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시승기] 전기차 '닛산 리프' 주행감 뛰어나지만 충전 인프라가 '급소'
상태바
[시승기] 전기차 '닛산 리프' 주행감 뛰어나지만 충전 인프라가 '급소'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6.07.21 0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불거진 폭스바겐 디젤스캔들과 최근 미세먼지 문제로 경유차가 공공의 적으로 지목되면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라고 하면 미국의 테슬라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100% 전기차는 닛산의 ‘리프’다. 리프는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이자 누적 판매량이 22만여대를 넘는다.

편집1.jpg
‘나뭇잎’(leaf)이란 의미의 리프는 2010년 12월 일본과 미국에서 처음 선보였으며 국내에는 2014년 12월 제주에서 처음 출시됐다.

리프는 조용하고 가벼운 전기차의 장점을 충실히 수행한 차량이다. 높은 연비효율을 갖추고 배출가스 없이 깨끗해 출퇴근용으로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짧은 주행거리와 부족한 충전소 인프라로 인해 국내에서 장거리 주행을 하기에는 다소 부적합해 보인다.

◆ 눈길 사로잡는 귀여운 외모…공간활용‧주행성능 등 내실 갖춰

리프는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을 만큼 귀여운 첫 인상을 가지고 있다. LED 헤드램프가 앞으로 툭 튀어 나왔는데 이 때문에 개구리를 연상하게 된다.

귀여운 외모지만 준중형 세단의 몸집을 갖춰 성인 5인이 탑승할 수 있는 실용성도 겸비했다. 리프의 전장, 전폭, 전고는 각각 4천445㎜, 1천770㎜, 1천550㎜다. 트렁크도 넉넉해 많은 짐을 싣기에도 충분하다. 2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공간은 더욱 넓어진다.

편집2.jpg
부드럽고 정숙한 주행감도 돋보인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위이잉~’하고 나는 모터엔진 소리가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엔진소리는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다. 닛산에 따르면 리프는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와 비슷한 수준인 약 21데시벨의 소음을 발생시킨다고  한다.

예상과 달리 리프의 초반 가속력은 뛰어났다. 최고출력 80kW, 최대토크 25.9kg·m의 성능으로 V6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비슷한 수준의 순간 가속력을 보인다는 게 닛산의 설명이다. 리프의 초반 가속이 좋은 이유는 출력과 토크가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리프는 초기 가속 순간부터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초반 가속력은 좋은 편이지만 시속 100㎞를 넘어가면 속도가 더디게 올라간다. 더욱 신경쓰이는 것은 배터리 충전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점이다. 고속에서 연료 효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느낌이다. 언덕길에서도 힘이 부치는 인상을 받는다.

new_IMG_7340.jpg
운전의 재미는  제법 좋은편이다. 핸들링이 가볍고 서스펜션도 단단해 코너링 구간에서도 안정적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에 비해 주행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기대를 뛰어넘는 주행감이다.

다만 노면의 상태가 몸으로 바로 전달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 부드럽고 푹신한 주행감을 선호하는 운전자들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 “너무 조용해서 불안해”…그래서 준비한 ‘보행자 접근 사운드’

리프의 장점은 단연 높은 연비효율과 배출가스가 없이 깨끗하며 정숙하고 안정적인 승차감이다. 특히 좁은 골목길을 지날 때는 차량이 너무 조용해 불안할 지경이다. 소리를 듣지 못한 보행자가 차량 앞으로 뛰쳐나올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닛산도 이 같은 문제점을 예측했던 모양이다. 닛산은 리프에 ‘보행자를 위한 차량 접근 사운드(Approaching Vehicle Sound for Pedestrians)’ 시스템을 장착했다.

이는 리프가 움직일 때 주변 보행자들이 차량이 주변에 있음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차량 전방 스피커에서 소리를 내보내는 기능이다. 차량 속도가 30km/h 이하일 때 작동하며 필요에 따라 켜고 끌 수 있다.

◆ 아, 주행거리! 아, 충전소!…장거리 주행에 ‘불안 불안’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은 역시 짧은 주행거리와 부족한 충전소 수다. 닛산측은 리프가 1회 충전으로 132km를 달릴 수 있고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5.2km/kWh(도심 5.7/고속도로 4.7)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50km만 운행해도 계기반의 배터리 충전 눈금이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 쳐 기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더군다나 충전소의 위치를 미리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배터리 잔량이 20% 아래로 떨어지자 비지땀이 나기 시작했다.
편집4.jpg
이 같은 돌발 상황을 피하려면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 사이트에서  미리 충전소의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서울에만 40여곳 등 수도권에는 꽤 많은 전기차 충전소가 있다. 하지만 수도권 외곽으로 갈수록 충전소를 찾기 어렵고 지방은 더욱 열악하다.

내연기관에 비해 충전 시간도 길다. 배터리의 80%를 충전하려면 
급속 충전 시 30분이 걸린다. 일반 가정 6.6kW에서 차량을 완전히 충전하려면 4~5시간 정도가 걸린다.

충전소에 도착했는데 앞에 다른 차량이 충전 중이면 꼼짝없이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이른 아침 차량을 운행해야 한다면 전날 밤늦게 미리 충전소를 들려야하는 번거로움도 감수해야 한다. 더욱이 일부 공영주차장에선 충전시 별도의 주차요금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new_편집3.jpg
가볍고 조용한 전기차 리프는 가까운 마트에 장을 보러 가거나 출퇴근용으로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직까지 내연기관에 비해 짧은 주행거리와 부족한 충전소 인프라 때문에 장거리 여행이나 주말 나들이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이다.

리프의 가격은 S모델 4천590만 원, SL모델 5천180만 원이다. 정부 보조금은 서울에서 1천650만 원, 제주에서는 1천900만 원이 지원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