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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진웅섭 금감원장에게 소비자보호는 2순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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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진웅섭 금감원장에게 소비자보호는 2순위인가?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5.05.06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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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내놓은 금융사 민원발생평가 결과에 대해 여기 저기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02년 처음 실시된 이후 우수 등급(1등급)부터 최하등급(5등급)까지 전체 명단을 공개해왔던 기존 방식과 달리 지난주 발표된 2014년도 평가 결과에서는 1등급 금융사만 공개됐기 때문.

1등급 이하의 평가결과는 다음달 8일부터 한 달간 금융사들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뒤에야 알 수 있다. 소비자들로서는 금융사간 등급을 비교를 한 눈에 볼 수 없게 됐고, 또 민원 건수가 많은 곳은 어딘지, 해결노력은 어디가 더 잘했는지도 알기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감독검사 방향을 자율성과 신뢰로 정하고 금융사가 스스로 문제를 개선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금융소비자에게 금융사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권익향상에 기여하겠다던 민원발생평가제도의 당초 취지와는 동떨어진 조치라는 점이다.

민원평가 하위등급은 해당 금융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라는 금감원의 새 지침은 “금융당국이 소비자보다 금융사를 먼저 보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의 장본인은 진웅섭 원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원장이 바뀌고 잘한 곳은 포상하고 못한 곳은 스스로 공시하는 등 자율과 신뢰를 바탕으로 감독·검사로의 방향이 전환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로 금감원은 올해 민원발생평가 결과를 축소발표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7쪽 분량으로 나왔던 보도자료가 올해는 7쪽으로 확 줄었다. 은행, 카드, 보험 등 업권별 등급 변동현황, 민원발생현황을 분석한 내용 등이 모두 제외됐다. 평가는 해놓고 그 결과는 가급적 공개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진 원장의 결정이 결국은 금융사들의 반발에 부담을 느낀 금감원 내부의 목소리를 그대로 수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민원발생평가에 대해 금융권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고 금감원 내에서도 ‘빨간딱지’를 붙이는 건 좀 과하지 않았냐는 목소리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의 설립목적은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업무 등의 수행을 통해 건전한 신용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관행을 확립하고 예금자 및 투자자 등 금융수요자를 보호함으로써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금융사의 자율성이 왜 금용소비자 보호보다 우선되어야 하는지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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