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캠페인은 소비자 민원이 집중되는 식품/유통, 통신, 자동차, 전자 등 주요 소비 제품을 대상으로 ① 소비자가 뿔났다 ② 기업도 괴로워 ③ 당국은 팔짱만 끼고 있나 ④ 앞서가는 기업들, 4개의 주제로 나눠 진행된다. [편집자 주]
‘문제 식품’으로 인해 소비자 불만 중 하나는 ‘이물 또는 변질의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고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이물인지, 어떤 이유에서 제품이 변질됐는지 원인을 알아보지 않은 채 '제조과정에서 이물질이 나오기 어렵다'는 획일적인 반박만 반복되기 때문이다.
제조업체는 제조 과정에서 이물질이 나올 수 없는 구조니 아마도 유통 과정에서 관리 소홀로 인해 제품이 변질된 것이 아니겠냐며 책임을 피해간다. 제품 회수조차 하지 않고 이동 중에 햇빛에 노출됐다거나 보관을 잘못한 유통사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특히 혐오스러운 벌레가 나올 경우 유통 과정이나 보관 시 생긴 문제라고 손을 놓는다. 유통 과정에서 유충이나 나방이 봉지를 찢고 들어가 알을 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
지난해 1월 크라운제과 미니쉘에서 화랑곡나방 애벌레가 나왔고, 과거 오리온 초코다이제뿐 아니라 수입산 초콜릿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
초콜릿 이외에도 지난해 9월 팔도 왕뚜껑 컵라면에서도 화랑곡나방으로 추정되는 벌레가 나왔으며 농심 새우깡, 육개장 사발면 등 초콜릿, 과자, 라면 등에 벌레가 발견된 바 있다.
'유통 중 변질'이라고 밝혀지는 문제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단단한 포장으로 알려진 캔제품에서부터 즉석밥 등 비닐포장, 우유의 종이팩까지 포장 종류를 가리지 않고 부패 변질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제조상의 문제가 아닌 유통 중 변질이라는 점을 인정한다해도 또 하나의 의문이 남는다. 정상적인 제품을 제공하지 못한 책임은 대체 어디로 물어야 한다는 걸까.
유통업체는 제품 1:1 교환이나 환불이라는 규정만을 이야기 할 뿐이다.
게다가 확인이 필요하다며 제품을 회수한 뒤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 몇 달 동안 감감무소식인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런 사례가 반복되다보니 발견된 벌레나 변질된 상품 등 증거물을 소비자들이 제조사나 유통사쪽으로 접수하는 것조차 거부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두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핑퐁 중에 문제 식품을 먹고 탈이나 병원 치료를 받는 등 생고생은 또 소비자 몫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