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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성과연봉제와 '상생의 길'

김정래 기자 kjl@csnews.co.kr 2016년 07월 26일 화요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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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싸고 지독한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성과연봉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노조는 파업 투쟁으로 맞서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핀테크 데모데이에 참석한 뒤 “금융에서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나오지 않는 건 규제와 함께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금융업은 생산성 면에서 제조업과 같지만 평균 연봉은 1.6배나 많다”고 꼬집었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규제를 줄이고 금융회사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선진금융으로 가는 첩경이라고 강조한 임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은행업계 노조 위원장을 직접 만날 수도 있다고 적극성을 보였다.
 
그러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는 지난 19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95.7%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하고 9월 23일 1차 총파업을 예고하며 강경 대응에 나선 상태다. 금융노조는 "금융노조 소속 금융 공공기관 별로 성과연봉제 도입 의사회 의결에 대한 무효 확인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의지를 밝혔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지만, 현재 시중은행의 경영환경을 살펴보면 이렇게 시간을 허비해도 좋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금융산업은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저금리기조 장기화라는 악조건 속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모바일 시대’의 도래로 인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등록고객수는 1억1천685만 명으로 전년대비 13.2%나 증가했다. 일평균 이용건수는 7천802만건으로 전년대비 17.4% 증가했고, 이용금액도 전년대비 9.3% 증가한 40조2천869억 원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스마트폰뱅킹 등록고객수는 7천656만 명으로 27.4% 급증했다. 일평균 이용건수는 36.3%증가한 4천222만건, 금액은 36.1% 증가한 2조 4천458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KB국민, 우리, 신한, KEB하나, IBK기업, 한국씨티 등 6개 시중은행의 국내 지점(출장소 제외)은 5월말 기준으로 5천 781개로 지난해말에 비해 66개가 감소했다. 

고객들이 인터넷뱅킹을 많이 이용하게 되면서 영업점의 존립근거가 취약해지고 현장에 필요한 인력수요도 불가피하게 줄어들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 않아도 만성적인 인사적체에 시달리고 있는 은행권이 갈수록 구조조정 압박을 받게 되리라는 이야기다. 

과거 IMF사태 때 경험했듯이 궁지에 몰려 추진되는 인적 구조조정은 개인과 가정에 돌이킬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

성과연봉제는 그 같은 사태를 피하기 위해 조직의 구성원들이 짐을 나눠지자는 취지에서 나온 방안이다. 인력수요는 줄고, 수익성은 악화되는데 버티기만으로 문제가 풀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 중심의 성과연봉제 추진은 시각을 달리하면 지금이 상생의 골든타임으로 모두가 살아남기 위한 타협점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며 "시중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실적과 성과중심의 제도를 안착시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경우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행원들 가운데 상당수도 성과연봉제 도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이 우려하는 것은 은행업의 특성을 무시한 일방적 평가와 이를 근거로 한 저성과 직원의 퇴출, 실적 위주 업무로의 인력 쏠림에 따른 조직력 와해 등이다.

현재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금융당국과 금융노조는 이 같은 점을 깊이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은행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고, 금융노조는 ‘밥그릇 지키기’에서 벗어나 ‘상생’을 위한 결단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금융노조가 예정대로 파업에 들어가 ‘금융마비’사태가 벌어진다면 가뜩이나 힘겨운 한국경제에 득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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