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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거짓이 판치는 세상, 그래도 내년엔 믿음을 꿈꾼다

백진주 기자 k87622@csnews.co.kr 2015년 12월 23일 수요일 +더보기
한 해가 이제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올 한해 어떤 일들이 있었나 머릿속으로 정리를 해보자니 언뜻 떠오르는 굵직굵직한 이슈만 짚어 봐도 유쾌한 소식은 거의 없다.

원료 눈속임으로 논란이 됐던 백수오 사건과 최근 폭스바겐 사태 등은 잊을 수 없는 올해의 가장 핫한 뉴스였다. 올해 처음으로 정부 주도로 진행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역시 입방아가 많았던 행사였다.

관련 이슈 등은 모두 아우르는 공통점은 ‘거짓’이 아닐까 싶다.

제조 원가를 낮추기 위해 가짜 백수오라고 불리는 이엽우피소를 혼합하면서 갱년기 여성에게 좋은 최상의 건강식품인양 홈쇼핑 등 대형 유통망을 통해 판매해온 제조업체들의 도덕성에 소비자들의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폭스바겐 역시 전 세계적으로 신뢰를 잃었다.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역시 최대 70~80%라며 대대적인 할인 행사인 것처럼 판을 펼쳤지만 부실한 준비로 인한 졸속 진행된 ‘먹을 것 없는 밥상’이 되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 밖에도 보험 등 각종 금융상품과 알뜰폰 등 불완전 판매에 관한 지속적인 문제 역시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다.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되고 있는 온라인 몰들의 재고 관리 부실 및 일방적인 가격 인상 문제 역시 소비자와의 약속을 쉽게 져 버려서 생기는 폐단이다. 100원에 판매한 상품을 품절이라고 구매취소한 후 120원으로 가격을 올리는 행태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예상치 못한 실수 한번은 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항변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반복적인 실수에는 결국 의도된 고의성이 있다는 걸 소비자들이 모를 꺼라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모든 소비형태는 결국 판매자와 구매자의 약속에서 시작된다. 어떤 제품을, 어떤 서비스를 얼마에 내놓겠다고 판매자가 제시를 하면  합당한지를 판단한  소비자가 제 값을 치르고 이용하는 구조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서로 원하는 조건이 맞지 않으면 흥정을 하기도 하고 계약이 파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종결된 계약에 대해 약속대로 제품을 지급하고 서비스를 진행해야 한다는 건 세 살짜리 아이도 알 수 있는 아주 단순한 진리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문제들은 모두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생기는 문제들이다.

만약 부득이한 상황 탓에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 그로 인한 책임 역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쪽의 몫이어야 한다. 단순 변심 등으로 구매를 취소하는 소비자가 반품 배송비를 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헌데 대부분의 소비자법이나 업체 규정은 소비자에게 모든 피해를 떠넘기고 있는 구조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겠다고 일찍 결제한 소비자는 취소 시 전액에 가까운 취소 수수료를 무는 게 당연한데 거짓 원료로 만들어진 건강보조식품을 먹은 소비자도, 모든 질병이 보장된다고 가입한 보험 상품의 보험금 지급 거절을 받게 된 소비자도 그저 억울함을 푸념하는 게 전부여야 하는 지금 상황은 납득하지 쉽지 않다.

결국 일방적인 규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오늘도 수십, 수백 건씩 계속되고 있는 게다.

소비자 역시 마찬가지다. 업체 측이 분명히 명시해둔 교환 및 환불 조건을 제대로 체크하지 않고 설마 그럴 줄은 몰랐다며 억울해 하는 형태의 민원은 이제 좀 줄었으면 좋겠다. 약속 이행에 대한 책임을 업체에만 강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내년에는 또 어떤 사건 사고들이 소비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지 모르지만 적어도 그 사건이 계획된 거짓이나 속임수에서 시작되는 일은 아니기를...적어도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믿음의 힘에 다시 한 번 기대볼까 싶다. 밑져야 본전이니 말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백진주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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