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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노쇼(No-show)가 불러온 나비효과

백진주 기자 k87622@csnews.co.kr 2016년 02월 25일 목요일 +더보기
최근 뉴스 보도 등을 통해 줄곧 이슈가 되고 있는 단어는 예약 부도, 일명 ‘노쇼 (No-show)’다. 식당, 미용실 등에서 시작된 노쇼로 인한 사회적 문제 인식은 이제 병원, 철도, 도서관, 관광지 할 것 없이 끝없이 확장되고 있다.

30분 만에 동이 난 설 기차표는 무려 67%가 노쇼 및 당일 취소였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기차표를 미처 구하지 못해 장시간 고속도로 정체로 생고생을 해야 했던 사람들이나 인터넷, 모바일앱 이용에 익숙치 못해 추운 날씨에 현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탑승권을 구입해야 했던 어르신들은 분개할 수밖에 없는 뉴스다.

도서관 사서들 역시 도서를 예약만 해두고 찾아가지 않는 얌체족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이용자들의 불평을 받아내느라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가장 인기 있는 베스트셀러가 오히려 빈번한 노쇼로 인해 몇 개월째 도서관 문밖을 나가지 못하기도 했다니 속된 말로 웃픈 해프닝이다.

실제로 이런 상황을 직접 경험하기란 어렵지 않다. 지난 연말 유명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예약하려 연락해보니 이미 예약이 꽉 차 전망 좋은 좌석은 얻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정작 당일 레스토랑을 방문해보니 창측 테이블들은 듬성듬성 비어 있었다. 직원에게 이유를 묻자 “미리 결제를 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취소 수수료 등이 없다보니 당일 연락도 없이 펑크 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걸 대비해 이중으로 예약을 받아뒀다 오버부킹이 되면 신뢰가 떨어질 수 있어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고 답했다.

결국 그날 지인과 식사하는 내내 전망 좋은 테이블은 비워진 채였다. “오늘 방문이 어려울 것 같다”는 전화 한통을 하지 않은 누군가로 인해 레스토랑은 경제적 손해를 봤고, 누군가는 멋진 전망을 놓쳤고, 또 다른 이는 예약의 기회조차 갖질 못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취소 수수료나 일정 기간 이용 제한 등의 강력한 패널티를 부과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그런가하면 한편에서는 항공권이나 호텔 등 이용 시 과도한 취소 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하루에도 서너건씩 접수되는 민원이 항공권이나 호텔 취소 수수료 문제다. 출발일이 한 달도 넘게 남았는데 당일 취소임에도 수십만 원의 취소 수수료를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싼 가격에 혹해 충동적으로 구매했다 변심으로 취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지만 갑작스런 건강 문제나 부득이한 상황으로 변경을 해야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규정에 따라 부과되는 수수료율을 개인사정에 따라 달리 적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신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약속이 타인의 기회마저 박탈하는 거란 걸 인식하지 못한 일부 소비자들로 인해 많은 이용자들이 부득이한 상황조차 고려 받지 못한 채 높은 취소 수수료의 부메랑을 맞아야 한다.

한번 만들어진 패널티의 기준을 재조정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특가’ 등의 예외조항에 묶여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족쇄가 될 확률이 높다. 그제서야 억울하다, 부당하다를 주장해 봐야 이미 때는 늦은 게다.

소비자의 권익, 피해 구제 등을 주제로 수년간 글을 쓰고 있지만 자신의 권리와 자격에 대해서는 소리를 높이면서 지켜야 할 책임에 대해서는 ‘뭐 이쯤이야~’, ‘단순한 실수’ 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소비자를 보노라면 입맛이 쓰다. ‘소비자’라는 이름 어딘가에 무책임한 행동을 모두 용서받을 수 있는 면죄부가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나비의 단순한 날갯짓 같은 작은 변화가 폭풍우처럼 큰 날씨 변화를 일으킨다는 ‘나비효과’.

한 개인이 나 하나쯤 하고 넘겨버린 한 건의 예약 부도가 모이고 모여 결국은 구매가의 30%, 한 달간 이용정지 등의 규제로 돌아오고 있는 지금의 현상과 대비해 보는 건 지나친 비유일까.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백진주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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