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2 올해 출산 예정인 서울 서초구에 사는 신 모(여)씨는 작년 9월 LG드럼세탁기를 새로 구입했지만 빨래에 먼지가 너무 많이 묻어나 쓸 때마다 세탁기를 청소하며 이용중이라고 황망해 했다. 기존 드럼 세탁기와 같은 용량에 사용방식도 동일한데  많은 먼지가 묻어나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어 제조사 측에 문의했지만 "원래 세탁기가 그 정도의 먼지는 묻어난다"며 " 결함이 아니기 때문에 교환도 환불도 어렵다"고 안내했다. 신 씨는 "빨래를 하기 위해서 세탁기를 청소하는 과정이 더 힘들다"고 기막혀 했다.  

# 사례3 인천 남동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세탁 후 이불빨래에 검은 김가루 비슷한 물질이 묻어나와 1시간을 넘게 털고 테이프로 떼어냈다. 세탁기에 휴지를 넣고 돌렸나 싶어 다시 이불코스로 돌려놓고 세탁했지만 검은 이물은 계속 나왔다. 3일동안 통세척을 계속 해봤지만 같은 증상이 반복됐다.  결국 제조사인 동부대우전자로 AS를 요청했지만 "먼지망을 교체하고, 세탁조를 청소하거나 통을 교체하라"는 조치가 전부였다. 김 씨는 "세탁조 청소비용이 5만7천 원, 통 교체 비용이 7만7천원이다. 고작 3년 가량 썼는데 품질 문제 아니냐"고 지적했다.

빨래감에 먼지가 묻어나오는 소위 '먼지세탁기'를 두고 소비자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동부대우전자 등 국내 대부분의 제품에서 먼지세탁기로 인한 피해제보가 접수되고 있다.

제조사들은 세탁기를 사용하면서 생겨나는 현상으로 불량이 아니라며 교환, 환불에도 매우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세탁후 의류에 먼지가 남는 원인을 정확히 설명해주지도 않은 채 '통세척을 자주 하라', '헹굼 횟수를 늘려라', '세제를 바꿔보라'는 등 사용방법에 대한 안내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사례들이 대부분이다. 전문기사가 직접 방문해 통세척을 하는 등 AS마저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세탁물에 먼지가 붙는 현상에 대해 제조사 측은 사용기간이 경과하면서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는 증상이라고 말한다.

한 가전업체 관계자는 "사용기간이 상당기간 경과하면 세탁기 내부에 먼지와 각종 노폐물들이 끼어 통세척을 해도 먼지가 묻어나는 증상이 나올 수 있다"며 "이 경우 세탁기를 분해한 후 각종 먼지와 이물질들을 하나하나 닦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전업체 관계자는 "먼지가 많은 빨래를 한꺼번에 많이 빨거나 먼지 거름망이 있는데 거름망의 먼지 제거를 소홀히 했을 경우 세탁물에 먼지가 묻는 증상이 나올 수 있다"며 "주기적으로 거름망의 먼지제거를 해줘야 하며, 먼지가 많은 빨래의 경우 나눠서 빨아줘야 한다"고 전했다.

사용기간 뿐 아니라 사용횟수나 방법 등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모두 소비자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만약 구매한지 1년 미만인데도 먼지가 다른 세탁기보다 많이 발생하는 경우라면 교환, 환불이 가능하기는 하다. 다만 조건이 까다롭다. 제조사들은 구매한지 1년 이내에 AS를 3회 이상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교환, 환불을 받으려면 초기 발견 시 AS를 요청하고 환불이나 교체를 강력히 요청해야 한다.

무상수리 보증기간을 넘긴 세탁기의 경우 계속해서 먼지가 발생하면 유상수리 비용 때문에 더 큰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다. 이 경우 감가상각을 계산해서 일부 금액을 환불받고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지난해 방송을 통해 일명 '먼지 세탁기'로 문제가 됐던 세탁기(T2632SOZ)에 대해 LG전자는 구매한지 1년이 되지 않은 제품들에 한해 전액환불을 진행하다가 작년부터 무료로 통 교체를 진행해주고 있다.

'블랙라벨 블러스'라는 세탁조로 교체해주면서 먼지발생 증상은 잡아줬지만 크기가 커지면서 물높이가 많이 잡혀 빨래 시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