부분이라 오픈마켓 측에서 강제할 수 없다”며 “재고가 없다는 이유로 결제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일이 많을 경우 패널티를 부과하기도 하지만 가격 제재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마찬가지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 측은 “자율경제시장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판매자의 고유 권한“이라며 ”가격을 올려 판매하는 행위 자체는 제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비싸게 구입한 아동 완구, AS도 하세월

# 제주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비싼 가격에 구입한 장난감 자동차 AS 서비스가 엉망이라고 털어놨다. 지난 2월 말 손오공 헬로카봇 수리를 맡긴 김 씨. 한 달 동안 아무런 연락이 없어 문의메일을 보내니 두 번째까지는 ‘좀 더 기다려 달라’는 답변이 왔지만 세 번째 답변은 ‘로봇 종류와 연락처 등을 다시 남겨달라’고 할 뿐이었다. 결국 두 달 동안 네 차례에 걸쳐 항의메일을 보냈지만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확인이 되지 않았다. 김 씨는 “요새 애들 장난감 가격이 정말 비싸고 작은 부품이라도 고장나면 사용할 수 없는데 AS가 정말 어렵다”며 “고객센터에 수십 차례 전화해도 연결이 되지 않는데 나 같은 엄마들은 누가 구제해주냐”고 억울해 했다.

비싸게 구입한 장난감의 AS 서비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어린이날 시즌이 되면 몰려드는 AS 문의 때문에 고객센터 연결이 안 되는가 하면 통상 2~3주가 소요된다는 AS기간이 2~3달로 길어지기 때문.

부모 입장에서는 업체 측의 안내만 믿고 '20일 정도만 지나면 아픈 곳이 다 나은 로봇이 도착할 것'이라고 자녀를 달래보지만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아 거짓말쟁이가 되곤 한다.

특히 또봇, 바이클론스 등 인기를 끌고 있는 영실업 제품은 여러 개를 합쳐 변신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부품이 하나라도 고장나면 전체를 사용할 수 없어 민원이 들끓는 상황.

바이클론 우르사, 리오, 스콜피오, 토러스, 에리즈 5개를 합치면 바이클론 인피니티가 되며 또봇 델타트론(3개), 또봇 트라이탄(3개), 또봇 쿼드란(4개) 등도 3~4개의 제품이 합쳐지는 식이다. 하지만 제품 1개 가격이 2~3만 원에 달해 모두 구입하면 15만~20만 원을 결제해야 한다.

손오공에서 판매하는 헬로카봇 시리즈도 합체가 가능하다. 엑시언트 스톰, 아반떼프론 경찰차, 벨로스터스타이SWAT, 스타렉스댄디 구급차, 싼타페에이스 레스큐를 합치면 헬로카봇 펜타스톰이 된다. 하지만 하나라도 고장날 경우 사용할 수가 없어 AS에 애를 먹게 된다.

결국 제품 고장으로 AS를 맡기지만 수리가 지연돼 어쩔 수 없이 같은 제품을 또다시 구매하고, 또 다시 고장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동 완구의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나 어린이날 등에는 수요가 많아지는 만큼 AS 신청도 크게 늘어나게 되지만 수리 가능 인원은 한정돼 있고 숙련되는데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며 “AS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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