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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 인터넷, '최저속도보장제' 있으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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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 인터넷, '최저속도보장제' 있으나 마나
최대 속도 광고하고 보장은 최저속도 뿐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6.07.13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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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랜이라더니 실제 속도 1/5에도 못미쳐 서울시 강북구에 사는 한 모(남)씨는 KT 인터넷 사용 중 이사로 이전한 후부터 속도가 느려졌다고 하소연했다. 직접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제공하는 인터넷속도측정 프로그램을 사용해 측정하자 다운로드 속도 14Mbps라는 황당한 결과가 나왔다. 한 씨는 "서너 차례 AS를 받았지만 최저속도인 50Mbps에 미치지 못했다"며 "최대 100Mbps 광랜 상품인데도 평균 속도는 20Mbps에 불과하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어이없어 했다.

# 광랜 상품 판매하고 지역 탓? 서울시 동대문구에 사는 한 모(남)씨는 SK브로드밴드 광랜 인터넷을 1년 정도 사용했는데 매일 오후 6시부터 속도가 심각할 정도로 느려졌다. 방문기사는 지역 자체가 광랜이 아닌 동축케이블을 쓰고 포트 구성도 몇 개 안 돼 있어 속도가 저하된다면서도 방법이 없다며 손을 놔 버렸다. 한 씨는 “처음 계약 당시나 설치할 때 이런 내용을 미리 안내했다면 신중하게 선택했을 것”이라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 업로드 늦어도 다운로드 문제 없으면 OK? 서울시 양천구에 사는 윤 모(여)씨는 LG유플러스 결합상품을 계약하며 인터넷은 광랜 100Mbps 상품을 선택했다. 빠른 속도를 기대했으나 메일 하나 보내는데도 5분 정도 소요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업체 측은 속도 측정 후 업로드 속도가 3~4Mbps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다운로드는 70Mbps 정상 범주라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윤 씨는 "최저보장속도 기준에서 업로드를 제외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K브로드밴드와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의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광고에는 빠른 속도를 강조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갈등이 빚어지는 모양새다.

소비자들은 이런 경우 개선해 줄 생각은 않고 더 빠른 인터넷상품에 가입하면 나아질 것이란 통신사 측 안내에 더 큰 불만을 토로한다. 계약한 상품의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데 소비자에게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 품질을 업그레이드 하라는 격으로 책임 전가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속도가 느릴 경우 증속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하지만 AS받을 때 뿐이라는 게 소비자들의 주장이다.

통신 3사는 '최저속도보장제도'를 운영하며 일정한 속도에 미치지 못할 경우 위약금 없이 해지를 해주고 있다.

이용약관상 회사에서 제공하는 속도측정 프로그램으로 30분 동안 5 회 이상 전송속도를 측정해 측정횟수의 60% 이상이 최저속도에 미달할 경우 해당일 이용요금을 감면해준다. 월 5일 이상 감면 받는 경우 할인반환금 없이 해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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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자사 속도 측정 프로그램.

◆ 최저속도보장제도 ‘빛좋은 개살구’...부분 해지로 할인혜택도 몰수

이러한 보상 기준 마련에도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는 나아지지 않는다.

최저속도보장기준이 너무 낮다는 게 이유다. 광고할 때는 최대 속도만 강조하면서 정작 품질불량을 논할 땐 최저속도를 기준으로 한다는 것. 더욱이 업로드를 이용하는 비중이 낮다는 이유로 다운로드 속도만 기준으로 하다 보니 업로드 속도가 낮은 소비자들은 구제 받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또 결합상품으로 묶여 있는 경우 인터넷은 위약금 없이 해지가 가능하더라도 그간 받아온 할인혜택은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역시 문제다.

결합상품 자체가 여러 상품을 한데 이용하면서 할인을 받는 구조라 늦은 속도를 이유로 인터넷 회선만 해지할 경우 결합으로 인한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인터넷전화 및 IPTV 전체를 해지할 경우 인터넷을 제외한 나머지 서비스에 대해서는 위약금 문제가 자유롭지 않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인터넷이 최저보장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등 업체 과실로 해지할 경우 계속 이용하는 나머지 상품에 대해서는 결합상품으로 인한 할인을 이어받을 수 있고 해지해도 위약금을 청구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부분 회선 해지로 인해 더는 할인을 받을 수 없다"는 전혀 다른 답이 돌아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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