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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가짜 백수오' 보건당국·판매자 무책임에 소비자만 '피멍'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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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가짜 백수오' 보건당국·판매자 무책임에 소비자만 '피멍'든다
  • 백진주 기자 k87622@csnews.co.kr
  • 승인 2015.05.28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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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수오 논란이 뜨겁다. 4월 22일 한국소비자원이 ‘간독성·신경쇠약·체중감소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며 이엽우피소의 문제점을 제기한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좀처럼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짜 백수오’ 부작용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관련 부처들의 대응에 소비자들의 불안감만 더 높아졌다.

국내 소비자들의 식품안전에 가장 앞장서야 할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초기 ‘이엽우피소는 중국 대만에서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인체에 무해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식약처가 이엽우피소의 독성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섭취에 문제가 없다고 반응하는 것은 위험한 입장(대한한의사협회)’, ‘중국에서의 이엽우피소에 대한 쥐 실험 결과는 신뢰도가 떨어진다(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 등의 반박 여론이 거세지자 다시금 128개 업체 207개 제품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지난 26일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처는 28개 업체 40개 제품에 이엽우피소가 섞여 있는 ‘가짜 백수오 제품’으로 확인됐다며 전량 회수조치 및 품목 제조정치 처분을 실시토록 했다. 조사한 제품과 유통기한이 다른 제품은 영업자 자율회수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량회수와 자율회수로 인해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보상이 무엇인지는 의문이다.

애초에 환불을 약속했던 유통업체들은 각사마다 실질적인 환불 기준을 달리하며 소비자들의 울분을 키우고 있다. 전체 환불을 해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미개봉 상품에 한해 환불하거나, 제조일자에 따라 환불하는 등 조건이 제각각이다.

구매처에 따라서도 환불 기준은 달라진다. 관련 제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홈쇼핑은 그마나 일부 보상이라도 논의되고 있지만, 오픈마켓 등 개인판매자에 의해 구입한 소비자들은 판매자의 처분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일부 무책임한 업체의 막무가내식 대응도 눈에 띈다.

2012년 백수오를 단독 론칭해 수년간 1천 억이 넘는 매출을 올린 홈앤쇼핑은 일명 가짜 백수오문제로 고객센터가 불통인 상황이지만 전담 상담원 배치 등의 어떤 적극적인 대응도 없는 상태다.

고객센터로 연락하면 며칠째 연결이 되지 않고 홈페이지에 문의글을 남기면 ‘고객센터로 환불 문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형식적인 답변으로 도돌이표를 찍고 있는 상황.

이렇다보니 백수오 관련 민원이 아닌, 다른 상품으로 상담을 하려고 하는 소비자들까지 고객센터 불통 피해를 고스란히 겪고 있다. 환불 등 일정 기간 안에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서 상담원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는 소비자들이 아무리 발을 굴려 봐도 소용이 없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가짜 백수오의 부작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다.

하루에도 수십건씩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접수되는 부작용 관련 민원으로 확인되는 ‘가짜 백수오’에 대한 여성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두통, 안면홍조, 소화불량, 불면증, 이명현상 등에 대한 이상 증상 호소를 시작으로 부정맥, 간수치 이상, 유산의 원인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엽우피소의 명확한 부작용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라 어디까지가 부작용에 해당되는지 알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보상 역시 전액환불이 고작이다.

뒤늦게 식약처가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의 인정부터 제조·유통·사후 관리까지 전 단계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한다고 밝혔지만 이미 각종 피해를 겪은 소비자들에겐 사후약방문일 뿐이다.

고발센터로 전화한 소비자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호소했다.

“갱년기로 힘들어하는 어머니를 위한 선물이었는데...제가 독을 드리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가슴 아픈 소비자의 울분에 뻔 한 위로조차 할 수가 없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백진주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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