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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철강사 시장점유율 공시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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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철강사 시장점유율 공시 제각각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5.05.14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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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강협회가 철강사별 판매현황과 점유율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기밀로 유지하고 있다.

업체별로 시장점유율을 제각기 공시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현황을 알 수가 없어 투자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접할 수 없다.

일부 업체가 철강협회 자료 가운데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만 골라서 점유율을 발표해도 그만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만 협회 측은 통계법에 위반된다며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최근 주요 철강사 가운데 현대제철이 가장 먼저 1분기 보고서를 내면서 품목별 시장점유율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 자료만으로는 내수시장에서 포스코를 비롯한 다른 철강사들의 점유율을 알 길이 없다.

현대제철은 공시자료에서 시장점유율 자료의 출처를 철강협회라고 표시했는데 정작 협회에 문의하니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뗐다. 협회 관계자는 "업체마다 생산능력을 공개하고 있지만, 얼마나 생산했는지 또 얼마나 판매했는지 다 공개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철강사들은 협회에서 업체별 생산량과 판매량 등 자료를 취합하고 있다며 시장점유율은 협회에 알아보라는 식이다.

내막을 알아 보니 철강협회에서 각 업체별 생산량과 함께 판매량 자료를 수집하고 있지만 오래 전부터 외부에 점유율 자료가 나가지 않도록 기밀사항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법 제31조와 33조, 39조에 따라 회원사들의 내부정보를 발설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철강협회는 또 철강사별로 특수강이나 H형강, 탄소강관 등으로 특화된 영역이 있어 일괄적으로 점유율을 계산하기 어렵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개별 철강사 자료를 외부에 공개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부당공동행위(시장분할행위) 혐의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총액은 공개하고 있어 철강사 자신만 얼마나 점유율이 오르고 내렸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철강사들은 자기 입맛대로 점유율을 공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해 조강생산량만을 기준으로 점유율을 밝혔고, 현대제철은 철근과 H형강, 열연 및 후판, 냉연, 스테인리스스틸(STS) 등의 품목을 나눠 점유율을 공시했다. 동국제강은 봉강과 후판, H형강의 점유율을 공개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각사의 자존심이 걸린 민감한 숫자이기에 철강사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철강협회의 입장에서는 이를 공개하기 꺼려질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기업의 가치와 성장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가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를 비밀에 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더욱이 업체들이 모든 자료를 공유하면서 자기 편의에 맞춰 일부 내용만 멋대로 공개하는 상황에서 '기밀 유지'를 고수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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