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이 수익성 차원에서 '국제현금카드'의 재발급 수수료를 최대 5만 원까지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주로 대학생, 직장인 등 젊은 고객이 가입하는 상품인데다 시중은행 체크카드 발급 수수료가 무료 또는 1~2천 원의 소액이라는 점에서 애꿎은 소비자들에게 비용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성남에 사는 이 모(남)씨는 얼마 전 근처 씨티은행을 찾아 체크카드 재발급 신청을 하러 갔다. 기존에 쓰던 카드가 '마그네틱 방식'이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새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은행 창구에서 이 씨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은행 직원은 창구에서 재발급 신청을 하면 수수료가 5만 원이고 인터넷 신청은 2만5천 원으로 할인해준다며 안내한 것.
처음에는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재발급 수수료 5만 원'은 사실이었다. 일반적으로 신용·체크카드 재발급 수수료는 무료이거나 1~2천 원 가량이다.
은행 직원은 이 씨가 사용하던 '국제현금카드'의 재발급 수수료가 작년 말까지는 무료였지만 최근 수수료를 책정하기 시작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는 "15년 넘게 이용한 고객인데 카드 재발급 수수료로 5만 원을 받는 은행은 처음이었다"고 황당해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11월 국제현금카드 재발급 수수료를 처음 올렸다. 영업점을 방문해 재발급을 받는 경우에만 수수료 3만 원을 책정했고 사전신청 또는 인터넷 무방문 서비스는 여전히 무료였다.
하지만 올해 2월 영업점 방문 시·사전신청 시 수수료를 5만 원으로 올리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인터넷 무방문 신청을 통한 재발급은 무료였고 씨티은행 측도 시중은행 중 체크카드까지 무방문으로 신규 발급하고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한 곳은 자사 뿐이라며 옹호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 달이 흐른 지난 달 7일, 씨티은행은 수수료가 없었던 인터넷 무방문 신청서비스에 대해서도 카드 재발급 시 2만5천 원을 수수료로 받기 시작했다.
당시 은행 측은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라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강화하고 비용을 현실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불과 4개월 안에 이뤄진 수수료 인상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한 국제현금카드 신규 발급의 경우에는 제반 비용을 감안해 부득이하게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며 "다만 인터넷을 통한 발급 시 수수료는 영업점에서 발급할 때보다 50% 인하된다"라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단기간 2~3차례에 걸쳐 재발급 수수료를 인상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들을 수 없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